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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에 녹색산업 겨냥한 신종 사업 뜨고 "대기업도 눈독"

김민호 기자 | 기사입력 2010/02/08 [14:39]
21세기 들어 폭설, 폭우, 태풍 등의 기상이변으로 피해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01~2008년 기상이변에 따른 연평균 재산피해액은 2조2900억원으로 1990년대(6954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1916년 이래 기상이변에 따른 연간 재산피해액이 가장 컸던 10번 중 6번이 2001년 이후에 발생했다. 재산피해액이 가장 컸던 해는 태풍 ‘루사’가 한반도에 상륙한 2002년(7조5239억5000만원)이며, 다음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때는 태풍 ‘매미’가 전국을 강타한 2003년(5조3059억7000만원)년이다.

세계적인 기상이변 급증

2009년 말~2010년 초 북반구에는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가 발생하고, 남반구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기상이변이 지구촌을 뒤덮고 있는 상황. 북반구인 중국 베이징에 2010년 1월3일 59년 만에 최고 수준인 33㎝의 폭설이 내렸으며,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는 1월10일 40년 만의 최저기온인 2℃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겨울철 휴양지인 미국 마이애미의 그전 30년 동안 가장 낮은 온도는 16°c였다. 남반구인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에서는 작년 12월 크리스마스부터 올 초인 1월7일까지 폭우가 쏟아져 주내의 9개 지역이 자연재해지역으로 선포되었으며, 케냐에서는 2009년 12월27일~2010년 1월25일 홍수로 4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빈도가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1년 이후 500명 이상의 사망자 또는 5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대형 기상이변의 발생 건수가 1980년대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형 기상이변의 연평균 발생 건수는 1980년대는 12.7건, 1990년대는 19.2건이며, 2000년 대는 24.5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기상이변은 극단기후(extreme weather) 현상으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증가에 의해 발생하는 기후변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기후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기상분포의 변화를 의미한다.

기후는 기상이라는 사건(event)으로 이루어진 분포로 평균과 분산을 가지며, 기상이변은 기후변화(평균과 분산의 변화)로 인하여 발생되는 일종의 극단적인 사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집중된 전 세계의 기상이변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기후현상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후학자들은 북반구의 한파와 폭설은 기후의 평균과 분산이 변하면서 나타난 북극과 열대 중태평양의 고온현상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파는 2009년 12월 중순 이후 북극지역의 기온이 영하 20℃ 내외로 평년보다 10℃ 정도 상승하면서 북극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이에 따라 극지방의 찬 공기가 남하해 발생한 것이라는 것.

폭설은 중태평양의 표층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 모도키(el ninomodoki)’에 의해 형성된 온난다습한 기류가 남하한 북극 한기와 만나면서 발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페루와 에콰도르 해상의 열대 동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엘니뇨는 기후변화와 무관하지만, 중태평양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엘니뇨 모도키의 경우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었기 때문.

남반구의 폭우도 열대 중태평양 지역의 엘니뇨 모도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기후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gdp 20% 피해

이처럼 기후변화의 주범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라는 측면에서 기상이변은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라는 점에서 지구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인류에게 위협적인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의 경고에 대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와 인간행동 간의연관성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하여 발생했을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추산한다면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8% 이상 급등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750년 280ppm에서 2009년 387ppm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를 방치할 경우 기상이변이 더 이상 이변이 아니라 일상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 평균기온은 21세기 동안 1.1~6.4℃ 상승할 전망했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2005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0.80℃)의 최대8배 수준에 해당되는 엄청난 수치다. 지구평균기온은 그동안 1750년 13.96℃에서 2005년 14.76℃로 약 1℃정도의 상승이 있었다.

만약 인류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기상이변으로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과학자와 경제학자들로부터 제기된 상태다. 일부이긴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2100년까지 세계 gdp의 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이변은 다양한 형태로 기업경영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기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기상변화에 가장 민감한 농업은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농산물시장에 대규모의 교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 1월4일 서울을 강타한 사상 최대의 폭설로 인해 신선도가 중요한 대표적인 근교 채소류인 붉은 상추의 수확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경매가격이 1월5일 전일 대비 64.5% 폭등한 예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폭설 전인 1월4일에는 붉은 상추 경매가격이 4㎏짜리 한 박스에 2만7358원으로 거래됐지만, 폭설 후인 1월5일에는 같은 규격의 붉은 상추 가격은 무려 4만5000원에 달했다.

