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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관계를 다룬 대부분의 극 작품 속에서 전통적인 어머니상은 딸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인내하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래서 극장 문을 나설 때면 관객들은 어머니나 딸의 손을 붙잡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막을 올려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화제작의 중심에 선 연극 ‘뷰티퀸’에는 좀 다른 성격의 모녀가 등장한다. 극 중에서 방광염에 시달리는 노모 매그와 마흔이 되도록 제대로 된 남자 경험 한번을 못해본 딸 모린의 관계에는 광기가 어려있다.
모린은 해소되지 않는 욕구 속에서 매그의 시중들기에 지쳐있고, 매그는 모린이 자신을 떠날까 봐 딸에게 집착하며 그녀의 모든 것을 참견한다. 어느 날 모린에게 파토가 나타나 사랑의 기회가 찾아오지만 매그의 방해로 물거품이 되고, 모린은 분노에 매그에게 복수한다. 모녀 혹은 가족 사이에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언어는 폭력적이고, 모린이 이성을 잃고 매그를 공격할 때에는 섬뜩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은 매그와 모린의 관계에 상당부분 공감하며,둘의 대화에 웃음을 터트리기도하는 등 오히려 흥미롭게 둘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다. 현실에서 모녀 관계가 항상 아름답고 지고 지순하지만은 않고, 무대 위 이야기가 극단적일지는 몰라도 어머니와 딸에게 느꼈을 법한 일말의 애증과 분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사랑해야 마땅한 관계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해 서로를 상처 입히지만, 결국은 서로를 닮아가고 그리워하는 이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피로 이어져있는 진한 사랑을 느낀다.
연극 ‘뷰티퀸’은 2월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신성아 기자 mistery3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