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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한국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칼럼, 투데이스케치>2012년 프로야구,7백만 관중시대 열고 막내려

정라곤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2/11/02 [13:02]
11월이 시작된 첫날, 잠실벌의 밤하늘에 폭죽이 끊임없이 쏘아져 올랐다. 야구장 관중들이 찬란한 모습으로 명멸하는 불꽃을 쳐다보는 그 모습에서 한 시즌 뜨거웠던 프로야구를 기억해본다. 그라운드를 달구었던 관중들과 선수들, 감독이나 스텝진의 열정! 타자가 안타를 치면 관중들은 환호했고, 어쩌다 홈런이 터질 때 그 함성은 공을 따라 담장을 넘었다. 프로야구가 성공을 거둔 것은 선수나 구단만의 노력이 아니라 많은 팬들의 열렬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올 시즌은 삼성 라이온즈가 움켜잡았다. 팀마다 133경기를 치루는 페난트레이스에서 삼성이 1위를 하였고, 4선승제(先勝制)로 치루는 한국시리즈에서도 SK 와이번즈를 종합전적 4대2로 꺾었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 기쁨은 응당 삼성구단 과 선수, 팬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준우승팀 SK를 비롯해 플레이오프전이나 준 플레이오프전에서 활약한 두산, 롯데 선수들, 그리고 최선을 다해 뛰어준 나머지 프로선수들의 차지이기도 하다.
▲ 정라곤     ©브레이크뉴스

1981년 프로야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비방적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직 당시에 국민적 관심사를 정치나 시국적 현안(懸案)에 두지 않고 바깥으로 눈 돌리게 하기 위하여 프로야구를 만들었다고 하는 풍문까지 나돌았다. 그때는 서슬 시퍼런 군부(軍府)하에 있을 때니까 그런 말이 나왔을법했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가 생긴 게 1936년도이고, 미국 프로구단은 1866년도에 창단되었으니까 일본, 미국의 스포츠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의 시작은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전에도 고교야구는 인기절정에 있었다. 특히 청룡기대회나 황금사자기대회가 열리는 시기에는 전국 어디서든 텔레비전 앞에 모여앉아 응원을 했다. 그 당시 이름난 선수들을 꼽아보면 백인천 선수나, 김시진, 최동원, 장효조, 이만수, 김성한, 박노준, 양준혁 선수 등이고, 이들은 프로야구에서도 출중한 실력으로써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기선수였다. 다만 최동원 선수, 장효조 선수 같은 스타플레이들이 타계하여 그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프로야구단은 지역 연고로 인해 초창기 때 펜들은 거의가 자기 출신지역 팀을 응원했다. 그래서 서울 연고인 MBC청룡은 서울사람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였고, 롯데자이언츠는 부산, 경남 사람들이 해태타이거즈는 광주, 전남 대체적으로 이런 등식이었다. 좁은 나라에서 지역주의가 프로야구에서도 나타나 문제인 듯하더니만 햇수를 거듭할수록 챔피언을 한 프로구단이 많다보니 그 색깔은 차차 엷어지고 유명선수나 명감독을 따라 응원하는 프로팀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든 운동경기는 공정한 룰 속에서 선수들이 정당당당하게 시합을 펼쳐진다. 프로야구도 열심히 준비하고 땀 흘리면서 최선을 다한 팀이 승리하게 마련이다. 결국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의 챔피언이 되었지만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전적이 2대 2가 되어 잠실야구장으로 자리를 옮긴 5차전에서 승패의 갈림길이고 분수령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SK에게 2대 1로 이겼지만 내용상으로  SK가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작은 실수로 승리를 헌납하였으니 이만수 감독이 지고 난 그 날 밤에 잠을 못 이루었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어쨌든 삼성 라이온즈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류중일 감독은 “올해도 우승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나는 운 좋은 사나이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 공로를 특히 나이가 많으면서도 리더해준 진갑용ㆍ이승엽ㆍ정현욱 등 포지션별 고참선수라 겸손해했다. 그는 작년에 감독을 맡고 팀을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으니까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초짜 감독으로서 ‘소통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야구’를 펼치며 최선을 다한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해 홈런 30개를 터트리며 홈런왕에 올랐던 최형우 선수가 패난트레이스 내내 부진해도 끊임없는 신뢰를 보이면서 다독거렸다. 또 시즌 동안 잘 나가던 박석민 선수가 막판 부상으로 인해 한국시리즈에 들어서서 4차전까지 극도로 부진해도 믿고 중심타자로 기용하였다. 그 결과 최형우 선수는 2차전에서 만루 홈런을 치는 등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렸고, 박석민 선수마저 6차전에서 선제 2점 홈런으로 승리를 이끌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와 같이 프로의 세계에서도 감독과 선수들간의 믿음은 서로를 끌어올리는 윈윈(Win-Win)전략으로 통했다.
 
이제 2012년도 프로야구 시즌은 모두 끝났고 관중들은 내년을 기대하고 선수들은 더 멋진 플레이를 다짐할 것이다.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700만 관중시대’의 겉모습보다 그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로 야구인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아시아지역에서 우승하고 미국 프로선수들과 겨뤄도 손색없을 정도인데 인프라시설이 열악하다. 아직 돔구장이 없고 관중을 위한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며 감독 임기는 있으나마나 구단은 시즌 중에도 수시 경질시킨다.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개선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뜻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프로야구가 시작되던 1981년 당시에 코흘리개 초등학생들이 어느덧 성장하여 40대 초반이 되도록 오랜 세월동안 국민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했다. 여기에 보답하여 챔피언팀의 감사 멘트는 가슴에 새겨볼만하다. “오늘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던 건/ 우리를 바라보는 팬들의 진지한 눈빛이었습니다./ 이 작은 공에 팬들의 열망이 담겨져 있다는 걸 알았기에/ 우리는 매 순간, 혼신의 힘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끝까지 믿고, 기다리고,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우승의 영광을 돌립니다.”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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