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노야르스크는 시베리아 철도가 예니세이강을 횡단하는 지점에 위치한 동시베리아 교통중심지이다. 일제에 강제 동원되어 고국에 귀환하지 못하고 희생된 조선백성들이 묻힌 곳으로 우리민족 봉환사업 사각지대이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되었다가 현지에서 사망한 조선인 무덤 대다수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곳엔 일본인 위령비만 있을 뿐 조선인 사망자와 관련된 내용은 흔적조차 없다. 조선인 3,000명은 일본 관동군 군인으로, 군속으로 강제 징집되어 일본군과 함께 싸우다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강제노동 속에 크라스노야르스크 하늘아래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간지 어언 80년! 정부 어느 기관도 학술단체도 찾은 이도 없이 역사와 기억 속에 잊은 채 세월은 무심히 흘러갔다.
정부관련기관, 관변단체 지원만 할 게 아니라 역사 재조명 단체에도 지원해야!
이창주 상트페테르브르크(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석좌교수는 “국가보훈처가 관제데모에 앞장서는 관변단체들에게 박정희 이후 박근혜 정부까지 정부예산을 지원해왔는데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관성적으로 지원해 왔던 지원을 자제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를 바꿔야 하고 또한 의욕적으로 순수 민간단체 차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에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창주 박사는 정부 예산지원 없이 개인적 친분으로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아 국제한민족재단을 끌어 오고 있었다. 이 박사는 “이제 힘도 없고 더 이상 개인의 힘으로 재단을 끌어갈 여력이 없다”고 푸념 섞인 자조의 말을 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하지 못한 것을 민간인 차원에서 독립 운동사를 발굴하고 역사를 재조명하는 단체에 지원하지 않는다면 어느 단체에 지원해야 할까? 외교적 문제 등으로 정부가 나서서 직접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면 민간인 차원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일제에 강제 동원되어 타국에서 조국에 귀환되지 못하고 70여년 이상을 구천을 헤맨다면 큰 문제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역할과 의무를 심각히 생각할 때가 아닌가 여겨진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이번 ‘고려인 강제이주80주년 기념 시베리아 회상열차’ 순례단에 참가하고 있는 김석진 교수(경북대)는 “300여명도 큰 숫자인데 조선인 3,ooo여명이 타국의 구천에 떠도는 고혼이 되었다는 것은 나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운다”고 강조하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하기 어려우면 잊혀진 역사를 재조명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국제한민족재단 같은 민간단체에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북아역사재단 연민수 연구위원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국민통합차원에서라도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 강제 동원되어 낯 설은 타국 땅에 이름없이 남겨져 있다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태봉 대표(모리스)또한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하며 “가해자인 일본군 위령비는 세워졌는데 피해자인 조선인은 위령비 하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민간단체가 앞장서고 정부는 측면 지원하여 위령비 하나쯤은 반드시 세워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민족이 대륙으로 진출할 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그 위령비를 마주하며 다시는 나라 잃은 민족의 수난을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산교육장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비록 일정상 바빠서 크라스노야르스크 현장을 방문하지 못한 것은 너무도 안타깝다. 고려인강제이주 80주년 기념 시베리아 회상열차 과정 과정이 국가가 버리고 역사가 버린 현장들이지만 그래도 연해주, 신한촌, 이르크츠크 고려 공산당 관련 부분은 조금씩이나마 알려진 부분이지만 크라스노야르스크 조선인 3천 여명의 죽음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의 빈 공간으로 남겨져 있다.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묻힌 영령들이시여! 그래도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생각하소서!
블라디보스톡에서 카자흐스틴 우슈토베까지 6,500Km여정에서 크라스노야르스크는 가장 관심 갖는 장소 중 하나인데 그냥 스쳐 지나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역사의 사각 지대로 남겨진 크라스노야르스크 조선인 강제 징집관련 부분은 이 분야 연구자들의 학술적 지원 또한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라도 활발히 전개되어 명확한 사료에 근거한 역사의 재조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필자는 너무도 아쉬워 이창주 박사께 왜 이번 회상열차에서 크라스노야르스크과정을 뺐냐고 물었다. 이박사는 “크라스노야르스크과정은 너무도 중요해서 고려인 강제이주와 혼합해서 함께 뭉퉁그려 추진하기보다는 크라스노야르스크과정을 독립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큐바에 끌려가신 조선인의 흔적을 찾아서 내년에 추진하고 그 이후 크라스노야르스크과정을 추진하겠다”고 심중의 포부를 밝혔다.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우리의 선조들이 강제로 끌려가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늦어도 너무 늦은 오늘에야 피눈물 흘린 디아스포라(이산)의 길을 아무런 억압과 제제 없이 자유롭게 순례하는 필자의 심정은, 나라잃은 우리 선조들의 영령앞에 미안하고 송구스럽고 부끄럽고 죄스러움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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