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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임장과 확인서 그리고 각서 등 3개 문건의 성격에 대한 파악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브레이크뉴스 |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68억원 오출금 사건 2탄
지난주 <사건의내막>은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금 68억원이 대출신청인과 생면부지인 사람의 계좌로 입금되어 또 다른 사람의 빚을 갚는 용도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 측이 원 대출신청인들에게 대출금 상환을 요구했다는 황당한 사건을 전했다.
이번 호에서는 사건 핵심 인물인 k연립재건축조합 윤00 조합장과 m종합건설 현장소장 김00 차장의 해명을 중심으로 사건의 본질은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동시에 지난 호 기사에서 사건을 복기하는 과정에 빠트린 팩트를 추가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좀더 접근해 보았다.
"야 이 도둑놈의 새끼들아! 은행 당신들이 무슨 깡패냐? 내가 당신들한테 대출해 주라고 한 것은 내 통장에 넣어달라는 거지, 돈은 엉뚱한 데 주고 무슨 합의냐?"
지난 5월 15일 서울 구로구의 한 부동산에서 만난 k연립재건축조합 윤00 조합장은 대출금 문제가 불거진 당시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주도적으로 사건무마를 위해 움직인 것 자체가 은행 스스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자각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000지점이 대출신청 피해자들에게 각서를 써주는 대가로 전체 대출금 중 일부 금액을 피해자들의 계좌로 넣어준 것은 각서를 쓰지 않은 나머지 사람들에게 대출금 전체를 넣어줄 의무가 우리은행에 있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는 주장이다.
이 사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3개의 문건으로 집약된다. 3개의 문건이란 대출신청당시 신청인들이 제출한 '위임장'과 대출확정 직전 우리은행에 제출된 대출금 처분 방식에 대한 조합장 명의의 '확인서' 그리고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 일부 대출신청자들이 우리은행에 합의금을 받고 써준 '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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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피해자들이 제일 밑에 부분만 작성해 넘긴 이 위임장의 중요 부분을 채워 넣은 사람은 우리은행 오 아무개 부지점장이었다. |
위임장
우리은행 대출모집인 이00 대리(파견직)가 "대출에 필요한 서류"라며 입금계좌 등 핵심내용이 빠진 백지 위임장을 피해자들로부터 받았고, 그 위임장의 빈칸을 우리은행 000지점 오00 부지점장이 채워 넣었다는 사실은 지난 호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대출서류 중간에 끼워져 있었던 '위임장' 양식의 내용은 '대출금액을 위임장에 적힌 계좌로 입금해달라'는 것으로, "이에 따르는 법적 책임이 발생하는 경우 위임자가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의 직원들이 각종 신청서류를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대리는 신청서류 뭉치의 각 페이지에 형광펜으로 동그라미를 쳐 놓은 빈칸을 채워 넣으라고 했고, 대출 신청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위임장을 포함한 서류의 내용을 채워 넣었다.
백지위임장의 빈칸에 대출신청인들의 대출통장 계좌번호가 아니라 대출자들과 일면식도 없는 법무사의 계좌번호를 적어 넣은 사람은 오00 부지점장으로, 우리은행 측은 이러한 절차가 은행 내규에 의해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조합장은 "당시 이 대리가 '대출통장에 계좌번호가 할당된 다음 위임장에 그 계좌번호를 기재하는 순으로 일이 진행된다'고 말했다"고 회고하고, "대출신청인의 계좌가 아닌 우리은행에서 지정한 법무사의 계좌로 돈이 들어간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m종합건설 부도 및 대표이사의 잠적 이후 현장관련 사무를 대행했던 현장소장 김00 차장도 "주택담보 대출관련 업무를 여러 건 처리해봤지만 이렇게 법무사 통장으로 돈을 넣고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17일 이뤄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차장은 "우리은행은 이러한 업무처리가 내규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그 방식이 우리은행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이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그런 특이한 시스템 때문에 문제가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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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장 명의로 우리은행에 보내진 확인서. 이 문건의 작성 주체에 대해서는 현재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
확인서1 - 작성 주체
두 번째 문건은 은행대출 확정 직전에 조합장 명의로 작성된 '확인서'로, 이 확인서는 우리은행 대출금 총 68억원중 45억여원을 조합명의 대출금 상환에 곧바로 사용하고 나머지 23억여원은 조합 계좌로 송금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일 인터뷰에서 윤 조합장은 문제의 '확인서'를 자신이 확인해서 도장을 찍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작성한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 김 차장과 우리은행 대출모집인 이00 대리라고 주장했다.
윤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확정지분제로 이 재건축사업에 참여했고, m종합건설 부도로 중단될 위기에 처한 공사를 조합원 대출금으로 마무리지은 것이라며 그에 대한 상환 책임자는 m종합건설이기 때문에 우리은행 대출금으로 신한은행 대출금을 상환해달라는 확인서를 조합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윤 조합장은 15일 인터뷰에서 "1차로 확인서를 작성한 것은 김 차장이었고, 그 내용을 가지고 이 대리가 수정했다"며, "이 대리가 '조합장님이 확인서에 도장을 안 찍으면 대출이 안나온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차장의 말은 윤 조합장의 주장과 사뭇 달랐다. "문건 작성을 누가 했냐하는 것은 본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확인서 작성 경위에 대해 김 차장은 대출 확정 전날 이 대리가 현장 사무소로 찾아와 "대출금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고, 그 자리에서 이 대리와 윤 조합장이 의논한 내용을 자신이 컴퓨터로 타이핑을 했으며, 그 내용을 윤 조합장이 승인하고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확인서2 - 이행
지난 호에도 보도했듯이 대출금은 확인서에 적힌 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법무사 계좌로 입금된 총 68억여원의 대출금 중 45억여원은 확인서 대로 대출금 상환에 사용됐지만, 나머지 23억여원중 조합 계좌로 입금된 것은 10억원 뿐이었고 그중 3억원이 다시 김 차장 계좌로 입금되었으며 윤 조합장은 남은 7억원을 조합 대출금 상환 등에 사용했다.
