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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장하성 고려대 교수 © 브레이크뉴스 |
일명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의 첫 번째 타겟으로 지목된 태광그룹이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어마어마한 주식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그 차익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게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장하성펀드의 지분 매입에 앞서 태광그룹 계열사인 태광시스템즈가 대한화섬 지분을 대량 매입한 것을 두고 증권거래법 제18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의 금지'조항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지적은 불과 5%에 불과한 장하성펀드의 지분매입에 대비해 대한화섬의 지분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던 태광이 추가지분을 매입한 이유가 '상장폐지'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 불거진 것이다.
'미공개정보 이용행위의 금지' 위반 논란
논란초 "상장폐지 위한 매집 아니냐" 의혹에
"투자수익을 위한 추가지분 매수" 해명 덜미
「증권거래법」 제188조의2(미공개정보 이용행위의 금지) 조항은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아니한 중요한 정보를 직무와 관련하여 알게 된 자와 이들로부터 당해 정보를 받은 자는 당해 법인이 발행한 유가증권의 매매 기타 거래와 관련하여 그 정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이용하게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207조의2(벌칙)에서는 이 규정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2천만원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이익 또는 회피손실액의 3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태광시스템즈, 지분 선매입으로 대박
장하성 교수는 펀드운용서인 라자드 펀드가 대한화섬 주식 5% 매입을 공시(8.23)하기 2주전(8월 9일경)에 태광그룹 측에 지분매입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태광시스템즈는 16일 7천6백27주를 매입했다.
당초 태광시스템즈의 대한화섬 지분 매입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70%가 넘는 우호지분을 갖고 있는 태광그룹이 굳이 대한화섬 지분을 매입한 것은 상장폐지라는 초강수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었다.
지난 8월 26일자 <조선일보>는 태광그룹의 반격이 시작됐다며,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분 매집이 대한화섬의 상장폐지를 위한 첫 행동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상장폐지를 해버리면 장하성 펀드가 더는 공격하기 힘들어지고 상황에 따라선 투자금을 빼는데 애를 먹을 수 있다. 공격 타깃을 아예 없애 버린다는 얘기다"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태광그룹측이 "상장폐지 계획은 전혀 없고 투자수익을 얻기 위한 추가 지분 매수일 뿐"이라고 밝혔다며, 장하성 교수 역시 "우리도 태광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해 이미 검토해봤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금융업과 방송 등 공익적 사업도 하는 태광그룹이 상장폐지한다면 이는 한국경제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상장폐지를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장 교수의 착각일 뿐. 태광은 지난 96년 이익률이 40%가 넘는 알짜 사업부문인 '스판덱스' 공장에서 파업이 일어나자 타협하지 않고 직장폐쇄한 뒤 노조원들을 해고할 정도로 경영권에는 단호한 기업"이라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 상장폐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방어목적 아니라면 부당이득" 지적
<조선일보> 보도 이틀 뒤인 28일 <한국경제신문>에는 상장폐지 가능성에 대해서 태광그룹 측이 "상상도 못할 어리석은 짓"이라는 등의 강한 표현을 쓰면서 부인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같은 날 <한겨레>는 장하성 교수와의 인터뷰를 실어 '내부자 거래'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 인터뷰에서 장 교수는 태광시스템즈가 이호진 회장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이 회장 개인이 추가로 산 거나 다름없다며, "대한화섬이 자기방어를 위해 지분을 샀다면 내부거래는 아닐텐데, 이미 70%를 보유하고 있기에 자기방어도 필요없는 총수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기회사를 통해 지분을 추가로 산 건 내부자 거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25일자 <매일경제>는 「태광 내부자거래 논란」이라는 기사를 통해 "금융감독당국 해석은 일단 내부자거래로 해석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경제> 기사에서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자거래 성립요건 중 미공개 정보 이용에는 해당되지만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부자거래는 아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태광 측이 장하성펀드의 대한화섬 지분 매입 사실을 통보받은 뒤 이 사실이 공시되기 전에 관계회사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명백히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셈이라며, 다만 회사 내부정보가 아닌 '시장정보'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는 "이와 유사한 인수·합병(m&a)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서도 내부자거래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내부자거래와 맞먹는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법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금감원 관계자의 지적을 덧붙였다.
