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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이슈]이건희 와인에서 MK와인까지‥

재벌총수들, '와인 비즈니스' 뒷얘기 탐방

김영수 기자 | 기사입력 2008/12/01 [18:31]
 
재계ceo, 그들만의 와인
 
재계 회장님들 '와인사랑' 끔찍
 
만화 ‘신의 물방울’이 세상에 나오면서 우리에게 인지도를 갖게 된 와인은 재계 ceo들에게는 가깝고도 먼 ‘당신’이다. 최근 비즈니스의 필수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는 와인이지만 우리의 정서상 쉽게 접하고 터득하기에는 힘든 것이 사실. 그래서 ‘ceo가 되려면 와인을 알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비즈니스 회의석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술이 와인이기도 하거니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가는데 적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이 와인의 중요성이 부각 되는 가운데 재계 수장들의 와인사랑은 각별하다. 그들만의 ‘와인사랑’에 대해 알아보자.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 공전의 히트… 드라마, 영화로 와인 저변 확대에 기여
글로벌 경영 자리엔 ‘비즈니스 와인’, 재계 ceo들에게 필수요소로 자리매김


와인이 그 특유의 거리감을 없애며 당당히 우리 앞에 선 계기는 누가 머래도 ‘신의 물방울’ 때문일 것이다. ‘20억 엔이 넘는 와인 컬렉션을 둘러싼 두 형제의 대결’을 소재로 일본에서  220만부를 판매하며 히트를 친 이 만화는 한국으로 건너와 그 인기를 더하며 대중들에게 와인을 알렸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배용준을 주연으로 영화화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와인의 대중화 시대가 도래했다. 와인을 사치품으로 여기던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오래다. 특별한 사람이나 마시는 술이라는 편견도 빠르게 사라지는 추세다 반면 와인의 ‘오묘한’ 매력을 만끽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와인동호회가 활기를 띄고 있고 와인강좌가 호기심 어린 수강생들로 가득 차는 것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반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면 와인전문점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한국의 경제를 이끄는 재계 거물들은 일찌감치 와인사랑을 보였다. 재계ceo들의 와인사랑은 와인 그 자체의 맛에도 있지만 비즈니스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각광받기도 한다. “와인은 이제 비즈니스의 기본”이라는 말은 당연시 여겨지고 있다.
 
와인의 대중화와 ceo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ceo 4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응답자의 11.6%가 ‘와인지식은 비즈니스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지식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가끔 중요할 때가 있다’고 답한 ceo도 각각 51.7%, 32.2%인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에 응한 ceo 중 무려 95%가 비즈니스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게 평가 한 셈이다.

▲2005년 발간된 일본만화책 ‘신의 물방울’이 히트를 치면서 국내 와인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새로운 와인 이야기를 제작할 예정이다. 사진은 일본 만화책 ‘신의 물방울’.    ©강태용 기자
이런 결과는 ‘글로벌 시대’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 비즈니스맨들과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와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실제 국제 비즈니스 석상에서 가장 많이 오르는 술은 와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러운 와인 이야기는 회의석상을 화기애애하게 만들 뿐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도 확보 할 수 있다. 이것은 외국 비즈니스맨들이 우리의 음식이나 풍습을 잘 이해하면 상대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와인 지식이 해박하다면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와인 지식을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역사·정치·종교·지리·예술·과학 등 어디 한군데 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영역이 넓어 와인의 심오한 뜻을 이해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것’이라는 헤밍웨이의 말처럼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다. 와인 대중화는 이뤘지만 그 깊은 속을 알기에는 여전히 큰 벽이 서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이 험난한(?)와인의 여정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바로 재계의 수장들이다. 재계의 수장답게 그들이 마시는 와인은 새로운 의미를 더하며 ‘클래스’를 나누는 경계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이 와인에 회장이라는 직함을 넣으며 일반인들에게 각광을 받게 한 이는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이다. 지난 2007년 1월25일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은 호텔신라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자리를 주재하며 14명의 그룹 총수들을 모았다. 이날 만찬 자리에서 이 전 회장은 프랑스 보르도산 특급 와인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 1982년산(産)을 접대했다.
 
