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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처, 재난관리·위기대응처방 될까?

정부·공무원 불신·비판기류 비등 고질·구조적 적폐해결 의구심

김기홍 기자 | 기사입력 2014/04/30 [09:42]
정부를 향한 날선 국민적 시선에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처(가칭)’ 카드를 제시했다. 세월 호 참사에서 정부의 총체적 재난관리·위기대응시스템 난맥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데 대한 대안이다. 그러나 정부·공무원에 대한 불신·비판기류가 비등해 과연 ‘처방전’이 될지는 미지수다.
▲제 19회 국무회의     ©청와대
 
정부는 세월 호 침몰 초기대응뿐 아닌 현 수습국면까지 혼선만 부추기면서 재난관리·위기대응시스템과 관련한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각종 재난 때 마다 ‘사후약방문’격 처방을 내놨지만 구조·고질적 복마전 격 ‘적폐’의 환부를 도려내진 못했다. 재난이 일정주기로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는 게 그 반증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 결기어린 ‘칼’을 빼들었지만 효용여부에 재차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특히 재난 때 마다 반복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격 정부의 대처 속에 억울한 희생자들만 지속 발생되는 상황은 국민적 분노를 키우는 근본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을 지난 2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로 돌려보면 또 유추된다. 청와대는 당시 실무진에서 안전 분야 컨트롤타워를 정비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실무진은 리조트 붕괴사고와 관련한 종합대책보고서를 만들면서 재난안전 청 같은 별도 기구신설 필요성을 보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안전행정부 내에 고위직 안전전문가가 없어 민간전문가를 영입 후 안전 분야업무를 전담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다. 그러다 이번에 재차 세월 호 참사가 터지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안행부 산하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는 기본적 피해자집계·구조상황 등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허둥지둥했다. 또 해양경찰청을 비롯한 타 기관과의 조직적 대처에도 실패하는 등 제반 허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국가안전처’의 인적구성이 관료보다 전문가 중심조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건 일견 다행스럽다. 세월 호 침몰사고 대응과정에서 공무원 중심조직의 전문성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난 탓이다. 박 대통령은 “재난안전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조직으로 확실히 만들 것”이라며 “순환 보직을 제한하고 외국인 전문가 채용까지 고려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전처’ 신설은 정부조직법 등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설치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여야 간 이해관계와 6·4지방선거 일정 등 이유로 법안처리까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정부입법 대신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소한 의원입법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뒤늦게 안전 관련조직을 만든다고 기존의 총체적 안전부실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나오는데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그간에도 새로운 재난대응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설치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청와대 내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정부는 최종적으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기로 했다. 하지만 시기를 놓친 ‘사후약방문 조직개편’이란 지적이 대체적이다.
 
지난해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안행부의 안전기능과 소방방재청의 방재기능을 통합해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내부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 탓이다. ‘국민안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박 대통령 취임 당시 상황이 묘하게 오버 랩 되면서 ‘아이러니’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는 행안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고 그 산하에 중앙재난안전 대책본부를 신설했다. 본부장 역시 안행부장관이 맡도록 했으나 이번 세월 호 참사대응과정서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데다 부처 간 협업조차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게 한 반증이다. 재차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고 갑작스레 조직을 바꾼다 해서 기존 문제점이 완전히 소멸되겠느냐는 의구심이 드는 배경이다.
 
예기치 않은 재난은 지속 일정주기로 반복되고 와중에 애꿎은 국민들만 억울하게 희생되는 와중에 정부·정치권은 물론 공무원사회의 무책임하고 부끄러운 ‘자화상’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현재 국민적 분노가 동반 가중돼 우려를 더해준다. ‘국가안전처’ 신설이 과연 그 우려를 덜 매개가 될지 의구심이 드는 가운데 우선 신뢰회복을 위한 절차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에서 ‘신뢰’가 깨진다는 건 곧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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