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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로 엄청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사퇴요구가 개신교계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개신교 목회자들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는 다음달 16일부터 성탄절까지 열흘 간 서울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금식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목정평 상임의장인 정태효 목사는 지난 23일 모 종교시사프로에 출연해 대통령 퇴진요구 이유와 관련해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기반에 올라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며 “그간 싸우며 이뤄왔던 민주적 토대들이 무너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소속 목회자들 모두 강하게 품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신도 단체인 ‘정의평화기독인연대’ 역시 다음 달 첫째 주 시국기도회를 주최키로 한 가운데 목평정 등 개신교 목회자와 평신도 모임들은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공동행동을 모색할 예정이다. 청와대 등 여권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천주교사제단은 지난 18대 대선을 국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규정하면서 진상규명 및 박 대통령 하야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와중에 박창신 신부가 한 시국미사강론 내용이 문제돼 보수단체-가톨릭, 보수-진보 간 대립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서울명동성당 앞에서 정의구현사제단 해산촉구집회를 열었고, 한 60대 남성은 명동성당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전화를 걸기도 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등 여타 보수시민단체들 역시 일제히 성명을 내고 사제단의 사과 및 발언취소를 요구했다. 반면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종교인의 충정어린 발언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정치참여는 평신도의 소명이나 사제 개입은 안 된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74년 9월 결성 후 한국 민주화역사의 중심에 서왔다.
유신헌법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무효화운동 등으로 유신체제에 정면으로 맞섰다. 또 지난 1987년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전두환 독재정권의 막을 내리는 6월 민주항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난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폭로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 시국미사 등 그간 각종 사회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주교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비공식단체로 천주교의 공식입장을 대변하진 않는다.
현 국면에서 우려되는 건 정치블랙홀이 된 국정원 논란이 자칫 정치권-종교계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까지 비화돼 치닫고 있는 데 있다. 가뜩이나 정치권이 극한 대치중인 상황에서 미칠 파장 역시 클 전망이다.
역대 정권에서 종교계의 참여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여론에 미칠 영향도 컸다. 청와대의 반발에 이어 새누리당 역시 ‘(시국미사는) 일부 극소수 사제의 일탈행위’라며 전체 종교계와 분리시키며 사태 확산차단에 나서고 있다.
또 민주당과 신 야권연대를 향해서도 ‘사제들 입을 빌린 대선불복’을 경고하며 날을 세우고 있으나 개신교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이면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재 민주당은 “연평도 포격과 NLL인식은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자초한 일”이라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수용을 거듭 촉구중이다.
그러나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될 조짐인 현 국면 역시 만만찮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특검 무용론은 그대로인데다 당장 25일 국회본회의에서 예상되는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직권상정 및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사퇴 등을 놓고 여야충돌은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정교(政敎)갈등까지 첨가되면서 연말정국이 시계제로의 안개 속에 빠질 공산이 커져 우려를 드리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