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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표현이 안 되는 아이들의 분노표현의 주된 수단은 물기다. 자신을 무는 자해행동이거나 혹은 남을 물어버리는 행동이 가장 손쉬운 그들의 분노표현이다. 이는 가장 쉽게 할 수 있으면서 자신의 정서를 확실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강력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해행동이나 남을 공격하는 분노표현은 처음 보였을 때 어른이 강력하게 제지하면서 주의를 주어야 한다. 우선 재빨리 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엄한 얼굴로 “안 돼” 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아이의 행동이 일단 진정이 되면 아이의 눈과 높이를 맞춰 어른을 쳐다보게 한후 “무는 것은 안돼” 라고 말한다. 이때 너무 긴 문장이나 설명식의 훈계보다는 안되는 행동에 대한 것만 짧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 점차적으로 언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분노에 대한 적절한 표현이나 행동을 하면 칭찬해 주는 것이 좋다.
언어표현이 가능하고 글쓰기가 가능한 초등학교의 아이들이라면 자기조절 전략을 써보는것도 좋다. 분노라는 정서를 자신이 알아차리는지, 그리고 자신의 정서를 인식했다면 그것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아동과 함께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나 분노를 아이에게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화를 느낄만한 상황에서 화를 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다만 화나 분노가 났다는 것을 자신이 느끼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을 하고 적절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다. 어려서부터 화내는 것을 허락받지 못하거나 억누르게만 한 아이는 대부분 자신을 자해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꾸지람을 듣거나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지 못해 억울함을 느낄 때 자신의 얼굴을 긁거나 머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는 행동이 그 예이다. 이때 아이에게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화를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혹은 자신의 몸이 다치지 않는 형태로 표현해 보도록 격려하는 것이 좋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와 함께 화가 나거나 분노가 일어날 때의 경우를 적어보도록 한다. 어떤 경우에 느끼는 감정이 분노인지 자신의 정서를 들여다보는 단계이다. 자신의 정서를 알고 있는 경우는 모르고 있는 것보다 정서를 조절하기가 더 수월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정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분노를 일으킨 사건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더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의 정서를 인식하는 단계를 거치고 나서, 이런 감정 상태일 때 자신이 가장 손쉽고 효과있게 조절할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지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이다. 화가 나려하거나 분노가 느껴지면 조용히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를 떠나 혼자 있는 장소로 간다던지, 길을 십여 분 열심히 걷는 다든지, 자신의 방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듣는 것, 큰 전지에 부드러운 크레파스로 무작정 그림을 그려서 마음을 가라앉힌 다든지, 심호흡을 크게 다섯 번 하던지, 혹은 방에 있는 베개나 부드러운 인형 등을 세게 두드린다든지의 표출법을 찾는 것이다. 또는 아동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빨리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물건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인형, 카드, 장난감 등을 보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사진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 방법은 아동이 되도록 스스로 생각해서 그 목록을 만들도록 하고, 아이가 화가 났을 때 자신이 적어두었던 목록의 행동을 통해서 화를 조절하거나 표현했다면 어른은 그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칭찬을 통해 아이가 성숙하게 분노를 표현해 나가도록 도와야 한다.
또 부적절하게 분노를 표현했다면 그 감정이 가라앉은 후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분노공책을 써보도록 지도한다. 분노공책에는 1. 분노를 느낀 상황에 대해 쓰도록 하고, 2. 그 분노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쓰고, 3. 그 분노표현은 자신 혹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는지 4. 분노표현이 적절했다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쓰도록 하고 적절치 못했다면 다음에 그런 상황일 때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것인지를 스스로 써보도록 한다.
이런 분노공책의 기록은 아동이 자신의 행동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그 분노의 감정이 그 상황에 적절했는지, 그리고 또 사회에 용납되는 형태로 표현했는지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서 아이는 정서표현에 성숙해져 가고 또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고 관리하는데 있어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분노는 어른도 다루기 힘든 감정이다. 아이가 화나 분노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했을 때 무조건 비난하고 화를 내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여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일 것이다. nakupenda@hanmail.net
* 필자/허은정: 아이들 세상의원 행동치료사, 남서울대 연구교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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