건설업의 경우 역시 기상이변이 발생하면 공사 일정이 지연되거나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작업이 지연되면서 인건비, 콘크리트 타설 비용 등이 증가하고, 인명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수송업 분야도 기상이변을 피해가지 못했다. 기상이변으로 항공기와 선박이 결항되고, 도로 교통체증이 발생하여 입은 손실규모가 엄청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 2008년 강우, 강설 등 기상악화로 인하여 전국의 27개 고속국도에서 발생한 교통혼잡 비용이 398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도로교통연구원은 추정했다.

가전·의류·식품업의 경우 기상이변이 생산기획, 재고관리, 판매 등에 영향을 미쳤다. 기상예측 실패 시 재고발생에 따른 손실 외에 시장을 경쟁업체에 빼앗기는 등의 기회상실까지 발생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유통업은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경우 매출이 백화점에서는 감소하는 반면, 인터넷 쇼핑몰과 tv 홈쇼핑에서는 크게 증대했다. 1월4일 서울의 폭설로 현대h몰의 매출은 전년 동일 대비 54%가 늘어났으며, gs홈쇼핑은 30% 증가했다고 유통업계가 밝힌 바 있다.

떠오르는 신수종 기상산업

이 같은 기상이변에 대해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예방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자 기상이변과 민감한 업종에 종사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미국 등의 외국 기상업체에 의존한다는 조사도 있었다.

이들이 이용하는 기상산업은 기상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조·공급하는 산업을 의미하며 이미 법적으로도 허용된 바 있다. ‘기상산업진흥법’은 기상산업을 기상 예보업, 기상감정업, 기상장비업, 기상 컨설팅업 등과 기상금융업도 포함하고 있다.

기상이변의 피해와 산업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확대되면서 한국의 기상산업 시장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장잠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1997년 기상사업자제도가 도입되면서 태동된 기상산업 시장은 2009년 443억3000만원 규모로 12년 만에 94.3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관련 업체 수도 1997년 진양공업, 웨더뉴스, 케이웨더, 한국기상정보의 4개에서 출발하여 2009년에는 17개로 증가.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할 때 향후 한국의 기상산업 시장 성장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기상산업 시장규모는 2조2000억원(2006년)으로 한국(192억6000만원)의 114.2배인 반면, 경제규모는 한국의 14.1배 수준이다. 일본 역시 기상산업 시장이 3800억원(2007년) 규모로 한국(290억8000만원)의 13.1배이나, 경제규모는 한국의 4.2배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의 기상산업업체들 대부분은 미국에서 자료를 제공받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의 기상산업이 성장하고 또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위성확보와 정확한 데이터의 공급, 유능한 분석,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도 시급한 실정이다.

위성확보, 전문가 양성 시급

또 산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상이변 관련 법규를 연계하여 기상이변에 따른 긴급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국토기본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자연재해 대책법’ 등 여러 개별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방재 관련 규정을 통합해야 한다. 기상이변의 예측능력 강화,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통합된 법규에 명확히 규정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기상산업을 육성하여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동시에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 교육 및 홍보를 통하여 기상정보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고. 기상정보의 가치를 정량화하고 이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통해 기상정보의 유료화에 대한 일반국민과 기업의 거부감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것.

기상청과 기상사업자 간의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기상청은 폭설, 폭우, 태풍 등 주요 기상이변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에 역량을 집결하고, 기상사업자는 기상정보 사용자 개개인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통해 시장진입 비용이 큰 기상장비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 아직 내수시장이 제한적인 기상장비업의 경우 초기 개발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 대학에 응용기상, 기상컨설팅, 기상금융 등의 교육과정을 신설하여 관련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국내의 기상 관련 학과에서는 주로 순수과학 분야를 다루고 있으며, 이마저도 신설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유가, 환율, 금리 등과 같이 기상을 리스크 관리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하여 기상이변에 대한 예측, 대응, 사후기록 등과 관련된 사내기준과 매뉴얼을 마련하고, 수시로 훈련 및 점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 기상이변이 생산, 유통, 가격, 판매 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여 필요한 조치를 실시하는 것이 예방의 최선이라는 것. 날씨보험, 날씨파생상품 등을 통해 기상이변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날씨파생상품은 금융공학기법을 이용하여 예측하지 못한 기상변동에 따른 매출감소, 가격변동 등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손실을 회피하는 일종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심화되고 있는 기상이변을 새로운 사업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기 때문.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미 새로운 신수종 녹색산업으로 기후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기상이변의 주범인 것을 감안해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제고,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과 관련된 녹색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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