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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뉴스시대에 누드사진 작가 지망생에게

송현 시인이 본 아름다운 세상

송현(시인.본지 주필) | 기사입력 2009/07/13 [21:48]
 
▲ 송현(시인. 본지 주필)   © 브레이크뉴스
 
 
 
 
 
 
 
 
1.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뉴스 진행자가 뉴스를 진행 하면서 옷을 하나 하나 벗는 "네이키드 뉴스"를 방영하기 위한 심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늦은 감이 있지만 참 다행이다.
 
10세기에 북인도의 힌두교 탄트라의 대표적인 사원으로 남아있는 카주라호(khajuraho)는 맨 바깥 쪽 벽, 사원의 주위는 온통 성행위 장면, 여러가지 성행위 자세를 취한 조각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원 안에는 신으로 숭배하는 사람이나 물건은 하나도 없다.

어느 곳에도 우상을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면서 두 가지 의문을 가진다는데, 첫번째 의문은 "왜 저런 섹스 행위 조각들이 사원을 꾸미고 있는가?"이고, 두번째 의문은 "사원 안에는 왜 신으로 숭배하는 어떤 형상이나 물건은 하나도 없는가?"  이다.

알고 보면 그 사원은 요즘말로 명상센터이다. 외형은 모든 것이 성적 상태에 있고, 그 내면에는 고요한 평화가 있음을 뜻한다. 이 사원을 건축한 의도는 "진리를 찾거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도 우선 성에 대해서 명상하라, 그러자면 각종 성행위의 장면들을 유심히 보라, 그리고 성을 완전히 이해한 뒤 즉 마음이 성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된 것이 확실해 졌을 때 그때는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는 뜻이다. 그때 비로소 신과 대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누드 사진을 찍겠다는 그대의 마음 가짐도 우선은 이래야 한다.

카주라호를 지은 사람들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 조각  앞에 마음을 가다듬고 명상을 하면 욕망에서 해방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천년 동안 이 조각상들은 명상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날은 이 신성한 사원이 전 세계 여러 뭇 잡놈들의 관광의 대상, 눈요기감 구경꺼리가 되고 있다. 내가 늘 염려스러운 것은 포르노비데오 테이프 보는 마음으로 그 신성한 카주라호의 조각들을 보는 것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란 사실이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2.
우리는 지금까지 성을 터부시해왔고, 또 성을 감추려고만 해 왔다. 종교가 그랬고, 교육이 그랬고, 우리네 사회 풍토가 그랬다. 이 바람에 삶에서 가장 신성하고 가장 중요한 성은 오랜 세기 동안 억압되어 왔다. 억압된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튀어 오르기 마련이고, 억압의 정도에 따라서 튀어오르는 것이 엄청난 폭발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 사회에 각종 성범죄들은 그 동안 오랜 세기 동안 억압된 것이 폭발되는 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성범죄의 증가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저 유명한 간디조차도 이 카주라호를 땅속에 파묻어서 누구도 그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지 못하기를 원했다. 간디에게도 이런 한심한 구석이 있었던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관리란 것들 중에 아직도 덜떨어진 것들이 데나께나 가위질하는 것이나, 자니윤 쇼 정도도 못내보내게 하는 것이 그리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천만 다행인 것은 인도에는 간디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저 위대한 시인 라빈드라나드 타코르가 있었다는 점이다. 간디가 그런 한심한 짓을 못하도록 막은사람이 바로 시인 타고르였다. 이런 면에서는 간디보다 타고르가 몇수 위임이 분명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들의 한계가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김씨들 하는 꼬락서니만 보아도 역시 저치들이 제 한계를 못뛰어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노릇인지도 모른다.


타고르는 그 멋진 수염을 쓰다듬어면서 말했다. 
   "그 사원들 땅속에 묻어야 한다니, 그건 언어도단이다. 그 사원들에     누구도 손대지 말라. 그냥 그대로 두라......"

우리는 시인 타고르에  정식으로 감사해야 한다. 나는 이땅의 정치가들이 치졸한 생각으로 문화 정책을 결정하거나 관계 공무원들이 문화 정책을 집행할 때 타고르 사진을 한번씩 쳐다보고,  영원히 역사에 죄인이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빌고 했으면 좋겠다.

수천명의 예술가들이 수백년 동안 공들여 만든 위대한 예술품을 한낮 돌대가리 정치가들 내지는 골빈 권력자들의 손에 의해서 영원히 땅속에 묻혔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니 오싹 소름이 끼친다.

