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를 뜨겁게 달구면서 본지도 연속 기획으로 다루었던 '연쇄 폭발 노트북 배터리'의 경우 결국 희망 소비자에 한해 비공개로 무상교환을 실시했고, 7월에는 호주에서 감전위험이 있는 전자레인지에 대해 공개 무상리콜을 실시했으며, 11월에는 북미지역에서 에너지효율등급이 잘못 표시된 3도어 냉장고의 공개 무상리콜을 실시했다.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소비자원 인터넷 민원에 접수된 lg전자의 tv 폭발 사고가 15건이나 됐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고,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 기사도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lg가 공개·비공개 리콜은 물론이고 원인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편 평판tv는 lg전자가 연초 사업계획에서 '글로벌 톱3'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던 부문이지만, 목표 달성은커녕 세계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축소되면서 일부 사업부 전체에 대한 '포기설'이 나도는 등 애물단지화 되는 분위기이다.
‘tv 폭발’ 올해 소비자원 접수된 것만 13건
노트북·전자레인지·냉장고…반복되는 하자들
외국선 화끈한 공개 리콜, 국내에선 나 몰라라?
lg전자는 지난 12월16일 일본에서 출시된 일부 냉장고 모델에서 콘덴서 불량으로 인해 연기나 불이 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총 4만8500여 대에 달하는 제품에 대해 무상리콜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 일본 현지법인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사고 사례는 총 7건이며, 해당 냉장고 모델들에서 발생한 폭발(?)은 해당 부품이 타서 파손되는 것은 물론 집으로 불이 옮겨 붙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번 리콜은 축전기(전자제품의 전기적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부품, 콘덴서 또는 커패시터로 불림) 불량으로 인해 연기나 화제가 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른 것으로, lg전자는 이 사실을 일본의 17일자 전국지 조간에 광고로 게재했다.
이번 리콜로 lg전자는 1월8일 이천 화재사고 생존자들이 치료를 받던 병원 중환자실 앞 보호자 대기실에서 발생한 모 언론사 취재기자의 노트북 배터리 폭발 사건을 시작으로, 한 해 내내 연쇄적으로 발생한 각종 제품 하자로 곤혹을 치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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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제품들도 ‘펑’, ‘펑’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이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인터넷으로 접수된 민원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2008년 한 해 동안 lg전자 제품이 폭발이나 스파크·굉음 등을 일으켰다는 내용은 총 1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진공청소기 1건을 제외한 13건이 tv 폭발이었으며, 그 중에서 한 건은 폭발이 실제 화재로 이어졌는데, 이 건의 경우 생산·사용된 지 오래된 제품이고, 사용자가 노인이어서 초기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이 큰 불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폭발이 보고된 제품 중에 구입한 지 1∼2년밖에 안 된 500만원대 고급 프로젝션 tv나 벽걸이용 pdp tv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사례는 10월23일자. 우○○씨는 tv 시청 중 갑자기 화면이 지워지더니 붉은색을 띠면서 모니터 하단 중앙 안쪽에서 밝은 빛이 새어나오면서 스파크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해서 전원을 내려서 폭발을 막았다고 한다.
이 제품은 pdp tv인 lg 엑스캔버스 모델로, 구입한 지 6개월밖에 안 됐고 외형적인 상처가 없었지만 출장 나온 lg전자 a/s 기사는 "자체결함은 아니고 소비자 과실로 보이니 유상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며, 부품을 신청하겠냐고 물었다.
벽에 걸어놓고 보는 tv에 외형적인 상처가 없는데도 '소비자 과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민원인은 어이가 없었지만 a/s 기사는 "누군가가 주먹으로 내리칠 경우 그 당시엔 외적 손상이 없고 나중에 화면이 깨지면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보다 열흘 가량 먼저 접수된 건은 더 황당하다. 김○○씨는 2005년 10월에 50인치 pdp tv를 구입했는데, 구입 1년도 안 돼 tv 시청 중에 '퍽'하는 폭발음과 함께 전원이 꺼져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중대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김씨의 물음에 서비스센터에서는 "결함부위 부품만 교체하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부품교환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 10월4일 동일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김씨가 서비스센터에 항의하자 돌아온 대답은 "보증기간이 지나서 고객 자비를 들여서 부품교환(50만원 상당)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부품 교체 후 다시 폭발 사고가 안 난다는 것을 약속할 수 있냐'는 물음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위에서 예로 든 사연들처럼 소비자원에 올라온 lg전자 tv와 관련된 인터넷 민원들은 동일한 고장이 반복됐다는 내용이 상당수이고, 그때마다 많게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부품 값을 자비로 들여야 했다는 호소가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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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콜 계획은? “없다”
<사건의내막>은 이번에 발표된 일본 냉장고 리콜 소식을 계기로 lg전자 쪽에 반복적이고 잦은 폭발사고를 일으키는 tv에 대해서는 리콜 계획이 없는지 물었으나 lg전자 관계자는 "그와 관련해 전혀 검토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리콜된 냉장고의 경우 중국의 태주공장에서 생산된 것인 반면 tv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이번 일본 냉장고 리콜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자발적 리콜이 오히려 lg전자 제품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lg전자가 국내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자발적으로 리콜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보도는 눈에 띄지 않았다.
