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법률신문 로이슈] 전화사기(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들은 주로 사회 물정에 어두운 노인이나 저소득층이어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점을 들어 법원이 전화사기 범행으로 574만원을 가로 챈 대만인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한국에서의 전화사기 범행이 쉬운 반면 처벌이 대수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한국으로 국제 범죄인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로 외국인의 전화사기 범죄를 몰아내야 한다며 경종을 울렸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대만 국적인 진oo(36)씨는 지난해 10월3일 무작위로 김oo(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금융결제원 직원이라고 속인 뒤 “카드가 도용된 것 같다.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피해를 막아주겠다”는 거짓말로 공범의 통장으로 89만원을 송금 받았다.
또 10월27일에도 전oo(여)씨에게 전화를 걸어 “통장과 카드에 문제가 생겼으니 시키는 대로 하면 피해가 없게 해 주겠다”고 속여 이날 5회에 걸쳐 공범의 통장으로 485만원을 입금 받아 가로챘다.
이틀 뒤에도 서oo씨에게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를 다른 사람이 도용해 쓰고 있는 것 같다. 카드를 더 이상 쓰지 못하도록 신용카드에 보안장치를 해야 한다”고 속여 돈을 받아 챙기려 했으나, 서씨가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붙잡혔다.
결국 진씨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서울북부지법 형사2단독 도진기 판사는 최근 진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도 판사는 판결문에서 “근자에 유행하기 시작한 신종 전화사기는 범행 수법만 한번 습득한다면 그 실행은 전화 몇 통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쉽고, 수익은 막대하며, 피해자들이 주로 사회 물정에 어두운 노인이나 저소득층이 다수인 점에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철저한 계획성 사기로서 일말의 차용성도 없고, 피해자의 의사결정이 거의 배제돼 저질러짐으로서 사기범행에서의 고의성, 악성이 비할 바 없이 높은 범행”이라며 “이를 사회의 존속과 동시에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일반 형사범과 같이 치부해 통상적인 사기사건의 양형기준에 따라 피해금액에 따른 적당한 형으로 마무리하기에는 너무나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도 판사는 “범행수법이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경계만으로는 범죄예방이 힘들어 보인다”며 “전화사기 범행은 주로 외국인들에 의한 범행인 만큼 범죄예방 홍보와 더불어 신속한 수사 및 엄중한 처벌로 대응한다면 적어도 한국에서는 상당부분 몰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범행이 쉽고 수사와 처벌이 대수롭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범죄의 자유무역이 이루어져 한국으로 국제 범죄인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범죄 수뇌부들은 본국에서 지휘만 담당해 검거가 불가능하고 본 피고인처럼 한국 내에서 실행을 담당한 수족 역할의 조직원들이 가끔씩 어렵게 검거돼 검거율이 극히 낮은 만큼 처벌수위는 상대적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들에 의한 전화사기 범죄는 통상 한국에 있는 조선족 등을 현금 인출책 등으로 동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만인인 피고인은 대만에서부터 동료 범죄자와 같이 입국해 범행 역할을 나눠 담당한 점 등 범행 전후의 행태를 종합해보면 피고인은 주범까지는 안 돼 보이나 적어도 현금인출만을 담당한 말단 보다는 윗줄의 조직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도 판사는 “위와 같은 전화사기 범죄의 일반예방적 및 정책적인 관점에 특히 무게를 두고, 공범에 대해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일말의 반성이 없는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진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신종철 기자 /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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