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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가볍게 볼 병 아니다!

김보미 기자 | 기사입력 2010/04/05 [17:29]
최근 활동재개를 준비하다 자신의 집 다락방에서 전깃줄에 목을 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탤런트 겸 가수 최진영이 우울증으로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다. 특히나 최진영은 우울증으로 가슴앓이를 하다가 지난 2008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누나 최진실과 똑같은 방법으로 유명을 달리해 더욱 충격을 안겨줬다. 최진영은 병원치료를 해보자는 어머니의 권유를 거부하고 바깥세상과 단절하다시피 한 채 약물에 의지하며 속앓이를 하다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최진실·최진영 남매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게 되는 우울증. 아무 고민도 욕심도 없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우울증에 걸리지 않지만, 절실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이 오히려 우울증을 겪게 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주간현대>가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우울증을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해, 우울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정보를 소개한다. 
 

“지겨워” “우울해” “죽고 싶어…”

‘시대적 질병’으로 불리며 어느새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 마음의 감기 우울증. 평소 “우울해” “죽고 싶어”란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자주 우울감을 느끼거나, 지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페이지를 주목해볼 일이다.

요즘은 누구나 정신과 상담을 한 번쯤 떠올릴 만큼,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2006년 전국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중 주요 우울증 경험자가 남자 3.6%, 여자 7.6%, 전체의 5.6%가 평생 한 번 이상의 주요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에 걸린 환자가 자살을 시도할 확률은 10~15% 달한다고 하니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요즘, 계절감과는 달리 마음이 공허하기만 하다는 주부 k씨, 기분이 늘 우울하고 사는 게 재미없다는 30대 직장인 h씨,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우울증에 빠진 j씨, 수명이 다한 사회생활로 삶의 허무함을 호소하던 중년 남성 p씨 등. 우울증으로 속앓이를 하는 환자들은 그리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한 정신과 전문의는 “어쩌면 우울증은 절실하게 살고 싶은 사람에게 생기기 쉬운 병일지도 모른다. 때로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을 정도로 고달픈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런 삶을 살면서 한 번도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라면서 누구나 어느 날 문득 우울증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울증은 단지 무섭고 피하고 싶은 병이 아니라, 잘 겪으면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의 중요성을 재인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런 우울증은 한 번으로 족하다. 기분 좋게 한 번만 파란 우울증을 경험하려면 살면서 자주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우울증이란?

인간은 항상 일정한 감정일 수는 없다. 정상인의 경우는 대개 감정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외부적 환경 또는 심리적 문제에 의해 정상적인 감정을 오르내리는 감정변화가 있게 마련이다. 때로는 기운이 없고 우울해지거나 슬퍼지며 그 때문에 사기가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일시적 감정은 곧 회복된다. 그러나 우울한 기분이 몇 주 동안 지속되고 점점 심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면 임상적인 ‘우울증’이라고 한다.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분명한 발병계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별 이유 없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서의 실패, 중요한 것(직장·가정·돈·사랑·신체)의 상실, 생활환경 변화(폐경기·정년퇴직) 등이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당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심리적으로 조정해 보려고 하는 것이 우울증의 심리적·역학적 원인이라고 하기도 한다. 매사를 부정적으로 결론지어 버리는 데 길들여진 생각이 우울한 기분을 악화시키고, 우울한 기분은 부정적인 생각을 다시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심리적인 원인 외에 뇌의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 신경전달물질의 화학적 불균형, 우울증 유발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약·항불안약 같은 약물복용, 마약류·중추신경 흥분제 같은 약을 사용하다가 중단했을 경우, 당뇨병·췌장암·내분비 질환이 있는 경우 등이다.

우울증 증상은?

그렇다면 우울증 진단은 어떻게 내려질까.

흔히 병적인 기분상태라고 판단하는 것은 첫째 우울한 기분의 강도와 지속되는 기간, 둘째 기분변화에 따른 수면장애·식욕 및 소화장애·체중변화·두통 등 신체적 증상의 수반 여부, 셋째 우울한 기분이 일상생활 지장 초래 여부, 넷째 우울한 기분으로 인해 환자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위해 가능성을 기초로 한다.