인기폭발 ‘이건희 와인’
 
한 병에 250만~300만원 대인 가격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거니와 국내에서 구하기도 힘든 와인이었기 때문에 ‘샤토 라투르’는 일약 ‘이건희 와인’으로 불리며 세간에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이 와인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을 위한 만찬에서 1993년산을 내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4년 국내 와인 경매에서 1961년산이 560만원에 팔린 적도 있을 만큼 ‘보르도 와인의 왕자’로 칭해진다. 

그러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와인’으로 분류되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는 후문이다. 더군다나 예약자가 줄을 서 ‘샤토 라투르’ 구경하기도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2007년부터 이건희 회장의 ‘와인 사랑’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재계 총수들에게 특급 와인 ‘샤토 라투르’ 접대해, ‘이건희 와인’ 신조어 창출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mk 와인’, sk 최태원 회장 ‘마주앙’ 세간의 관심


▲ 지난 2007년 1월 전경련 만찬 자리에서 삼성그룹 이건희 전 회장은 ‘사토 라투르’를 내놓으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와인은 ‘이건희 와인’으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04년 9월1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도 ‘라피트 로췰드’라는 와인을 제공했다. 이 전 회장은 2003년 말 사장단 회의에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와인을 마시는 매너가 중요하다”고 말해 삼성그룹 내에 ‘와인 배우기’ 열풍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이 임직원 참고용으로 30쪽 분량의 ‘와인 다이제스트’를 만들었다.

와인 사랑이 남다른 ‘회장님’은 이 전 회장만이 아니다. 재계 서열 2위의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도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전경련 행사에  오랜만에 참석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년 7개월 만의 ‘전경련 나들이’기도 했지만 만찬을 주도한 호스트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도 그랬다.
 
‘mk 와인’도 등장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은 정몽구 회장은 이날 오찬에 칠레산 ‘까르멘’와인을 내놓았다. 일선 주류점에선 3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는 알콜도수는 13 정도의 와인이다. 고가가 아닌 만큼 화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정 회장의 소탈함을 볼 수 있는 와인이라는 평이었다.

이후 올 3월 ‘mk 와인’이 등장했다. 정 회장은 올 3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의 호스트를 맡으면서 만찬 와인으로 프랑스산 ‘코스테스 투르넬(레드)’과 ‘샤브리 1등급(화이트)’을 준비했다. 각각 30만원, 10만원 선의 와인으로 프랑스 메독 지역에서 생산되는 ‘코스테스 투르넬’은 2등급으로 분류되지만 1등급으로 분류되는 프랑스 5대 와인(샤토 라뚜르, 샤토 마고, 샤토 오브리옹,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무통 로쉴드)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와인 2병은 ‘mk 와인’으로 분류되며 ‘이건희 와인’과 함께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정 회장이 특별히 즐겨 마시는 와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탈한 이미지라던지 자리의 격식을 따져 와인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재계 1,2위의 두 거물이 선택한 와인이 비교적 일반 대중이 접하기 힘든 고가였다면 sk 최태원 회장은 대중적인 와인을 만찬자리에 내놓으면 호평을 얻었다.

지난달 12일 최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회의의 호스트를 자청하며 재계 총수들에게 와인을 접대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전경련 회장단 회의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와인의 종류를 들여다보면 확연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최 회장의 와인 선택은 2005년산 ‘마주앙 마고(레드)’와 2004년산 ‘마주앙 스페셜(화이트)’이었다. 이들 와인의 시중 가격은 각각 3만원, 1만원 선 수준.
 
최태원 회장의 마주앙? 

▲회의석상이나 만찬자리에서 재계의 ceo들은 그들만의 와인을 내 놓으며 ‘와인사랑’을 보여 왔다.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어려운 경기를 감안, 저렴한 마주앙 와인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회의장 장소가 서울 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라는 점을 볼 때도 좀처럼 쉽게 이해하기 힘든 최 회장만의 와인이었다. 그러나 최 회장의 건배사를 보면 곧 납득할 만한 와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최 회장은 건배사에서 “우리가 imf 구제 금융위기도 이겨냈는데 이 정도 위기는 넘을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 노사가 화합하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최근 경기를 반영해 내수 진작의 의미를 담아 국내산의 저렴한 와인으로 재계총수들을 접대한 것이다. 이 같은 와인 선택은 평소 최 회장의 와인 선호와 맥을 같이 한다.

