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 글의 “정치적 성찰” 부분에서 “저 자신의 정치적 궤적을 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조용히 혼자 지내는 기간 중 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과연 정치를 통해 이 나라에 기여한 바가 있는가? 우리나라의 바른 정치를 위하여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는 아직도 손학규를 필요로 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왜 정치를 하려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고 지난날을 되돌아보고자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성찰이 지난 2년간 제 생활의 전부였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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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나라당을 떠난데 대해서는 “김영삼 정부 개혁정치 이후의 한나라당은 민주세력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결과적으로 그것은 민주진영으로부터의 이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에서 더 이상 제 신념과 가치를 펼 수 있는 천명이 없음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거대한 벽과 같았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민주화운동을 위해 변함없는 신념을 가지고 제 일생의 가장 큰 부분을 바쳤던 저로서는, 한나라당 탈당은 숙명이었습니다. 제게는 제 자리를 찾아온 서글픈 과정이기도 했습니다”고 피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다짐했다.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부에 이르러 과거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되살아나고 억압적 정치로 회귀하는 최악의 퇴행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찬란한 젊음을 민주주의에 바쳤던 저로서는 제가 진정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을 절감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서 있는 자리가 바로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계승한 이곳 민주당의 마당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며, 이 땅에 민주주의를 꽃 피우기 위해 신명을 바칠 것을 다짐합니다.”
위 내용이 손 대표의 정치복귀 변이다. 그는 이제 냉엄한 정치현장으로 돌아왔고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새로운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뛰고 있다. 그런데 왜 그는 지난 2년간 정치를 떠나 있었을까? 그는 정치인이 아니라 강원도 춘천 대룡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공인(公人)에 대한 우리 사회의 도덕적 잣대는 엄격해졌다. 최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와 일부 국무위원 내정자들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지 못해 중도 사퇴했다. 탈법이나 거짓말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은 신뢰를 잃은 사람에 대해선 설 땅을 주지 않았다.
이제 이 점은 행정부 고위관리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대표나, 향후 대표가 되려는 이 역시 깨끗한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제기된 몇 가지 의혹들을 챙겨 보려 한다. 이는 비판 그 자체나 정치인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합리적 의심’을 가져 보려는 것 뿐이다.
야당 정치권에 나돌고 있는, 손 전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런 의혹들에 대한 스스로의 석명(釋明)이 있어야 한다.
▲우선 손 전 대표가 2008년 5월경에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15분간 독대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그가 당 대표시절에 비례대표 공천을 받은 정 아무개(정치인)와의 거래설에 대해서 해명해야 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행동하는 흑심’이라고 비판했다. 지금도 그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는가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 ▲손 전 대표가 그동안 표방해온 ‘선진화’ 주장은 이 순간에도 유효한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손 전 대표는 2년여 간 정치를 떠나 있었다. 하필 왜 2년인가? 더 기 기간 떠나 있을 수도 있고, 더 빨리 복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정치를 떠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정치를 떠나는 무렵, 그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독대설이 내재되어 있다.
정치권에서는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 2008년 5~6월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만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박-손학규, 두 정치인은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혹연 ‘밀약’은 없었을까? 밝히지 못하는 대화가 오갔을까? 그 당시 민주당은 정권을 잃고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을 때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나, 손 전 대표는 그 이후 정치칩거에 들어갔다. 정치를 떠나게 된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 독대와 무슨 연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의심을 갖게 된다. 이 점에 대해 손 전 대표는 스스로 석명할 필요가 있다.
손 전 대표는 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그의 대표 재임 기간에 총선을 치렀다.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므로 공천과 관련된 의혹이 수면 아래 잠복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정 아무개(정치인)와의 거래설이 떠돌기도 했다. 그가 정치를 그만두고 추천으로 내려 간 이유 가운데 이런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면, 그가 다시 정치로 돌아온 이상 그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정치칩거에서 돌아왔으면 이에 대해서 답하는 것이 민주당원에 대한 도리일 수 있다.
