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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정쟁 종교계 가세 전운 ‘시계제로’

정의구현사제단 이어 개신교 일각 대통령 사퇴요구기도회 계획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3/11/25 [10:03]
연말정국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기존 청와대·여-야 간 국정원 대선개입의혹 정쟁에 종교계까지 가세한 탓이다. 가톨릭 일각에서 시작된 불법대선규탄 및 대통령 사퇴촉구움직임이 개신교계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여권이 긴장하는 형국이다.
 
▲국정원     ©김상문 기자
종교계의 시국참여에 긴장한 여권이 연일 맹공의 반격에 나선 가운데 국정원 논란이 정치권-종교계간 갈등으로 비화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주부터 국회 새해예산안 심의 및 각 상임위별 법안심사가 시작되지만 특검갈등에 종교계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연말정국이 시계제로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지난 22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로 엄청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사퇴요구가 개신교계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개신교 목회자들 모임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이하 목정평)는 다음달 16일부터 성탄절까지 열흘 간 서울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금식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목정평 상임의장인 정태효 목사는 지난 23일 모 종교시사프로에 출연해 대통령 퇴진요구 이유와 관련해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기반에 올라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며 “그간 싸우며 이뤄왔던 민주적 토대들이 무너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소속 목회자들 모두 강하게 품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신도 단체인 ‘정의평화기독인연대’ 역시 다음 달 첫째 주 시국기도회를 주최키로 한 가운데 목평정 등 개신교 목회자와 평신도 모임들은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공동행동을 모색할 예정이다. 청와대 등 여권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천주교사제단은 지난 18대 대선을 국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규정하면서 진상규명 및 박 대통령 하야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와중에 박창신 신부가 한 시국미사강론 내용이 문제돼 보수단체-가톨릭, 보수-진보 간 대립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서울명동성당 앞에서 정의구현사제단 해산촉구집회를 열었고, 한 60대 남성은 명동성당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전화를 걸기도 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등 여타 보수시민단체들 역시 일제히 성명을 내고 사제단의 사과 및 발언취소를 요구했다. 반면 참여연대 등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은 종교인의 충정어린 발언을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정치참여는 평신도의 소명이나 사제 개입은 안 된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74년 9월 결성 후 한국 민주화역사의 중심에 서왔다.
 
유신헌법 반대운동과 긴급조치 무효화운동 등으로 유신체제에 정면으로 맞섰다. 또 지난 1987년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해 전두환 독재정권의 막을 내리는 6월 민주항쟁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후에도 지난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조성의혹 사건폭로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요구 시국미사 등 그간 각종 사회현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주교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비공식단체로 천주교의 공식입장을 대변하진 않는다.
 
현 국면에서 우려되는 건 정치블랙홀이 된 국정원 논란이 자칫 정치권-종교계 간 정면충돌 양상으로 까지 비화돼 치닫고 있는 데 있다. 가뜩이나 정치권이 극한 대치중인 상황에서 미칠 파장 역시 클 전망이다.
 
역대 정권에서 종교계의 참여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여론에 미칠 영향도 컸다. 청와대의 반발에 이어 새누리당 역시 ‘(시국미사는) 일부 극소수 사제의 일탈행위’라며 전체 종교계와 분리시키며 사태 확산차단에 나서고 있다.

또 민주당과 신 야권연대를 향해서도 ‘사제들 입을 빌린 대선불복’을 경고하며 날을 세우고 있으나 개신교까지 가세할 조짐을 보이면서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재 민주당은 “연평도 포격과 NLL인식은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당이 자초한 일”이라며 국가기관 대선개입 특검수용을 거듭 촉구중이다.
 
그러나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될 조짐인 현 국면 역시 만만찮은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특검 무용론은 그대로인데다 당장 25일 국회본회의에서 예상되는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직권상정 및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사퇴 등을 놓고 여야충돌은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정교(政敎)갈등까지 첨가되면서 연말정국이 시계제로의 안개 속에 빠질 공산이 커져 우려를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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