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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국조특위 45일 ‘결과無, 용두사미’

포퓰리즘·여야 총·대선이해득실에 좌초 정관계로비 베일 속으로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08/13 [16:41]
‘반 서민 친 권력’ 함의를 띤 저축은행비리 의혹관련 국정조사가 아무 성과 없이 12일 막을 내렸다. 여야가 국회국정조사특위를 꾸려 내막·실체를 파헤치겠다고 한껏 공언 후 무려 45일을 소비했으나 결국 ‘용두사미’였다.
 
▲     ©브레이크뉴스
특히 핵심인 정·관계로비의혹 실체규명 경우 ‘몸통’은커녕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다. ‘포퓰리즘’에 갇힌 한마디로 ‘허탈, 자괴, 한계, 분노 등이 점철된 45일’이었다. 지켜보던 국민들 허탈감과 실망감역시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의’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재차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민의를 대변해야 할 여야국회의원들이 제 ‘책무’를 못한 채 오히려 정부 측에 책임을 전가하는 인상이 짙다. ‘판도라 상자’인지, ‘복마전’이 깔린 건지 증인채택조차 제대로 못한 채 어영부영 덮은 감도 없지 않다. 12일 국조특위 마지막 회의가 열린 국회본청 245실 풍경은 한 마디로 ‘정부에 대한 책임전가 장’이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국조특위는 이날 2백여 장의 국정조사결과보고서를 의결한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보고서엔 당초 국회가 약속했던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의혹규명도, 피해자 구제대책조차 담기지 않았다. 대체 지난 45일 간 여야가 한 일은 뭔가. 핵심증인 채택을 둘러싼 기 싸움과 이전투구, 상호책임전가가 전부였던 셈이다.
 
와중에 저축은행 피해자 예금보장 한도 6천만 원 증액에 따른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내년 19대 총선 PK(부산·경남)표심을 의식한 ‘선심성 조치’란 꼬리표도 따라 붙었다. 피해대책소위에서 논의되던 구제 안이 ‘표퓰리즘’ 논란을 불러온 탓도 있다.
 
소위는 당초 피해액 2억까지란 전액보상안을 만들었으나 ‘포퓰리즘’ 비판이 일자 재차 6천만 원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마저 정부의 강력반대에 부닥쳤다. 피해액은 법규상대로 5천만 원까지만 전액 보상하는 걸로 결론나면서 재차 원점으로 회귀됐다. 특위방안이 가시화될 때부터 이미 특혜논란이 제기됐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5천만 원을 예금보호한도로 규정하고 있다. 한데 특위가 내놓은 방안 인 ‘6천만 원까지 전액보상, 그 이상도 차등보상’은 예금자보호법을 무력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실발생 때마다 이런 식의 구제방안이 제시된다면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밖에 없다. 또 금융질서 근간마저 무너질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특위의원들 중 ‘경제통’도 유난히 많았는데도 굳이 무리수를 둔 점이다. 배경엔 내년 총선이 깔려있다. 부산저축은행사태 피해자는 부산지역에 집중돼 한나라당·정부에 대한 여론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대선 대비를 위해 피해자 구제에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들이 여야가 특혜성 대책마련에 의기투합한 배경이 된 셈이다.
 
더욱이 국조특위는 피해보상안으로 금감원건물 매각 후 자금마련, 저축은행 특수목적법인(SPC) 사업의 공기업 인수, 압류된 부산저축은행의 고가미술품 정부매입 등 갖은 대체 안을 내놓은 채 탁상공론만 벌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퓰리즘적 사고란 지적을 받는 등 어설픈 행보를 보였다.
 
또 법안심사권한이 없음에도 피해자구제 특별법제정까지 추진했다가 호된 비판여론이 일자 포기했다. 특위가 피해보상기준을 놓고 ‘갈 之’ 행보를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됐다. 특히 노심초사하는 피해자들에게 헛된 기대만 갖게 했다. 와중에 또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했다. ‘포퓰리즘’ 지적이 잇따르자 여야지도부에 ‘법률피해보상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한마디로 내년 총선역풍을 우려한 ‘면피행보’에 치중한 셈이다.
 
특위가 포퓰리즘 논란에 갈팡질팡한 데다 여야 간 신경전까지 가세되면서 단 한차례 청문회조차 열어보지 못한 채 대충 막을 내린 셈이다. 기껏 내놓은 건 “저축은행사태가 전·현 정부의 총체적 정책감독부실에 있다”란 지극히 원론적 수준의, 있으나 마나한 2백여 장의 보고서가 전부였다.
 
국회가 검찰의 저축은행수사를 ‘부실수사’로 비난하면서 특위를 만들었는데 정작 자신들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편법적 피해보상을 졸속추진하다 여론역풍을 받고 뒤로 후퇴하는 모습만 보였다. 결과물로 보면 지난 45일 간 일정이 너무 길다. 국조특위가 정부반대와 여론-총선 등 여파에 휘둘린 채 이리저리 손익계산을 따지면서 ‘갈 之(지)’행보에 치중한 탓이다.
 
특히 문제는 향후 피해자 구제책 가능성이 희박한 점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부실저축은행 예금주 피해를 보상할 대안이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대신 저축은행을 상대로 최대한 환수조치 후 피해자들 소송 때 비용지원방침을 밝혔다. 피해자들에 대한 생계비 대출 및 취업알선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피해자 구제책은 그 선에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저축은행사태를 ‘원죄론’ 관점에서 보면 검찰-정부-국회 모두에 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방만 경영 및 각종 비리를 자행한 저축은행 경영진과 관리감독부실 당사자인 금융 감독당국에 있다. 하지만 뒤따른 검찰수사도 부실논란에 휩싸였다. 그럼 국회라도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무성과, 용두사미’로 마무리 됐다. 특히 재발방지 차원의 근본대책조차 마련 못했다.
 
결국 검찰의 부실수사와 국조특위의 부실한 활동, 정부의 무대책 등으로 이번 사태가 아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선의의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린 셈이 됐다.
 
국조특위 정두언 위원장은 종결 후 자신의 트위터에 “정·관계 로비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고 피해자구제책도 현실적 장벽으로 미진한 결론이 나왔다”며 “큰 성과 없이 끝나게 돼 역부족을 느끼며 면목 없다. 책임져야 할 정부 당국자들이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는 게 분통 터진다”고 적었다. 하지만 피날레 무대를 지켜 본 국민들과 피해당사자들에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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