lg전자는 2003년 7월부터 폭발 위험이 있는 전기압력밥솥에 대한 리콜을 단행하면서 대대적인 홍보작전을 펼친 바 있지만 올해 연초에 있었던 노트북 배터리 폭발 사고의 경우 관심을 갖고 바꿔달라고 찾아오는 고객에게만 리콜을 해줘 빈축을 샀다.
한 블로거는 lg전자가 지난 7월 호주에서 감전위험이 있는 전자레인지에 대해 자발적인 무상리콜을 실시했다는 소식과 lg전자 가전이 호주에서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1위로 선정된 소식 그리고 lg전자의 pdp 연쇄 폭발 뉴스를 연결해 "lg전자가 해외에서'만' 사랑받는 이유"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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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경제신문들은 lg전자가 평판 tv 시장 공략을 위해 승부수를 걸었던 pdp tv가 사양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pdp는 이제 끝났나?", "시장 역행한 pdp 승부수 완패"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lg전자에서 tv·모니터·pdp 모듈·비디오테이프 등을 총괄하는 디지털디스플레이(dd)사업부가 올 3분기까지 전년 동기 3조6951억원보다 16.79% 증가한 4조315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tv와 모니터 부문에서는 오히려 대폭적인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tv의 경우 올 3분기까지 1조4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1조7213억원보다 18%나 감소한 것이고, 모니터에서 기록한 2661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9.73%나 감소한 것이었다.
dd사업부 전체로 볼 때 매출 감소세는 2006년을 정점으로 계속 이어져온 것으로, 2007년의 5조1365억원은 전년 대비 11.8% 감소한 것이었으며, tv 부문은 2006년의 3조2005억원을 정점으로 2007년 2조4357억원에 이어 올해에도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당초 디스플레이부문의 실적 악화로 인해 일각에서 '해외지사 근무(좌천)설'이 제기됐던 강신익 dd사업본부장(부사장)은 최근 발표된 연말 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동시에 dd사업부와 디지털미디어(dm)사업부가 통합·신설된 he사업본부장으로 영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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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비자는 ‘봉’?
남용 부회장 “한국, 세계 시장의 하나 불과”
제발 한국 소비자 차별만이라도 하지 말길…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은 수많은 세계 시장의 하나"라는 말로 회사의 글로벌 전략을 설명했다.
하지만 하자제품에 대해 외국에서 벌이고 있는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리콜과 국내에서 보여주고 있는 '폭발 위험' 제품의 리콜에 대한 미온적 태도를 비교해보면 '한국 시장은 '세계 시장' 중에서도 좀 홀대받는 시장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연초에 있었던 노트북 배터리 연쇄 폭발에 대한 사후처리가 대표적인 사례로, 올 1월 발생했던 노트북 배터리 폭발사고는 2월21일 서울에 사는 한 공대 대학원생의 집에서 동일 기종 모델이 다시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사건의내막>은 3월에 발행된 511호에서 2004년과 2005년에 있었던 미국 내 lg노트북 배터리 리콜 발표자료를 입수, "계란도 삶을 수 있는 lg 노트북…여름엔 시한폭탄?"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해 큰 파장을 낳았다.
당시 보도내용은 lg화학이 만들어 lg전자 노트북에 장착되는 노트북 배터리가 자체발열로 75℃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20℃까지 온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일정 정도의 충격을 주면 폭발하는 특성을 나타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lg전자는 끝까지 노트북 배터리에 대한 공개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고 배터리 교환을 희망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교환을 실시하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다. tv 연쇄폭발에 대해 lg의 자발적인 진상조사와 리콜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이다.
lg전자가 국내와 국외에서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지적은 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10∼20%에 달하는 폭탄세일을 하는 시기 국내에서는 오히려 구제품의 가격을 올렸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진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국산 제품을 외국인보다 비싸게 구입하면서 애프터서비스에서는 오히려 홀대받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는 하다. 언제면 '국내 소비자가 봉이냐'는 식상한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
<사건의내막> 551호 취재 / 김경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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