내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에는 이 비슷한 일들이 요즘도 많다.가령, 저 유명한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보지의 독백"이라고 표현 할 수 없는 위선적 사회에서 누드 예술 찾고, 카주라호 이야기 하는 내가 순진한 사람 아닌지 모르겠다. 간디가 카주라호를 땅속에 묻으라고 하는 것이나 요즘 우리나라의 문화 담당 부서의 무지한 관리들이 걸핏하면 가위질 하고, 경고장 남발하는 것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다.

3.
앞에서 말한 카주라호에 새겨진 수천가지의 성행위 형상을 아무리 보아도 조금도 저속한 감정이 들지 않는다. 바로 이점이다! 그대가 찍은 사진이 포르노가 되지 않게 하는 첫번째 관문이 바로 이 대목이다. 그대가 찍은 누드 사진을 보는 사람이 저속한 감정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장면을 보아도 추하지 않고, 냄새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복잡한 미학 이론 끌어대면서 목에 힘주고 횡설수설할 생각도 없고, 서양 사람 학설 주워 섬기면서 귀신씨나락까먹는 소리 비슷한 사진학 강의 할 생각도 없다. 진리는 단순한데, 복잡하게 말해서 멀쩡한 사람 헷갈리게 할 필요가 어디 있나!  

한가지 더 있다. 카주라호에 새겨진 수천가지의 성행위 형상을 아무리 보아도 추하기는 커녕 도리어 평화로운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왜냐면 그 조각을 한 예술가들이 높은 통찰력과 위대한 예술혼에 의해서 성의 신비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대가 찍은 누드 사진이 포르노가 되지 않게 하는 두번째 관문이 바로 이 대목이다.

4.
서양 사람들은 알몸과 누드를 구분한다. 알몸은 naked로 누드는 nude로 구분해서 쓴다. 알몸은 단순히 옷을 벗은 쪽이라면, 누드는 의도적으로 옷을 벗은 쪽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가령 서너살 짜리 애기가 옷을 벗고 있는 것은 누드라기보다는 알몸이라고 해야 옳다. 그 애기는 카메라를 의식하지도 않고 있으며, 자기의 벗은 몸이 사진기에 의해서 찍혀진다거나, 또 그것이 남에게 공개된다는 따위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이고 속수무책인 상태이다.

여기에 반해서 누드란, 의도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벗은 모델은 카메라나 화가를 의식하고 있고, 또 그것이 작품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고, 또 작가의 의도에 따서 움직여 주어야 하고, 작가가 원하는 표정이나 포즈를 취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철저히 의도적이고 또 계획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와 계획은 굳이 어떤 계약을 명문화하지 않았더라도 묵시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다.

특히 여자 누드 사진은 사진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왜냐면, 사진기로 담을 수 있는 이 지구상의 어떤 피사체라도 여자의 누드만큼 아름다울 수 없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면 여자의 누드는 아름다움만으로 충만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에는 생명력이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여자의 누드는 살아있는 아름다움이다. 그래서 나는 멋진 누드 사진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숨이 멎을 때도 있고, 벌떡벌떡 설 때도 있다.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눈은 충분히 있는데, 벌떡벌떡 서는 대목 때문에 아직 나는 누드 모델 앞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사진 찍기는 자격 미달이다.

사진작가에게 누드 사진은 등산가에게 히말라야요 알프스나 마찬가지이다. 산사나이라면 누구나 알프스나 히말라야에 한번쯤 오르고 싶어하는 것처럼, 사진작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넘고 싶은 고지가 바로 누드사진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이 탄생되자면 그것을 볼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한다. 이땅의 문화정책을 다루는 관료들의 눈이 대부분 간디의 눈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내 이 추측이 그리 빗나가지 않았다면 위대한 누드 사진작가의 출현은 요원하다. 그렇지만, 누드사진 작가를 지망하는 그대여 조금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문화는 항상 기존 질서나 가치관에 반대하고 일어서는 선각자들의 피나는 싸움을 통해서 한단계 한단계 발전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만 민주시민의 피를 먹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네이키드 뉴스 시대에 누드 사진 작가를 꿈꾸는 그대여!
이제 우리도 네이키드 뉴스를 방송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 시대에 여체를 작품으로 찍으려는 그대여!
그대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사진기의 렌즈를 가지고 이땅의 문화 창조의 최전전에 서는 첨병이 되어야 한다. 그 비싼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여자 모델 찝쩍거리기나 하고, 겨우 포르노나 찍고 주접떠는 한심한 사람이 되지 말고, 누드 사진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예술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www.songhy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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