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밝았지만 증폭되는 이념갈등으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어 우려가 크다. 여야의 대립구도가 국민들에까지 전이돼 보수-진보로 극적양분화 된 형국이다. 분열기류 속에 ‘국민대통합’은 요원해진 반면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절실해졌다.
통상 청와대를 정국컨트롤타워로 칭한다. 위임권력의 최상부란 상징성 하에 정치권-국민 제반을 아우른 채 갈등과 대립을 중간에서 조정하고 추스르는 기관의 상징성 때문이다. 하지만 현 국면은 객관적 중심을 견인할 컨트롤타워가 부재인 양태다.
‘국민대통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8대 대선 핵심구호로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며 지지층 배가에도 일조했다. 진영논리마저 뒤서게 한 이 슬로건은 오랜 시간 고착된 고질적 지역대립구도를 완화할 핵심매개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후 초반논란을 견인했던 인사파동을 비롯해 정부 핵심부처인선과 국정운영기조 등에서 투영됐듯 ‘엇박자’ 양태로 삐걱거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아직껏 이슈블랙홀로 작용 중인 국정원대선개입의혹과 이석기 파동 등을 불씨로 대한민국의 이념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정치권의 보수-진보 간 극적대립갈등 양상에 식상한 중도관망층 증가로 이어지는 단초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성격을 띤 6·4전국지방선거에서 표심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여야가 금번 지선에 사활을 건 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 국면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대립 및 갈등을 부추기는 사안들이 해가 바뀌어도 줄기는커녕 줄줄이 다. 지난 연말 정국을 달군 철도노조파업 사태가 극적 해결돼 겨우 한숨 돌리나 했더니 이번엔 한국사 교과서 및 의료민영화 논란이 가세해 재차 이념갈등으로 확전되고 있다.
새해벽두부터 정국이 재차 꼬이면서 갑오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정치권의 ‘마이웨이 식 그들만의 리그’가 ‘역지사지’ 단상을 아예 무색케 하고 있다. 집권 초반부터 꼬리표 마냥 붙은 불통논란에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신년기자회견이란 공식소통 구를 열었으나 기대에 못 미친 양태다.
모처럼 대통령이 공식소통에 나섰으나 오히려 여야 간 정쟁 및 이념갈등을 부추긴 결과를 초래해 아쉬움이 크다. 사람은 대개 자신의 관점과 잣대로 사안을 보고 결론도 유추한다. ‘유유상종, 초록은 동색’이듯 관점과 잣대가 다르면 소통과 화합은 어려워지고 결국 대립과 갈등으로 연계된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상존하는 게 사회다. 정치권 역할이 중요한 게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각기 다른 관점과 잣대를 객관적으로 조율해 공통담론을 견인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는 지속 ‘동상이몽’에 머문 채 요원한 희망사안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의 어젠다와 국민들 어젠다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오랜 시간 표류하고 있다.
여야로 갈린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이 꼭 국민들 의사와 일맥상통하지 않은 개연성이다. 지난 각 대선과 국회의원·지방선거 등에서 지지층 및 지역대립구도가 여전히 지속 중인 상황에서 ‘대통합’ 구호는 공염불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긴 측에서 패배한 측을 보듬고 배려하면 ‘통합’여지는 주어지지만 현실적으론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금의 시점에 문제는 이념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증폭추세를 보이는데 있다. 올 들어 이념논란에 기름을 부은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 사태가 단적 일례다. 박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역사교과서 문제가 어떤 이념 논쟁으로 번지는 걸 참 안타깝게 생각 한다”며 “좌건 우건 이념적 편향도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가 중심에 선 채 즉각 교과서 논쟁이 불붙었다. 국회는 논란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 학생들 교과서를 두고 현재 보수와 진보가 뒤엉켜 진흙탕 싸움을 전개 중이다. 여기에 점차 휘발성을 더해가는 의료 민영화논쟁도 가세해 여야 간 대립이 격화될 조짐이어서 우려에 우려만 더해지는 형국이다.
‘국민대통합’ 구호가 갈수록 희미해지는 동시에 ‘역지사지’ 역시 요원해져만 가는 형국인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제대로 된 소통의 부재 및 일방통행이 빚어낸 결과다. 쌍방소통에서 한쪽이 ‘마이웨이’만 고집한 채 반대의견을 아예 배척할 때 ‘불통, 갈등, 대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여기다 민감한 ‘이념’이 개입될 경우엔 답이 없다. 누군가는 깊이 ‘반성, 성찰’해야 하는데 딱히 짚을 구체적 대상이 보이지 않는 게 딜레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