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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원인파악은 뒷전으로 미룬 채 힘겨루기로 일관하면서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우려마저 불거지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의혹 사태는 '반 서민 친 권력' 함의를 띤 탓에 여론의 관심이 크게 쏠려있는 사안이다. 특히 내년 총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연루정황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될 경우 여야 어느 쪽이든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점점 여야 간 폭로-비방전으로 흐르는 국정조사가 사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 낼지 여부에 회의적 시각과 함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초입단계서 부터 상호 간 폭로전 및 고소고발 장으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현재 민주당 우제창 의원을 검찰에 고소했다. 우 의원이 지난 14일 '저축은행 불법 자금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흘러들어갔다'란 의혹을 제기한 게 명예훼손이란 이유에서다.
우 의원은 당시 국회기자회견을 통해 "이영수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24억을 받아 지난해 7·14 한나라당 전대 및 이번 7·4 전대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에 대한 증인 채택을 요청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 실명은 거론치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지난해와 올해 전대 출마인사를 바탕으로 홍준표 대표를 예의주시 중인 상황이다. '뉴한국의 힘' 대표인 이 전 위원장이 지난 전대와 이번 전대에서 홍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탓이다.
때문에 현재 정치권에선 이번 사건 중심인물이 홍 대표가 아니냐는 의혹이 급속도로 퍼져가면서 사실여부에 따라선 정치권 제반을 뒤흔들 거센 파란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 측은 이 씨가 전대에서 적극 지원해준 건 사실이나 '24억 수수는 거짓'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또 두 달 전 돌았던 황당한 내용에다 아무런 근거 없이 공세를 편 것이어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또 이 전 위원장 측도 홍 대표 측과 같은 입장으로 법적 대응 의사를 표한 바 있다.
한나라당도 당시 "민주당 국조 특위 위원들의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면책특권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근거 없는 명예훼손에 대해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현재 이 전 위원장은 사업차 미얀마를 방문 후 지난 15일 오전 입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와중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홍 대표의 모 일간지 여기자에 대한 폭언이 불거져 거센 논란이 일었다. 여론도마에 오른 홍 대표가 1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해당 언론사 기자에 공식사과했으나 논란은 좀체 숙지 않고 있다.
민주당 측이 16일에도 "즉각 대국민사과를 하라"고 홍 대표에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홍 대표가 한나라당 대표답게 또다시 여성에 대한 막말 배턴을 이어받았다"며 "안상수 전 대표의 '자연산' 발언에 이어 한나라당의 여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는 "폭로수도, 저격수를 해봤는데 저격수는 자기가 당할 각오를 해야한다"며 "그냥 기관단총 들고 아무나 맞으라는 식으로 쏘는 건 스나이퍼(저격수)가 아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이에 민주당 측도 물러서지 않은 채 팽팽한 대립을 견지 중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불법 자금이 한나라당 전대에 유입됐단) 제보가 사실이 아니라면 한나라당은 증인 채택을 거부할 게 아닌 당당히 고위 관계자를 특위에 출석시켜 사실 관계를 밝히면 된다"고 밝혔다. 우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전달 당사자가 최근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를 만났다"며 추가 폭로를 했다.
뭣보다 여야가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한 치 양보없는 줄다리기로 일관하면서 국조 일정도 늦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국정조사 특위회의가 파행을 겪은 가운데 다음 주 초 예정된 3차 회의 개최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점차 여야 간 폭로 및 비방전으로 흐르는 저축은행 비리의혹 국정조사가 사태 원인을 제대로 밝혀낼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우려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