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 가속기와 기초과학원 설립 등을 골자로 한 과학벨트사업은 mb가 지난 대선에서 충청권 유치를 공약한 사업이다. 그러나 mb 형인 이상득 의원의 관련발언으로 정치권과 지자체들이 한꺼번에 여파에 함몰됐다. 그는 20일 “과학벨트는 정치적 사안이 아니며 할 수 있는 곳에 줘야 한다”며 입지선정과 관련해 미묘한 불씨를 지피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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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당초 충청권이 유력시되던 상황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마저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논란이 숙질 조짐이 아니다. 때문에 현재 비(非)충청권 지자체들이 ‘벌떼 유치전’에 달려든 가운데 충청권은 즉각 반발하는 등 섣부른 희비극이 연출되고 있다. 충청권은 ‘제2의 세종시 사태’라며 격앙된 반응인 반면 타 지자체들은 “이때다”며 일전을 벼루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21일 “과학벨트특별법 제정 때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따라 충청권을 명시했었음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가 충청도민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충청도민들의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경고메시지를 함의한 채 반발했다. 그는 이날 모 종교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공약을 무시하고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 자체도 의심이 든다. 대선 때 경상, 전라도에 약속했다면 지금 와서 뒤집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며 “충청권에 세종시를 거점으로 주변에 오송생명·오창과학단지, 대덕연구단지가 있어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고 유치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 현재 충청권은 초비상이 걸렸다. 줄곧 mb공약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으나 제반기류가 순탄치 않은 미묘한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때문에 ‘제2의 세종시 사태’란 판단 하에 과학벨트 관련위원회의 예비후보자 명단을 미리 뽑아 접촉하는 등 비상전략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대정부건의문·서명 등 통상적 방법으론 ‘변심한 정부’의 맘을 돌려놓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하다.
반면 대형국책사업의 갑작스런 u-턴 기류에 비 충청권 지자체들은 “이게 웬 떡이냐”며 발 벗고 나선 형국이다. 일찍이 ‘공약파기기류’를 눈치 챈 일부 지자체는 재빠른 유치활동에 나선 한편 ‘설마?’하던 지자체들마저 경쟁대열에 합류하면서 유치열기가 급 가열중인 실정이다. 특히 영남권이 제일 발 빠르게 대응중이다. 대구·울산·경북은 벌써 지난달 30일 실무추진단을 구성한데 이어 지난 11일 대구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공동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전선구축을 이미 마무리했다.
지자체들의 경쟁전선형성과 별개로 정치권 공방도 현재 가열중이다.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미칠 파장 및 손익계산 등 나름의 셈법에 분주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충청권 유치를 거듭 강조하면서 “날치기 ‘형님예산’에 이어 ‘날치기 과학벨트’가 염려 된다”며 이상득 의원을 타깃으로 삼았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0일 고위정책회의 석상에서 “날치기로 ‘형님예산’을 확보한 이 의원이 ‘왜 경북엔 (과학벨트를) 못 가져가느냐’고 나서고 있다”며 “‘형님, 이제 그만 가져가셔도 됩니다’ 이게 국민목소리”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충청기반의 자유선진당도 ‘충청유치’에 가세했다.
특히 여권 내에서 조차 우려 및 견제 목소리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주장중인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21일 이상득 의원의 영남권 유치 움직임과 관련해 “자연스런 것으로 봐야한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이 의원이 과학벨트의 영남권 유치를 포기해주면 대통령으로서는 편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또 나경원 최고위원 역시 20일 “지난 대선, (지난해 6·2)재보선 에서도 충청권에 유치한다는 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며 “충청권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당의 입장이 변하지 않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모습”이라고 우려를 우회했다. 여기에 서병수, 박성효 최고위원도 ‘충청유치’에 가세한 상태다.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촉발된 과학벨트 입지선정 향배가 정가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현재 행로가 주목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등도 마찬가지다. 대형 국책사업향배가 새해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정치권 제반이 ‘국책사업 회오리’에 휩싸인 형국이다. 여야 및 각 지자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 미묘하게 얽힌 가운데 제반 향배는 내년 선거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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