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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원내대표 등장에 담긴 뜻

그것은 비노의 반격…야당 지형 바뀌나?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5/08 [20:17]
소외됐던 비노 진영 ‘문재인 책임론·견제론’ 매개로 대대적 결집
당내 역학구도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계파 간의 긴장관계도 고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비노·비주류 4선 중진인 이종걸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 원대대표 경선도 4·29 재보선 전패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문재인 대표 당선 후 소외됐던 비노 진영이 ‘문재인 책임론·견제론’을 매개로 대대적으로 결집했다. 이로써 재보선 패배 이후 격화됐던 새정치연합의 내홍은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비노 진영이 당내 입지를 키우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당내 역학구도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계파 간의 긴장관계도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건의 내막=김혜연 기자]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비노·비주류가 지지한 이종걸 의원이 친노·범주류 지원을 받은 최재성 의원을 5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1차에서 호남 출신 비노인 김동철 의원으로 분산됐던 표가 결선에서 대대적으로 뭉친 결과다.
▲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까지 가는 접전 끝에 비노·비주류가 지지한 이종걸 의원이 친노·범주류 지원을 받은 최재성 의원을 5표차로 따돌리며 승리했다. 〈김상문 기자〉    
이번 재보선 패배를 계기로 친노·범주류로의 쏠림 현상에 확실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위기감 속에 비노 측이 대대적 반격에 나선 것이다.  2·8 전당대회 때 당 대표 자리를 겨뤘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등 비노 유력인사들도 이 원내대표 지원을 매개로 힘을 합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합의 추대론’도 이 원내대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무산에 대한 문 대표 책임론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5명의 후보 난립으로 대혼전 판세가 이어진 가운데 직계 후보를 배출하지 않은 친노 진영은 1차에서 최재성 의원과 조정식 의원으로 분산됐다가 2차에서 최 의원에게 표를 몰아줬으나 재보선 패배 후폭풍이라는 벽을 뛰어넘진 못했다. 1차에서 조 의원을 밀었던 일부 중립지대 표도 결선에서 이 원내대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이 삼수 도전인 이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도 흔들리는 의원들의 표심을 붙잡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불안정한 이미지에 번번이 발목이 잡혔던 이 원내대표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선거기간 주행거리가 5200㎞에 달할 정도로 각 지역구로 의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읍소에 나섰다. 전날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또 떨어지면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협박성’ 멘트까지 날렸다.
독자 세력화를 선언하며 제1야당을 위협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의 관계도 이 원내대표에게는 ‘득점 요인’이 됐다. 이 원내대표는 경선기간 “천 의원은 내게 맡겨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의 지도부 입성으로 친노·범주류가 장악한 당 지도부의 역학관계도 변화를 맞게 됐다. 문 대표를 포함해 전체 최고위원 9명 가운데 기존에는 김한길 전 대표의 최측근인 주승용 최고위원만 확실한 비노로 구분됐다. 하지만 이번에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이 이뤄지게 된 셈이다.
그동안 당 전면에서 소외됐던 당내 비주류 그룹은 이 원내대표의 지도부 진출을 계기로 점차 볼륨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친노 진영이 원대대표 경선에서 패배했지만 여전히 일정한 세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주도권 경쟁도 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는 전직 원내대표인 원혜영·박지원·박기춘·전병헌·박영선·우윤근 의원 등으로 원내전략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하며 ‘통합형 리더십’을 역설했다.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선 “비난하지 않겠다”며 ‘당내 분열의 치유’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 때문에 당장은 대여 투쟁 등을 고리로 보조를 맞춰갈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지 뇌관은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역학구도 재편…계파 긴장관계 고조
3년 전에도 이길 수 있는 대선에서 진 문재인 대표가 다음 대선과 총선에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당 대표가 되고 맞이한 첫 승부에서 패배하면서 그 충격에서 헤어지나 못하고 있다.
선거는 승리할 수도 있고 패배할 수도 있는 게임이다. 당 대표를 맡은 지 2개월밖에 안 된 문 대표에게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전적으로 돌리는 것도 마녀사냥에 가까운 일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실시된 네 차례 재보선에서 야권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인구 분포, 언론환경 등에서 선거지형은 여전히 야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특히 평일에 선거가 치러져 20~30대 투표율이 낮다. 50대 이상 투표율과 배 이상 차이 난다. 야권 후보마저 갈라진 상황에서 선거구도 자체가 새정치연합에 불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재보선을 통해 문재인 리더십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과가 주는 직접적 충격보다 그의 리더십을 두고 터져나온 호남 유권자들의 의구심이 더 큰 타격이다. 야당 분열의 책임이 문 대표에게 있다는 지적이 더 아픈 부분이다.

친노 패권주의 반감…임계점 도달
문 대표의 비극은 천정배·정동영 전 장관의 탈당 때부터 예고됐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둘이 나간다는 낌새를 얼마나 피웠나. 그런데 문 대표가 한 번밖에 만나주지 않았다. ‘최고위원 자리 하나쯤은 둘에게 줘야 한다’는 의견도 묵살했다. 만약 문 대표가 천정배에게 ‘성남 중원에 공천할 테니 당에 있어 달라’고 했으면 나갈 명분이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당내 경선 과정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서울 관악을의 경우 지역 터줏대감은 호남향우회를 업은 김희철 후보였다. 하지만 모바일 투표 비중을 높인 새 경선 방식으로 그는 0.6%포인트 차로 고배를 마셨고, 승자는 ‘친노’ 정태호 후보였다.
김 후보가 “탈당은 하지 않겠지만 친노도 절대 돕지 않겠다”며 반발해도 문 대표는 수수방관했다. 유세전에서도 삐걱거렸다.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는 뒷짐 진 모양새였고, 김부겸·박영선·정세균 등 당의 간판은 좀체 보이지 않았다. 문재인 원맨쇼였다. 그러면서도 불만은 불만대로 샀다. 새누리당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관악을 선대위원장을 맡고, 김무성 대표의 잠재적 라이벌일 수 있는 김문수·나경원 등이 총출동했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친노’에 대한 반감은 임계점에 다다랐다. 친노 피로감도 호남에 만연하다. 친노 수장 문재인으로 정권창출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크다는 게 무엇보다 큰 문제다. 문 대표는 친노 패권주의를 부인한다. “친노 자체가 없다”란 입장이다.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면 친노도 와해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에 문재인 체제 수성에 친노들이 더욱 목을 맬 것으로 보여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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