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고창 아산면 반암마을 울산김씨 제실에 보존돼 오다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 1786~1856년) 선생이 쓴 주련(柱聯 ⋅ 기둥이나 벽에 쓴 글) 등 11점의 작품이 오는 6월까지 고창군립미술관에 전시된다.
판소리박물관 별관에 터를 잡은 고창군립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는 주련은 추사가 귀양길에 나선 심정을 적은 것이 다수여서 제주도 귀양길에 이곳을 지나가며 쓴 것으로 추사체의 변천 과정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북 지역에서 존경받는 언론인이자 서예 애호가로 꼽히는 무초 진기풍 선생(前 전북일보 사장)이 기증한 추사(秋史) 주련과 전북 서단의 뿌리와도 같은 창암 이삼만(倉巖 李三晩, 1770-1847) 선생의 작품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사(秋史) 주련과 진기풍 컬렉션 서예대가(大家)전"의 이번 전시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후손들이 지역에서 발견된 문화유물은 발굴지역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자료를 판소리박물관 별관 군립미술관에 영구 기탁하면서 마련됐다.
추사 글씨 주련 9점은 3종의 판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것은 중국 원대의 시문(詩文)의 대가 우집(虞集)의 시구를 쓴 것(子瞻文章世稀有 謫向江波動星斗)과, 남송(南宋) 때의 시인 양만리(楊萬里)의 시구(何人有筆筆無塵 鵞溪一幅爲寫眞)를 쓴 것 등 4점이다.
또, 우집이 쓴 시구를 쓴 주련은 ‘소동파의 문장은 세상에 드무니, 귀양길 강물 결에 별빛도 따라 움직이네’라는 시구로, 자신을 소동파에 견준 추사의 학문적 자부심과 멀리 귀양 가는 착잡한 심정이 잘 표현돼 있다.
두 번째 유형은 추사가 자신이 쓴 시 '상선암'(上仙岩)의 기승(起承) 부분을 쓴 것(行行路轉峰廻處 一道淸泉天上來) 2점과 자신의 시 '옥순봉'(玉筍峰)의 전결(轉結) 부분(芙蓉萬朶自珊瑚 若比人間凡草木)을 쓴 것 2점이다.
'상선암'을 쓴 첫 번째 시구는 "가고 또 가는 길 돌아 산봉우리 도는 곳에, 한 줄기 맑은 물 하늘 높은 곳에서 쏟아지네"라고 풀이되는데, 추사 자신의 귀향길에 마주치는 산천의 아름다운 모습과 정한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판각은 양각으로 조각하고 글자 위에는 푸른색을⋅배경에는 흰색 도료로 마감한 것으로 비교적 판각의 수준이 높으며, 추사의 특징적인 필체가 그나마 잘 드러나고 있다.
세 번째 유형은 '양백기사품십이칙'(揚百夔詞品十二則)의 한 구절(田家敗籬 幽蘭逾芬) 쓴 1점으로 추사 주련의 두 번째 유형과 같이 양각으로 조각했고 글씨는 청색이고 바탕은 흰색인데, 판각자가 다르고 보존상태가 제일 좋다.
추사 주련과 함께 있었던 창암 이삼만의 글씨 주련은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의 칠언율시 '정중유감'(靜中有感)의 제5구와 제6구인 경련(頸聯)을 쓴 것이다.
이 판각은 추사 주련 두 번째 유형과 조각자 및 조각형태가 같다.
한편, 진기풍 컬렉션은 진기풍 선생이 평생 수집한 것 중 2011년까지 고창군에 기증한 작품들을 말한다.
추사(秋史) 김정희 선생의 귀향길 이동 경로는 ▲ 1840년 9월 2일 제주도 대정현 위리안치 명 ▲ 9월 3일~4일 귀향길 출발 ▲ 일자불명-전주에서 창암 이삼만 선생과 만남 ▲ 9월 20일께 현 고창군 내 흥덕현-하오산마을-반암마을(병바위)-선운사-무장현 ▲ 9월 23일께 장성-비아-나주 ▲ 9월 25일께 해남 대흥사(초의선사 만남) ▲ 9월 27일 아침, 완도에서 배를 탐 ▲ 9월 27일 저녁 제주도 대정현 도착 등으로 알려져 있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전북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