최 회장은 특별히 어떤 와인을 선호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사나 모임의 성격에 맞게 와인을 추천받거나 선택해 즐긴다. 다만 와인을 화합의 도구로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소규모 모임은 물론이고 신입사원, 신임임원, 세미나 등 행사 이후 만찬을 하면서 와인을 곁들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또한 와인에 푹 빠졌다. 아니 빠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박 회장은 폭탄주와 같은 술을 자제해야 할 시기가 되자 자연히 와인의 세계로 발걸음을 옮긴 경우다. 잦은 만찬회장 참석도 ‘와인사랑’에 일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즐겨 마시는 미국산 실버오크와 칠레산 몬테스알바엠, 알마비바가 그것이다.

실버오크는 소규모 농원에서 한정된 양만 생산되는 '부띠끄 와인'이다. 30개월가량 미국산 참나무통에서 숙성시켜 감미로운 향과 맛이 일품이다.
 
몬테스알파엠은 지난해 부산 apec 정상회담 만찬 공식 와인으로 지정돼 유명해진 와인으로 진한 루비색에 붉은 과일향과 스파이시함이 잘 조화를 이룬 특급 와인 중 하나다.
 
알마비바 역시 칠레의 명품 와인이다. 알마비바란 모짜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주인공 이름. 검붉은 색이 특징적이며 블랙베리, 체리 등 풍부한 과일향이 진하게 배어있다.

이 외에도 많은 재계 ceo들은 와인을 즐겨 마신다. 그러나 단순한 술로써가 아닌 교류와 비즈니스의 ‘채널’로 여기며 와인을 즐긴다. 그래서 와인과 그 문화에 대한 강의를 받기도 한다.

와인의 대중화가 이뤄진 시점에서 재계 회장들의 와인 선택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다. 연말연시 다채로운 행사가 많은 시점에 재계 총수들의 와인 입맛은 어떤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2005년 빈티지 최고 프랑스 와인을 맛보세요  

재계 총수들처럼 우아하게 와인 한잔?
 
국내 와인업계의 최대 행사인 보르도 그랑크뤼 전문인 시음회가 12월4일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서울 프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7개 샤또가 늘어난 총 90개 샤또 오너 혹은 양조 책임자가 방한하여 국내 와인업계 종사자들에게 세기의 빈티지로 찬사를 받고 있는 2005년 와인을 소개, 시음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코르크 마개를 열게 되는 보르도 그랑크뤼 2005년 빈티지는 세기의 빈티지라는 평가를 증명하듯 2006년 보르도 그랑크뤼 선물시장 (앙 프리뫼르, en primeur)에서 평년보다 두 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었고 중국과 미국의 와인업계에서 대량 구매해 업계에서는 구매 자체가 힘든 빈티지이기도 하다. 수많은 와인 전문가들이 보르도 2005년은 역사 속에 전설적인 빈티지로 남을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완벽했던 것은 날씨였다. 봄과 여름에 일조량이 예년보다 높고 일 년 내내 강우량이 적어 포도알이 햇빛을 듬뿍받고 잘 농축될 수 있었다. 포도나무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리나 폭우, 폭염이 없었고 생산량도 작아 와인의 품질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2005년 빈티지의 또 다른 특이점은 아무리 좋은 빈티지라 할지라고 품종별로 또는 아뻴라씨옹별로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2005빈티지는 꺄베르네 쏘비뇽과 메를로, 화이트, 레드, 좌안 우안등 보르도 전역에서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했다는 것이다.

보르도 그랑크뤼의 홍보를 위해 1973년 설립된 보르도 그랑크뤼 연합은 현재 131개 보르도 그랑크뤼 샤또가 회원으로 있으며 프랑스 국내와 국외 총 13개국에서 연간 60회가 넘는 전문인 시음회를 개최하고 있다. 보르도 그랑크뤼 연합의 시음회는 각국의 와인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보르도 그랑크뤼에 대한 날로 높아져가는 와인애호가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2006년 부터 일반 와인애호가 대상으로 매년 5월 주말 보르도에서 와인애호가 위크엔드 시음회를 개최하고 있다. 100여개가 넘는 그랑크뤼 샤또들이 한데 모여 세계 각국의 와인 애호가들을 맞이할 뿐만 아니라 샤또에서의 디너, 테마 와이너리 투어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내년에는 5월16, 17일 주말에 열릴 예정인데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와인애호가 위크엔드 시음회 홈페이지(http:// www.wga-ugcb.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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