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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논객 ‘미네르바’‥MB정부 눈엣가시?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 '미네르바'‥어쨌기에 정치권 논란 분분?

설원민 기자 | 기사입력 2008/11/18 [19:23]

막내린 '미네르바 신드롬' 해프닝 결코 아니다!
 
▲사이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던 미네르바는 정보당국 조사결과 '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로 밝혀졌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사이버 논객이 있다.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다. 다음 아고라 스타논객이었던 미네르바는 미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와 산업은행이 인수하려던 리먼브러더스의 부실화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부터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의 정확한 분석과 예측에 누리꾼들은 열광했고 그를 경제대통령으로 신봉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문제는 그가 "한국 경제는 '소비의 핵겨울'에 돌입했고, 이제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2010년 전까지 주식은 처다 보지도 말아라"는 등 한국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어 정부 정책의 신뢰도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강 장관이 미네르바를 찾아 나섰고, 살해 위협을 받았다며 절필을 선언하며 잠적한 미네르바와 정부의 숨박꼭질이 시작됐다.

 
imf경제위기 이전인 지난 1997년 "주가가 300 밑으로 폭락할 것'이라고 예측한 애널리스트가 있었다. 쌍용증권 이사로 근무하던 '스티브 마빈'이었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라는 문구와 온갖 자극적인 표현으로 한국경제의 몰락을 예고했던 그였지만, 당시 정부가 그에게 '해꼬지'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증권가 루머나 인터넷 괴담 등에 대해 "그 내용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한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침에서 "특정기업의 자금난이나 부도설 등 경제 관련 악성 루머를 유포해 경제위기를 조장하는 행위를 추적, 엄벌하라"고 지시했다. 누리꾼들은 공안정국으로 회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미네르바는 누구?

재밌는 점은 이 같은 일련의 사태가 인터넷 스타논객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경제위기에 봉착한 당국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한국경제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한 누리꾼을 제어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까지 나서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미네르바'. 다음 아고라의 스타논객으로 출발해 현재는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문제의 누리꾼이다.
 
그는 지난 3월 미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정확하게 예측했고, 환율이 미동도 하지 않던 지난 8월에 한국경제의 대풍랑과 산업은행이 인수하려던 리먼브러더스의 부실화를 날카롭게 지적해 이른바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그를 추종하는 누리꾼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고, 환율폭등이나 주가폭락을 예측하면 조회수가 5만건을 넘고 1천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당연히 아고라 토론 게시물 1?2위는 미네르바의 글이 차지하고 있고, 그가 쓴 200건에 달하는 글은 평균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미네르바'를 더 믿는 형국이다. 

문제는 미네르바가 일관되게 우리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신뢰가 중요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다. 그는 아고라에 올린 200여 개의 글을 통해 "한국 경제는 '소비의 핵겨울'에 돌입했고, 이제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2010년 전까지 주식은 처다 보지도 말아라"고 주장했다. 그 또한 스티브 마빈처럼 '한국판 지옥의 묵시록' 등의 자극적인 제목과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경제의 위기를 알렸고, 정확하게 일치하면 할수록 영향력이 커져 정부의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경제대통령 '미네르바'…강만수, "나 떨고 있니?"
정부, ip추적 전방위 압력…절필 선언 후 잠적
'미네르바 신드롬'…경제학 공부하는 천민·평민


인터넷도 공안정국

누리꾼들은 이미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보다 오히려 미네르바를 더 믿고 신봉하는 눈치다. 이로 인해 급기야 강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미네르바를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강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포털사이트에서 이름을 날리며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네르바’에게 정부 방침을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공하는 등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절한 비판은 수용하겠지만 잘못된 통계 인용이나 근거없는 비판에는 정부 입장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끝장 토론이라도 하고 싶은데 정부가 인터넷의 자유로운 토론을 방해한다고 비판할까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며 "미네르바에게 연락할 수 있는 채널도 없어 정부로서는 반박을 하는 데 고충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초 입장과는 달리 정부는 그의 신원 파악에 나섰고 최근 ip추적 등을 통해 그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수장을 교체해야한다는 정치권의 압력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청와대나 강 장관에게 미네르바는 '눈엣 가시'나 다름없었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미네르바는 "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로 파악됐다. 전언에 따르면 당초 정부가 미네르바를 친노진영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조사했으나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미네르바의 정보력이 일반인들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 고급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참여정부 인사로 추측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미네르바라는 루머가 인터넷에 나돌기도 했다.

현재 미네르바는 살해위협을 느꼈다며 절필을 선언한 잠적하다 재개할 움직임을 보였으나 정부당국의 내사가 진행되면서 최근 인터넷상에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정부도 '미네르바'를 법적으로 문제삼을 경우 네티즌들의 반발이 커질 것을 의식, 향후 그가 활동을 자제할 경우 더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는 천민의 눈으로 경제를 보는 현실주의자"라며 "망상에서 깨어나 내가 천민인지, 평민인지, 귀족인지, 각자 자기 계급을 빨리 깨닫고 현실적으로 살자"말한 미네르바. 그는 누리꾼들에게 "공부하라"고 충고하며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와 <금융시장의 기술적 분석> 등의 책을 추천했다. 그가 권한 책들은 이미 각 서점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미네르바 신드롬'이 단순 해프닝은 아닌 듯싶다.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천민·평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사실만은 고무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취재 / 설원민 기자  sinclair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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