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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태풍-용두사미 그친 ‘韓쇄신風’

安風위기감 거센 쇄신구호 ‘현 체제 유지’ 용두사미 총·대선 적신호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1/11/30 [14:12]
“죽으려 작정한 집단 같다” “역시 한나라당” “일(日)을 강타한 쓰나미가 시속 7백 킬로로 돌진하는데도 아무도 위력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지금 바로 그 꼴”
 
지난 29일 무려 10여 시간 동안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된 한나라당 쇄신 연찬회 후 쏟아진 갖은 탄식 중 핵심테마다. 한나라당 쇄신이 당초 구호와 기치는 요란했으나 결국 ‘용두사미’격으로 마무리됐다. 예상대로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 2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쇄신 연찬회     © 브레이크뉴스
이날 긴 시간 갖은 논란을 벌였으나 결국 ‘홍준표 재신임-정책 쇄신’이란 어정쩡한 결론으로 갈무리됐다. 홍준표 대표가 예기치 않게 ‘배수진 격 승부수(박 전 대표가 당대표를 맡으면 물러나겠다)’를 던진 가운데 ‘박근혜 조기등판’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했으나 결론은 ‘무(無)’였다. 특히 일부 쇄신파는 ‘MB와 결별’ 등 핵심을 건드렸으나 돌아온 반응은 심드렁했다.
 
소속 현역 156명을 포함해 217명의 원내외 당협위원장이 모여 거의 하루 내내 ‘마라톤 토론’을 벌였으나 결론은 ‘현 체제 그대로’에 방점을 찍었다. 오후 2시10분부터 밤 11시30 까지 진행된 연찬회에서 정두언 의원 등 쇄신파 상당수는 홍준표 대표 등 현 지도부 유지 후 정책쇄신을 한들 국민들에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지도부 교체를 강력 촉구했다.
 
또 일부는 조기전대개최 등을 통한 재창당, 당명개정 등 ‘전면 밭갈이’를 주장했으나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을 우려했던 친朴계와 당권파의 ‘벽(지도부 교체가 능사 아냐)’에 부닥쳐 좌절을 맛봐야 했다. 당 대주주인 박 전 대표를 업고 당내 주류로 우뚝 선 친朴계가 반대 입장(朴의 조기 지도부 복귀)을 표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 10·26서울시장보선 패배 후 한 달여를 끈 한나라당의 쇄신진통 결과는 ‘제로’란 게 대체적 평가다. 국민들 앞에 쇄신해서 변하겠다고 목청을 높였으나 외형적으로 변한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뼈를 깎는 자성·혁신을 요구하는 민의의 ‘레드카드’를 아직 제대로 인식 못하는 반증이다. 이대로 라면 내년 총·대선 모두 ‘적신호’가 켜질 공산이 커졌다. 외견상 쇄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분열의 1차 위기는 가까스로 넘긴 듯 하나 곧 닥칠 내년 총선공천과정에서 2차 위기가 불거질 공산이 크다.
 
당장 정두언 의원은 30일 거세게 반발하며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날 모 종교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안철수 신당 창당 시 갈 여권 의원들이 있을 것’이라며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향후 불거진 정계개편 및 이합집산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분열을 단언하고 나섰다.
 
그는 “현 지도부 그대로 가서는 총선 때 다 죽고, 총선에 지면 대선도 어렵다”며 ‘쇄신시도가 계속 좌절되면 한나라당에 있어야 되나 고민 되겠다’는 질의에 “물론이다. 국민 전체가 그런 평가를 내리고 심판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해 파문을 예고했다.
 
그는 전날 밤에도 자신의 트위터 글을 통해 “한나라당 연찬회 도중 어느 의원이 보내온 문자를 소개하면. ‘근데 오늘 연찬회를 지켜보면서 아 드디어 한나라당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라며 향후 닥칠 한나라당의 파국을 우회했다.
 
쇄신 연찬회를 지켜 본 대체적 여론기류도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질 것” “현 체제 유지로 결론 내린 한나라당은 죽으려 작정한 집단 같다”는 등 우려와 실망 등으로 점철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박 전 대표가 현 정책쇄신기조를 고수하며 ‘결단’을 늦출 경우 홍 대표 체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나라당 정책기류는 박 전 대표의 차기스텝과 축을 같이 하고 있는데다 내년 총선공천을 염두 하면 미래권력인 그와 친朴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현역들이 간과하는 건 당내 리트머스시험대를 통과한 들 내년 4월 총선 현장에서 생환을 담보할 수 없는 데 있다.
 
‘여권 또는 기성정치권, 이대론 안 된다’란 민의의 우려 및 분노기류가 ‘安風’에 함의돼 내년 총·대선을 향해 가속기류를 단 채 이미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적신호도 곧 켜질 공산이 커졌다. 조만간 내년 총선공천논의가 본격화되면 화두로 부상한 ‘공천물갈이’ 쓰나미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는 작금의 지도부 교체를 넘는 메가톤급 이슈인 탓이다.
 
‘자업자득’으로 초래한 현 극한 위기를 큰 자성이나 위기감 없이 받아들이는 집권여당의 여전한 ‘동상이몽’이 우려와 조소를 사고 있다. 자신들을 타깃으로 허공을 가로지르고 있는 ‘安風’에 초토화될 공산을 스스로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허리케인이 집안을 통째로 삼키려고 하는데도 아직 우린 집안싸움 하느라 여념 없다. 이럴 거면 다 죽는 수밖에 없다”는 한 쇄신파 의원의 비관어린 탄식은 한나라당이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직시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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