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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교수 여제자 성추행..."스승에 대한 믿음, 신뢰, 신의 모두 깨뜨려"

인권센타 안일한 대처, 2차 피해 입어..."맺어온 소중한 관계들도 전부 무너지게 만들었다"

배종태 기자 | 기사입력 2018/04/17 [19:31]

 

▲ 성추행 당한 부산대 박사과정 수료생 A씨가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C) 배종태 기자


부산대학교 박사과정 수료생이 논문 심사위원장인 교수가 성추행한 것에 대해 인권센타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안일하게 대처해 2차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부산대(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생 A(34세,여)씨는 17일 오전 동래구 부산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2년 6개월 전 인문학연구소 K교수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A씨는 “K교수는 제 인생에서 스승에 대한 믿음과 신뢰, 신의를 모두 깨뜨린 범죄자”라며 “이 곳에서 맺어온 소중한 관계들도 전부 무너지게 만들었다”면서 공정한 판단으로 처벌 받기를 원했다.

 

A씨에 의하면 2015년 11월 12일 저녁 7시 경, 논문 심사를 앞두고 A씨의 지도교수, K교수 등 일행 4명과 부산의 한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2차로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 저녁 식사자리에서 K교수는 A씨의 논문 심사위원장을 할 것이라면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은연중 과시했다.

 

사건은 밤 9시경 2차로 옮긴 노래방에서 일어났다. K교수는 2명의 교수가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동안, A씨의 뒤에 서서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어깨를 잡는 등 몸을 끌어안은 채 춤을 추다, 강제로 입을 맞추고 몸을 더듬으며 추행을 했다. 공포심과 두려움으로 A씨는 K교수를 피해 화장실로 갔지만, 따라 온 K교수는 A씨를 화장실 벽으로 밀고가 키스를 하며 추행을 이어갔다.

 

A씨는 "저는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왜 그러시냐고 물었고, 그는 뻔뻔하게 '니가 좋고, 사랑스럽다' 라는 말을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모임 자리가 끝나고, 놀라고 어쩔 줄 몰라 당혹감 속에 집에 가고 있는 도중에도, 1분 간격으로 K교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며칠 뒤인 17일 A씨는 지도교수와 친구의 권유로 학내 성평등센터를 찾아 사건 조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당시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었고, K교수는 논문 심사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진로에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조사 요구를 취소했다.

 

A씨는 "저와 가해자의 주 활동 건물이 같고, 가해자의 지도학생들과도 친분이 있어서 사건이 알려지고 나면 그것이 제 일상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힘들었다"며 "가해자의 지위로 인해 앞으로의 저의 진로(졸업 논문, 졸업 후 직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까봐 매일 매일을 걱정하고 고통 속에서 보내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사과정 수료생 A씨가 최근 K교수가 보내온 사과 메세지를 공개하고 있다. (C) 배종태 기자


이 후 A씨는 "5년 간 잘 알고 지냈고, 박사과정 수업도 들었던 아버지와 같은 나이의 존경한 스승, K교수로부터 2차 피해를 우려하며 심각한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불안한 마음 고통으로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최근 미투(Me Too#) 운동에 용기를 얻어, 지난달 27일 성평등센터에 사건 조사를 다시 요청했다. 성평등센타는 4월 2일 인권센타로 새롭게 개소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며 2차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 사건을 조사할 인권센타는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사건을 묻으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조사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지난 4일 가해자인 K교수가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2년간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다가 연락을 취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학교와 기관을 믿고 공정한 처리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 긴 고통 속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거라고 믿었다"라면서 “위원으로 구성된 학내 교수들이 피해자인 저를 노출하고, K교수에게 사건을 미리 알려주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인권센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해 질타했다.

 

A씨는 “마지막 희망과 같은 곳인 학교의 인권센터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저와 같은 피해자들은 어디에 기댈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소연 했다.

 

A씨는 “K교수는 인문학 연구소장을 갑자기 사임했고, 연구년 기간임에도 학교에 나와 자신의 연구실을 정리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건을 책임지거나 제대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명예)퇴임을 하려는 행동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전호환 부산대 총장에게 'K교수의 사표가 제출된다면 처리하지 않고 이 일이 제대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A씨는 "가해자는 연구년을 핑계로 자신의 강의를 제자에게 이미 물려주었고, 사건을 피해 퇴직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K교수는 A씨에게 사과의 메세지를 보냈다, "이제와서 무슨말이 필요 하겠냐"라며 "미안한 마음과 면목없는 참담함으로 어느 하루도 괴롭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내 과오와 너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만 뜨면 밀려오는 지괴감과 심한 우울증, 대인기피증으로 조금이라도 너의 공부와 학술활동 등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바깥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삼갔다. 정말 미안하다. 이 순간에도 못난 나의 과오로 상처입은 너를 생각하면 면목도 없고 두렵기도 하고 괴롭다"라고 했다.

 

이어 "만나서 조금이라도 내 과오로 인한 네 상처를 달래 주고 싶었지만, 처음에는 연락이 안 돼서''' 뒤에는 내 심적상태의 불안정함으로 그리하지 못했다"라고 변명했다.


원본 기사 보기:부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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