손 전 대표는 주가조작혐의로 복역 중인 정 아무개를 비례대표로 천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아무개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유는 “우즈베키스탄 규소 개발 사업과 관련해 허위ㆍ과장 공시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였다. 그는 징역 2년6월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런 정 아무개를 손 전 대표는 18대 공천권을 행사할 때 비례대표 상위 순위에 배정, 국회의원이 되게 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민주당 내에 유포되어 있다. 정 아무개를 공천하는 과정에서의 거래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이다. 그를 공천한 당시 당 대표로서 공천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문제가 있다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본다.
손 전 대표는 당권도전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정 아무개와 관련된 당내의 악화되어 있는 여론에 대한 설명이 없이 어물쩡 넘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정당에서 투명한 공천이 전제되어야, 당이 건전하게 존립한다. 그래서 정 아무개와 연관된 여러 설들에 대한 해명은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전제이고, 당권에 도전하는 정치인으로서 해명해야 할 기본책무의 하나 일 수 있다.
손 전 대표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에 대해 혹독하게 비판한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손 전 대표가 신한국당 대변인 시절에 dj를 공격한 내용들에 대해서 해명하지 않고 민주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은 민주당원에 대한 모독일수 있다. dj를 비판하는 말들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다음과 같은 독설을 다시 음미해보라. “행동하는 흑심” “공작정치의 동반자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대중 총재야말로 청산대상” “유언비어 날조로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김대중 총재가 도청설을 언급한 것은 정신이상자의 망발이다” “김대중 정권의 엉터리개혁은 망국개혁이다” 손 전 대표의 말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독한 표현들의 연속이다. 그런데도 이 순간까지 명백한 반성을 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지금 민주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이 숨 쉬는 공간이다. 그의 얼이 숨 쉬는 정당이다. 손 전 대표가 민주당 당권을 쥐겠다고 나서고 dj를 계승하겠다고 나선 이상 뱉어놓은 말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손 전 대표는 민주당의 노선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말하고 시작하는 것이 옳다. 먼 길을 가는 사람은 화장실에 갔다오라는 말이 있다.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손 전 대표로서 가장 근본인 정체성에 대한 답을 내놓고 출발하는 것이 순서다.
손 전 대표는 선진 또는 평화라는 용어를 쓰는 단체와 연관을 갖고 있는듯 하다. 그는 ‘선진화’를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이미 선진화를 외쳐왔다. 손 전 대표가 말하는 선진화는 민주당 정체성과는 어떻게 다른지 말해야하지 않을까?
손 전 대표가 만약 10.3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된다면, 평소에 말해온 선진화를 어떻게 구현시킬지 설명하는 게 올바른 수순이다. 대북화해정책과 관련해서도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것이다. 북한에 대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가 그동안 주장해온 북한에 대한 ‘당근과 채찍’의 논리는 변함이 없는가?
지금까지 필자가 제기한 ‘합리적인 의심’은 손 전 대표를 곤경에 빠뜨리기 위함이 결코 아님을 밝힌다. 과거 민주당 대표를 지내고 또 당권에 도전, 야당의 대표가 되려는 정치인을 상대로 당연히 제기할 수 있는 의문들이라 생각한다. 이런 의혹들에 대해서 명쾌하게 해명할 때 손 전 대표의 정치적 꿈이 이뤄질 기본이 갖춰질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최근 차기 대선의 가장 파워맨으로 떠올랐던 40대 김태호를 국회 청문회라는 검증 시스템을 통해 무참하게 무너뜨렸다. 김태호로서는 거짓말이 침몰의 원인이었다. 손 전대표 역시 김태호의 낙마를 반면교사로 삼아, 거짓말이 아닌 진솔한 고백을 해야 할 때임을 지적한다. 그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패륜언행, 죽은 대통령 부관참시”라고 비판했다. 그가 민주당에서 성공하려면, 외부로 향했던 비판의 잣대를 자신에게로 냉엄하게 들이댈 때다. moonilsuk@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