이와 관련 9월 1일자 <헤럴드경제>는 태광그룹이 공시 직전 대한화섬 지분을 취득한 것을 놓고 도덕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며, 증권거래법 상으로는 처벌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부분에서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경제>는 특히 금감원의 유권해석이 태광그룹에 면죄부가 되기는 했지만 "내부자거래에 대한 제재의 기본 취지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태광그룹이 법적인 책임은 비켜갈 수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인 문제점은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대 수혜자는 태광그룹 대주주들
장 펀드 5% 매입 공시후 사흘만에 51% 급등
거래량 폭증에 의혹…물량은 어디서 나왔나?
<연합뉴스>는 지난 8월 27일 「장하성 펀드 최대 수혜는 태광 대주주… 벌써 1천400억. 부제 : 거래 비정상 급증 '이상징후'도… 태광 "별 대책 안 세워"」라는 기사를 통해 이번 논란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을 지적한다.
장하성 펀드의 5% 매입 공시후 3일만에 주가가 51.8%나 급등한 것과 관련해 소액주주물량이 25%(8월 18일 현재 최대주주 관련 70.94%, 8월 22일 현재 장하성펀드 5.15%)에 못 미치는 대한화섬이 25일 오전에만 3%에 달하는 지분이 거래된 것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연합뉴스>는 "일반적으로 상한가 행진이 마무리될 때 거래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으나 kcgf가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고 현 주가도 여전히 저평가 상태란 점에서 의외"이고, "대량 보유자가 아니면 형성되기 힘든 수준의 거래량"이라는 증권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8월 29일 현재 대한화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은 총 71.88%이며, 겉으로 드러나 있는 5% 이상 주주는 태광산업(16.74%)과 대한화섬(자사주 16.41%), 성광산업(계열사 14.04%), 이호진(그룹회장 14.04%), 일주학원(계열법인 5.00%) 등 태광 관계자들과 장하성펀드(5.15%)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증권선물거래소는 "대한화섬 등 관련 종목들을 감시 대상에 포함하고 주식거래나 주가, 지분 변동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태광그룹측은 "장하성 펀드의 움직임이 있을때 사안에 따라 대응하면 되므로 별 대책은 세우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연합뉴스> 기사는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장하성 펀드의 공격으로 엄청난 주식가치 상승을 기록하면서 태광그룹 최대주주들이 사흘만에 주식가치를 1천400억원 가량이나 불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키움증권 “가치주 투자의 적기 도래”
장하성 효과, 자산주 관심 크게 높여
장하성펀드의 등장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서 자산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동시에 기업의 주주증시 경영 풍토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키움닷컴증권은 9월 1일 보고서에서 "장하성 펀드가 8월 23일 대한화섬 주식 5.14%를 매입했다고 신고한 이후 주식시장에 하나의 강력한 테마가 형성되고 있다며, 대한제당과 방림 등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자산주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었다"고 밝혔다.
특히 kcgf의 운용사인 라자드 에셋매니지먼트는 "회사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일정한 개선을 통해 주식 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제 2의 대한화섬이 출현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키움닷컴증권은 지적했다.
kcgf 이외에 다양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속속 출현하고, 규모도 커진다면 한국 기업들의 주주 정책도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키움닷컴증권은 전망했다.
키움닷컴증권은 "태광그룹이 kcgf의 주장에 대해 거부의 의사를 분명히 표명한 가운데, 태광그룹의 의사 표명 이후 급등하던 일부 자산주의 주가가 흔들리는 등 단기적으로 볼 때 자산주에 대한 투자는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키움닷컴증권은 그러나 "한국 기업 사이에 주주중시 경영의 풍토는 이미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기업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출현으로 인해 이미 추세적인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시사주간지 사건의 내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