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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세월 호 참사국면에서 ‘대안(5/2 청와대 종교지도자 초청간담회)’과 ‘책임(5/4 진도 재방문)’을 처음 언급했다. 현재 자신과 청와대를 향한 시중의 ‘책임회피’ 비판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증으로 보인다.
실제 사고발생초기 및 수습과정에서 “청와대 국가안보 실 위기관리센터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발언과 청와대의 반박성 해명자료가 잇따르면서 국정 최종책임 처이자 컨트롤타워인 청와대가 책임회피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현재까지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 호 참사 후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40%대로 하락한데다 부정평가 원인으로 ‘리더십 부족-책임회피’가 비중 있게 꼽힌 점 역시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대안-책임’ 발언은 청와대와 공직사회 제반을 향한 ‘발언 가이드라인’ 의미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월 호 참사 후 잇따른 민심과 동떨어진 각종 ‘발언’들로 인해 가뜩이나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작용한 가운데 일종의 ‘경고’ 의미도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의 ‘대안-책임’ 발언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민심을 얼마만큼 다독여 추스를지 여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최대 고민 점이자 딜레마다. 초반 사고대응과정은 물론 현재 여러 의혹이 제기돼 유족들이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까지 요구하고 있는 등 성난 민심이 도무지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박 대통령이 ‘대안’과 ‘책임’을 언급했으나 그간 ‘타이밍’은 물론 연계된 ‘태도’ 모두 놓친 감이 적지 않다. 사고 직접 책임자는 아니지만 국정최고책임자란 측면에서 국가적 대참사 국면에서 많은 국민들 아쉬움을 샀다는 건 도의적이나 명분상으로도 ‘실기’의 측면이 크다. 오랜 트레이드마크인 ‘신뢰와 원칙’ 역시 세월 호 참사국면에서 동반 추락한 인상이 짙다.
현재 청와대가 연휴도 반납한 채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매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세월 호 참사수습방안과 재발방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나 역시 ‘타이밍’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청와대의 ‘세월 호 해법’은 대국민사과를 겸한 박 대통령 입장발표와 함께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주목되는 건 개각을 비롯한 향후 인적쇄신 폭이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이미 사의를 표명하고 박 대통령이 사고수습 후 수용키로 하면서 개각은 기정사실화됐지만 시기 및 규모 관련 결단은 박 대통령 몫이다. 이번 개각은 ‘2기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될 전망이다. 정 총리를 포함 세월 호 사고와 관련해 허점이 드러난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 수장 외에도 추가될 대폭 개각의 공산이 크다.
세월 호 참사 초동대처~수습까지 드러난 정부대응의 총체적 난맥상으로 현재 박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40%대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정부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인 탓이다. 또 세월 호와 함께 침몰된 통일대박 론과 규제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박근혜 정부 핵심어젠다의 재생을 위해선 경제팀 교체를 비롯한 내각의 전면 새판 짜기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사고수습과정서 논란을 야기한 청와대 역시 개각칼바람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주목되는 건 과연 박 대통령 기존 인사스타일에 변화가 일지 여부다. 그간엔 조직안정성 및 전문성 등을 고려한 관료출신 인사들이 중용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일부 공무원의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적 공분을 산 데다 대형재난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문제점으로 인해 비(非)관료 형 인사들이 등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세월 호 참사과정에서 가려진 민낯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낸 ‘관피아(관료+마피아)’ 관련 공직사회 개혁방안의 가시화 여부 역시 주목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공직사회 적폐(積弊) 청산과 관련해 총리실·안전행정부 등에 인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방안마련을 지시했고, 국정기획수석실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피아 개혁’은 민관유착에 따른 비리사슬 해체와 전문성 강화, 폐쇄적 관료조직 개편 등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공무원의 업무소홀 및 과실 등에 따른 재난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강화방안 역시 포함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또 박 대통령이 약속한 제대로 된 (재난대응) 시스템 및 대안과 관련한 ‘국가안전처’ 출범과 연계된 정부조직 개편안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질 여부도 주목된다.
세월 호 참사 후폭풍에 휩싸인 채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여권이 ‘타이밍’을 실기한 감이 없지 않은 가운데 향후 가시화 될 ‘대안’이 날선 국민적 비판여론을 과연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