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국회를 중심으로 심심찮게 회자되는 얘기들이다. 현역의원들이 모였다 하면 단연코 화제중심은 내년 4·11총선공천향배로 귀결된다. 19대 총선을 아직 8개월여 앞두고 있으나 ‘총선물갈이론’이 벌써 여의도 정가를 엄습한 채 초미 관심사로 부상한 형국이다.
|
친朴계 유승민 최고위원이 최근 ‘일부지역 현역물갈이 불가피론’을 부쩍 역설 중인 게 반증한다. 와중에 8일 <조선일보>의 유 최고위원 인터뷰 논란으로 여의도가 발칵 뒤집힌 게 단적인 예다. 여권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의 서울출마보도는 유 최고위원의 극구부인과 함께 한낱 해프닝으로 끝날 조짐이다.
현재 현역들의 최대화두도 단연코 ‘19대 금배지’다. ‘공천’ 얘기라면 한껏 예민한 채 귀를 쫑긋 세우는 게 다반사다. 그만큼 ‘19대 공천향배’는 현역들에게 최 첨예의 민감한 단상이다. 여당은 물론 차기전대를 앞둔 야당역시 실상은 별반 다르지 않은 양태다. 여야 현역들의 ‘19대 금배지’를 둘러싼 물밑 신경전이 사뭇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모두 공천권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표면적으론 ‘설마?’하며 애써 무덤덤한 양태이나 실상 물밑기류는 벌써 치열한 눈치전이 전개 중이다. 대외적으로 인기 높은 유력의원들은 그나마 안심모드를 띠나 중진급들이 고민이다. 하지만 초재선이라고 해서 또 결코 안심할 처지도 아니다. 지난 4·27재보선 참패를 기점으로 증폭중인 반여, 민심이반 기류 중심에 선 한나라당의 고민이 더 크다. ‘수도권궤멸론’에다 국책사업 u-턴에 따라 주 지지기반인 영남권과 캐스팅보트 격인 충청권마저 위태로워진 탓이다.
하지만 현역들의 ‘금배지 수성의지’는 결코 만만찮을 조짐이다. 늘 그랬듯 벌써 피 튀기는 혈전과 뒤따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달리 지도부 입장은 상반된다. 선수·나이 등을 떠나 총선경쟁력 및 생환가능성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내년 12월대선 8개월 전에 치를 4·11총선은 대선구도를 사전 가늠할 전초전 성격을 띠는 탓이다. 어느 쪽이든 총선에서 패할 시 뒤따를 대선이 위태롭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여야 모두 내년 총선에서 한판 사활을 건 ‘아마겟돈 혈전’을 벼르고 있으나 그 전에 내부교통정리가 관건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李계의 ‘친朴공천학살’로 한바탕 난리를 겪었다. 당시 공천에서 탈락한 친朴계 의원들 대부분은 생환해 그 후 재차 당에 복귀했다. 하지만 19대를 앞둔 현재 상황은 역전돼 이젠 친朴계가 ‘공천 키’를 쥔 형국이다. 물론 연합군인 당내 소장그룹과의 향후 데탕트 설정 및 깊이가 변수로 작용한다. 소장파들의 원칙마련·시스템화 주장 속에 중진들은 불안 속 적극대응기조를 보인다.
일단 한나라당은 지난 15대 총선공천 즉 ‘새 피 수혈’을 롤 모델로 삼는 분위기다. 15대 총선을 앞둔 지난 95년은 실제 현 정국과 흡사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정국주도권을 쥔 가운데 6·27지선에서 압승을 거둔 반면 신한국당은 연이어 터진 대형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또 여권은 그해 8월 ys측근인 서석재 총무처 장관이 전두환-노태우 4천억 대 비자금 보유설을 제기해 연말까지 내내 비자금 정국에 끌려 다녔다. 또 다음 해엔 장학로 대통령부속실장 수뢰사건까지 터지면서 한껏 궁지에 몰렸다.
당시 총선 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15대 총선에서 ‘1백석 확보’를 공언했으나 신한국당은 ‘개혁과 세대교체’ 명분 아래 과감한 외부 수혈 및 인물 경쟁력에 바탕을 둔 공천으로 결국 돌파구를 찾았다. ys와 대립했던 이회창 선진당대표 영입을 시작으로 좌파 정당 민중당 소속이던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지사와 안상수 전 대표, 홍 대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발탁했다.
또 상도동계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전국구 의원이었던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 종로에 투입됐고,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도 서울 서대문 을에 공천을 받았다. 이런 쇄신을 바탕으로 당시 신한국당은 지선참패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총선압승을 발판삼아 제1당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당시 영입을 주도했던 ys아들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경남 거제출마를 굳힌 채 최근 사무소개소식도 가진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홍 대표가 지난 6일 상도동 방문에서 언급한 ‘ys키즈’에 담긴 언중유골도 같은 맥락이다. 15대와 버금갈 대대적 인적쇄신으로 제1당 위치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함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소장파-중진들 간 공천신경전이 불붙었다. 소장파의 물갈이 필요성 제기 등 공세에 다선 중진 의원들이 방어 구도를 보인다. 문제는 새 지도부의 ‘공천쇄신’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방법론’이 쟁점이다.
홍 대표도 이미 ‘개혁공천, 이기는 공천’으로 현역물갈이를 예고했다. 다만 유 최고위원은 ‘원칙과 기준’, 소장파 남경필 최고위원은 ‘권력자에 의한 자의·인위적 물갈이가 아닌 시스템물갈이’를 주창 중이다. 물갈이엔 모두 공감하나 ‘방법, 폭’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향후 갈등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새 지도부에 맞서 당내 중진들도 마냥 당하지 만은 않겠다는 분위기다.
5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부산 영도)과 6선 무소속 박희태 국회의장(경남 양산), 정몽준 전 대표, 이상득 의원 등의 출마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4선급들은 불안감을 느낀 채 ‘좌불안석’이다. 현재 당내 4선은 이재오(서울 은평을), 김무성(부산 남구을), 김영선(경기 고양일산서구), 이윤성(인천 남동구갑),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 의원(대구 달서을) 등 13명에 이른다. 이중 박종근, 이해봉 의원 경우 지난 18대 총선당시 친朴계 공천학살로 아웃 후 재복귀란 한차례 고초를 겪은 바 있어 딜레마다.
민주당 경우 텃밭인 ‘호남물갈이’가 화두다. 자발적 탈 호남 기류 속에 정세균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의 분당이전으로 공석인 ‘서울 종로’를, 일부 중진급들도 수도권을 저울질 중이다. 당내 일부 다선 의원들이 호남기득권을 버리고 수도권 등으로 지역구를 옮겨 정치적 재도약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밖에 전남지역 중진 의원 1~2명도 수도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남기반 의원 30명 중 5선은 2명, 4선 1명, 3선 8명 등이다.
여야 공히 팽배한 물갈이론 속에 내부공천갈등은 필연으로 따를 전망이다. 총선공천권과 대권주자들 차기역학구도가 뒤엉킨 채 한바탕 피 튀기는 공천혈전과 거센 후폭풍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2월 대선에서 수성(여)-권토중래(야)를 놓고 전초전인 4월 총선에서 사활 건 진검승부를 통해 선 승기를 잡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총선패배는 곧 대선패배로 직결될 공산이 커진 탓이다. 현역들의 ‘금배지 열망’과 차기주자들 ‘대권 욕’의 접점이 교차되는 가운데 성공적 공천을 하는 쪽이 청와대 입성키를 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