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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없는 국책 사업 과학벨트혈전 '폭풍!'

충청권 배수진 영남권 TK(포항) 전력투구 입지향배 정국격랑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05/03 [18:44]
또 전쟁이다. 이번엔 과학벨트다. 이 좁은 땅에 도통 전쟁이 끊이질 않는다. 대상이 타국도 아닌데다 공적명분조차 이미 훼손됐다. 정치부재로 대한민국이 사분오열돼 연신 들끓고 있다. 국책사업표류로 국론분열과 지역갈등 및 대립구도에 팽창 열이 더해져 폭발일보 직전이다. 주범은 mb위약-당정청의 '갈 之' 행보다.
 
영남권을 강타한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이다. '3조5천억'을 둘러싼 또 다른 총성 없는 전쟁이다. 조만간 또 한 쪽은 웃고, 다른 한 쪽은 울어야 할 판이다. 정부 vs 지자체, 정치권 vs 정치권, 지자체 vs 지자체간 헤게모니 쟁탈전 속에 최종승자는 누가 될까. 세종시에 이어 재차 '동네 북'으로 전락한 충청권은 아예 배수진을 쳤다. 이에 영호남이 가세한 채 사활 건 유치전투가 본격화됐다.
 
▲     © 브레이크뉴스
현재 입지후보지가 전국 10개지로 추려지면서 세종시가 제외돼 충청권이 극력 반발 중이다. 영호남과 희비가 갈렸다. 영남권은 대구·포항·부산·울산·창원 등 5곳이나 포함돼 표정관리모드에 들어갔다. 반면 충청권은 대전-충남-충북에 각각 1곳씩 포함됐으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교과부에 평가점수 공개를 요구 중이나 묵묵부답이다. 어쨌든 논란의 주테마였던 핵심시설 중 기초과학연구원의 충청-영남-호남 등 분산 배치의 '삼각벨트'는 현실화될 조짐이다.
 
사실 분산배치의 법적하자는 없다.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특별법에 따르면 과학벨트 구성요소별, 구성요소 간 입지규정이 없다. 대형기초연구시설의 설치를 규정한 제27조 1항과 제14~26조가 받친다. 다만 제 9조에서 지역 간 갈등-대립 씨앗이 싹틀 여건이 조성돼 있다. 그래서 mb가 "과학벨트는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공정히 진행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 것이다.
 
문제는 해법이 여전히 요원한 점이다. 향배역시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해당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복마전처럼 얽힌 데다 중앙-지방 간 엇갈린 경제논리 및 시각도 일조한다. 키를 쥔 '청와대(mb)' 역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다. 청와대는 신공항 때처럼 재차 정부(교과부)와 과학벨트위에 책임을 전가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당초 논란의 불씨는 mb-한나라당이 제공한 채 틈새에 낀 정부가 눈치를 보며 갈팡질팡한 탓이다.
 
현 분산배치논란의 핵심테마는 충청권이 '포항배치-형님벨트' 의혹시각을 거두지 않는데 있다. 최근 정부는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를 당초 1백만 평에서 절반인 50만 평으로 축소했다. 입지평가대상 원칙을 바꾸면서 축소해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tk(대구·경북)에서 신청한 예정거점지구가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207㎢(62만7천평)다. 정부의 당초 구상엔 거점지구 1백만 평 부지에 3조5천억을 투자해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이외에 융복합연구센터, 국제과학대학원이 핵심시설이었으나 현재론 언급조차 없다.
 
충청권이 정부의 거점지구 주요기능 분산의도를 의심하는 배경이다. 세종시 수정안의 과학벨트 거점지구는 1백만 평이었다. 충청권은 비즈니스 기능이 빠진 '절름발이 벨트'로 전락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하지만 포항 쪽은 정치논리가 아닌 정주요건과 연구 환경 등 우세를 내걸고 있다. 동해안 권(경주·포항)이 역사와 문화기반이 잘 갖춰진데다 해양 및 자연환경 등 휴양정주여건이 뛰어나단 논리다. 또 연구개발 인프라의 탁월성을 들고 있다.
 
현재 3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운영되고 있는데다 4세대는 현재 건립중이다. 또 경주 양성자 가속기가 현재 거의 완공단계다. 여기에 중이온 가속기까지 들어오면 세계에서 유일한 3개 가속기 집적장소가 된다. 연구기관도 지능로봇 연구소, 나노기술집적 센터, 산업과학기술연구원(rist) 등 58개가 있다. 아태이론물리센터 등 국제교류를 위한 기반연구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여기다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유일한 노벨상 사관학교라 불리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포항에 있는 점 등을 내건다.
 
또 주변 도시와 산업 환경 입지가 유리한 점도 내세운다. 철강·소재 산업의 포항과 it·전자 산업의 구미, 섬유·기계 산업의 대구, 자동차·화학·기계 산업의 울산 등 기존 주력산업도시와 인접한 환경을 강조한다. 주변도시와 연계해 지식기반 화, 구조고도화로 부가가치 창출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대덕단지의 경우 지난 40년간 30조가 투자되었고, 국가연구계발예산의 70%이상을 가져갔으나 산업융합부족으로 부가가치창출이 적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충청권 대응논리도 만만찮다. 역사와 문화기반이 잘 갖춰진 정주요건 및 연구 환경을 내건다. 전국 어느 곳이나 2시간 이내 가능한 문화시설 접근성도 내건다. 또 수많은 벤처기업과 중견기업 연구소 등에 대전에서 특허로 창출한 국부는 340조가 넘는 점을 자랑한다. 주변 도시와 산업 환경도 입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세종시 주변 대전 대덕연구단지, 오송-오창 생명과학단지, 서산 석유화학단지, 천안,아산 공업단지, 포항보다 가까운 경북 구미, 상주 등 경북 권, 군산,익산 새만금 등 전북 권은 물론 수도권산업단지와도 연계되는 등 파급효과가 큰 점을 내건다. 호남권은 '광주-대구-대전 삼각벨트론'을 대안으로 내건 채 지반안정성과 연구기반 구축완료 등을 장점으로 내걸고 있다.
 
뭣보다 각 지자체 논리를 떠나 사실상 주인공인 과학기술계 입장이 주요 시사점을 던진다. 핵심테마는 가속기와 연구원, 연구원들이 정주할 도시 등이 최대한 인접한 채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이온가속기-연구원 분리에 대체적으로 난색을 표명한다. 실제 과학벨트의 근본취지도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기술인재들이 한곳에 모여 맘껏 연구하며 살고 싶은 창조적 연구 환경을 만들자는 데서 출발했다.
 
현재의 과학벨트논란-파열음 제공주범은 정치권 특히 여권 제반으로 볼 수 있다.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작금의 지역-정치적 논란을 적절히 예상치 못했다. 또 입지규정조차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과학벨트법이 입지규정에 대한 언급 없이 한나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조만간 향배가 가시권역에 들어올 것이나 배치구도를 떠나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당초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 적절히 배분해도, 한 쪽에 몰아줘도 이래저래 정국격랑은 불가피하다. 지켜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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