가벼운 우울증에서는 정서적으로 우울하며 슬픈 기분을 느낀다. 자신감이 결여되고 무엇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 불면증이 있으며 항상 피곤하고 모든 일에 재미가 없고 집중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대인관계가 귀찮고 어려우며, 머릿속이 꽉 막힌 듯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식욕이 없고 체중이 줄어들고 가슴이 답답하며 두통·소화불량·변비·쇠약감 등이 흔히 동반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들이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전혀 못할 정도는 아니고 뭔가 평소와는 달리 현저히 저하되어 있다. 심한 우울증의 경우는 가벼운 우울증과 증세가 비슷하지만 정서적 고통이 훨씬 심각하다. 환자의 약 15%에서 정신증적 증상인 망상이나 환각이 동반되기도 한다.

보통 50% 정도의 우울증 환자는 대개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하여 심한 주요 우울장애로 발전하므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 누구에게 잘 나타날까?

우울증은 꽤 흔한 병이다. 평생동안 주요 우울장애에 걸릴 확률은 약 15%로 상당히 높다. 성별로는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한다. 그 이유는 호르몬 분비의 차이, 출산, 남자와 여자가 받는 정신적·사회적 스트레스 차이 때문이다. 여자는 평생동안 10∼25%가, 남자는 평생동안 5∼12%가 적어도 한 번은 우울증에 걸린다고 한다. 연령별로는 발병연령의 평균이 약 40세이며 50% 이상이 20∼50세에 생긴다. 드물게 아동이나 노인들에게도 나타난다.

위험인자로서는 인간관계에 소극적이거나 생활이 불안정한 상태, 분노를 잘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경우, 강박적인 완벽주의자, 의존성이 강한 사람, 알코올 중독,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특별한 이유 없이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아서 의욕도, 흥미도 없다고 호소한다. 집중력이나 사고능력이 떨어져 우유부단해지고 업무처리 능력에도 문제가 생긴다. 불면증·가수면 등이 있어서 잠을 푹 자지도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자기도 한다. 또 갑자기 체중이나 식욕이 많이 감소하거나 반대로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 아닌지 봐야 한다. 한 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 진단을 받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환자의 80% 이상이 호전된다”며 “무엇보다 빠른 상담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과 자살

주요 우울증 환자의 15%가량이 시도하는 자살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끊는 자위행위다.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의 공통된 심리적 동기는 고통과 절망으로부터의 도피, 죄의식에서 비롯된 자신에 대한 처벌이나 자기 주위의 중요한 사람에 대한 응징 등이라고 볼 수 있다.

때로는 죽음이 목적이 아니고 처해 있는 상황이나 주위 사람들의 태도를 변화시켜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포한 행위로서, 도움을 청하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자살은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자살한 사람의 경우 대부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자살 징조를 보인다고 하는 것이 정설이다. 자살 예방은 자살 의사의 인식과 적절한 평가 후 치료를 얼마나 빨리 시작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살 기도자들은 자살 의사를 주변 사람에게 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살을 예측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이 나타나면 재빨리 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자살자의 징조는 다음과 같다.

△가족이나 친구로부터 격리될 때 △자기 몸치장을 소홀히 할 때 △“끝내고 싶다” “타인의 짐이 된다”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구체적인 자살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계속 절망적이다가 갑자기 명랑해질 때 등.

우울증의 치료는 증상이나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 및 정신치료, 전기경련치료 등의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우울증은 항우울제로 치료가 잘 된다. 항우울제를 쓰면 약 80∼90%가 치료된다. 특히 가벼운 정도의 우울증은 정기적으로 외래 통원을 하면서 약물치료와 정신요법을 병행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계속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울증의 확실한 예방은 없다. 우울증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도 주변 환경을 긍정적으로 조성해 주고 주위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정서적으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울증에 걸리는 확률은 줄어든다. 또 우울증이 예상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cielkh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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