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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 끓는 소리와 함께 지표면 틈 사이로 수증기가 한가득 피어오르는 진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일본 내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나가사키 운젠 지옥에 도달하면 진한 유황냄새가 관광객들을 먼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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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젠 지옥은 천주교도에겐 실제로‘지옥’이었던 아픈 역사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일본 중앙 정부가 천주교도를 박해하던 17세기에는 개종을 거부한 천주교도들을 붙잡아다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는 운젠 지옥에 눕히는 등 갖은 고문을 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운젠 지옥 한켠에는 순교한 천주교 선교인과 신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탑도 조그맣게 마련돼 있다.
운젠 지옥 주변 료칸(일본 전통숙박시설)에 투숙하면 운젠 지옥의 온천을 즐길 수도 있다. 8가지 이상의 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운젠 지옥의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절로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피부가 보들보들 해지는 것은 보너스.
또한 료칸에서 저녁마다 제공되는 일본식 정식요리 가이세키도 즐겨보길 권한다. 깔끔하고 정갈한 일본 정통 음식을 먹고난 뒤, 온천에 몸을 담그면 천국이 따로 없다.
토석류가 휩쓸고 간 자리, 미즈나시 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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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는 환태평양지대에 위치해 화산의 분화나 지진이 많고 이에 따른 자연재해도 많다.
나가사키도 화산과 지진에서 예외일 수 없다. 나가사키에는 1991년 시작된 후켄다케산의 화산 폭발로 인해 쏟아져 내린 토석류에 파묻혔던 가옥 여러채를 그대로 보존해 관광특구로 지정해둔 미즈나시 혼진이라는 곳이 있다.
1993년 8월8일~14일 동안 토석류의 피해를 입은 가옥 11채를 그대로 보존해 놓은 곳으로, 화산 폭발 피해를 직접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경각심과 함께 방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옥들은 평균 2.8m가량 매몰돼 지붕만 덩그러니 남은 상태다.
원폭 피해 참상이 그대로..나가사키 평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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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8월 9일. 히로시마에 이어 두 번째로 원자폭탄이 일본에 투하된다. 원폭을 실은 B-29 폭격기 ‘벅스카’호의 공격 예정지는 당초 북규슈의 공업지대 고쿠라시였다. 하지만 당시 고쿠라시 상공은 궂은 날씨로 인해 시계가 좋지 않아, 벅스카호는 제 2목표였던 나가사키로 방향을 틀었다.
벅스카호는 미쓰비시 사의 대규모 병기제작 공장을 발견하고 원폭을 투하한다. 약 상공 약 500미터에서 폭발한 원폭은 하늘을 찢는듯한 강렬한 섬광과 함께 주변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나가사키는 원자폭탄이 투하된 도시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일본인들은 원폭이 떨어진 중심지를 비롯해 당시의 참혹한 참상을 그대로 보존해놓고 있었다.
나가사키 평화공원에 마련된 원폭피해 자료관에 가면 당시의 참상을 사진, 잔해, 원폭기록영화 등을 통해 생생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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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불짜리’ 나가사키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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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까지는 ‘로프웨이’라는 케이블카도 설치돼 있다.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나가사키의 야경도 일품이다.
연인들의 명소, 구라바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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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영국상인 토마스 블레이크 글로버를 기리기 위해 영국 상인들의 숙소가 몰려있던 곳을 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구라바엔에는 ‘하트스톤’의 전설도 존재한다. 하트모양의 돌을 스스로 찾아내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지거나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한다. 이로인해 많은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짬뽕과 카스텔라
먹거리도 여행의 일부분. 나가사키는 짬뽕과 카스텔라가 유명하다.
한입 베어물면 입안 가득 달콤함이 퍼지며 살살 녹는 카스텔라는 나가사키의 명물이다. 특히 나가사키 카스텔라의 촉촉함과 부드러움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로인해 카스텔라 종주국을 일본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카스텔라 파는 상점은 나가사키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에겐 하얀 라면(?)으로 잘 알려져 있는 ‘나가사키 짬뽕’도 놓칠 수 없는 음식이다. 나가사키 짬뽕에는 닭뼈나 돼지뼈를 장시간 고와 우린 뽀안 국물에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신치 중화가라 부르는 ‘나가사키 차이나타운’에 가면 나가사키 짬뽕을 먹을 수 있는데 일본 소주나 사케, 생맥주도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일본 속 유럽, 나가사키
나가사키는 바다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한국을 마주하고 있다는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서양 문물이 일찍부터 들어왔다. 이로인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배어 있었으며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했다.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서울 인천공항을 통해 나가사키 공항까지 1시간 20여분이면 오고갈 수 있어, 짧은 일정의 여행을 선호하는 직장인들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나가사키는 일본 열도 서쪽 끝에 위치해 있어 방사능 오염에 있어서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나가사키와 후쿠시마 원전간 직선거리는 약 1100km로, 부산-후쿠시마와의 직선거리 약 1140km와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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