검찰에서 김 차장은 "본인이 23억여원 전액이 입금되는 것을 막았다"고 진술했다.
대출금이 나온 날 신한은행 아무개 지점장 일행이 현장사무소로 찾아왔는데, 앞서 확인서에 나타나지 않은 대출금 13억여원이 추가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윤 조합장이 그것을 우선적으로 변제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대출금 입금을 일단 중단시키기 위해 이 대리에게 전화했더니 000지점에서 대출금 송금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며, "1회 송금한도가 1억원이어서 송금이 오래 걸렸고 그나마 13억여원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송금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조합장은 만일 확인서에 적힌 대로 전체 금액이 조합계좌로 송금 처리되었다면 이 문제가 이렇게 복잡하게 커지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확인하고 확인도장을 찍었으면 그대로 이행을 했어야지, 그때 그 돈을 싹 나한테 보냈으면 처벌을 받아도 내가 받고 민사청구를 받아도 우리 조합원과 내가 받는다!"라는 것이 윤 조합장의 주장이다.
조합계좌에서 다시 김 차장의 계좌로 흘러 들어간 3억원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주장은 엇갈렸다. 윤 조합장은 "김 차장이 협력업체 추석자금으로 필요하다고 해서 3억원을 송금해줬지만 그중 7천여만원만 돌리고 나머지는 김 차장이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차장은 윤 조합장에게 "그 돈이 그런 식으로 쓰이면 안 되는 돈 아니냐"고 다그치면서 송금된 10억원을 모두 도로 내놓으라고 했고, 윤 조합장이 "나도 빚 보증 선 것이 많이 있다"며 안 주려고 하다 다음날에서야 3억원만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2억여원을 착복했다는 윤 조합장의 주장에 대해 김 차장은 "그 돈은 현장 관련 대출자들에게 조금씩 나눠줬다"며, "이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면 이미 구속이 되었을 것이다. 3억이 작은 돈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차장은 특히 "법 해석이 필요하겠지만 상식적으로 조합장이 가져간 7억원은 원래 가져가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본다"며, "그런데 아직까지 그에 대해 구속이나 이런 이야기가 안나오는 것을 보면 그쪽에서도 권리 같은 것을 가지고 있기는 했는가 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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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이 한 대출피해자에게 팩스로 보낸 각서 양식. 문서상단에 우리은행 표시가 찍혀있다. |
각서
나머지 13억원중 4억원이 아파트 등기 비용으로 지출되고, 9억2천5백72만3천5백원이 남은 가운데 일부 대출신청인들은 10월 24일자로 담당 법무사에게 대출금 지급 요청 관련 내용증명을 발송한다. 대출신청을 했던 본인들의 계좌로 대출금을 입금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즈음 우리은행 측의 '사건무마 활동'이 벌어진다. 우리은행 000지점의 박 아무개 지점장과 대출업무를 처리한 오 아무개 부지점장. 서류를 모집한 이 대리 등 관련자들이 대출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면서 협상을 시도한 것이다.
본지에 이 사건을 제보한 j건설 박00 사장은 "당시 우리 사무실을 찾아온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합의합시다'고 해서 '무슨 합의냐'고 반문했더니 '우리한테 받을 거 있으니까 합의해야 될 거 아니냐'고 그러더라"고 그 날의 일을 회상했다.
박씨는 자신을 찾아와 협상을 제의한 우리은행 관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퍼부었다고 한다.
"야 이 도둑놈의 새끼들아! 은행 당신들이 무슨 깡패냐? 내가 당신들한테 대출해 주라고 한 것은 내 통장에 넣어달라는 거지, 돈은 엉뚱한 데 주고 무슨 합의냐? 돈만 넣어라. 우리 대출금 일억오천씩. 그러면 합의해주고 여기저기 민원 넣은 것들 다 취소시켜줄 테니까…."
사건무마를 위해 돌아다닌 우리은행 관계자들이 박 사장 측과는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지만 일부 피해자들과의 협상에서는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10월 25일 8명, 30일 1명 등 총 9명에게 합의금 조로 대출금 일부씩(총 7억5천7백72만원)을 나눠주면서 소위 '합의 각서'라는 것을 받아낸 것이다.(문서 상단에 '각서'라고 작혀있지만 일반적인 각서의 형식(갑·을 당사자 적시 및 양측 날인 등)을 갖추지 못한 문서다)
윤 조합장은 은행측이 각서를 받으러 돌아다닌 것 자체가 스스로 은행측의 잘못을 인정한 셈이라고 주장한다.
윤 조합장은 "000지점이 조합의 확인서를 무시하고 대출금 일부를 대출자 10여명에게 지급하면서 그들로부터 나머지 대출금을 포기한다는 문서를 받은 것은 대출금을 전혀 받지 못한 대출자들의 대출금을 직접 책임지겠다는 뜻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조합장은 "이는 다시 말해 포기문서를 쓰지 않은 모든 대출자들의 대출금에 대하여는 000지점이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은행이 재건축조합이나 담당 법무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skanda@member.jinbo.net
해결책 없나?
"우리은행 가입 손해보험 이용해야"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담당 수사관들도 지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사자별로 이해관계와 쟁점이 얽히고, 각종 고소·고발이 설켜 있어서 사건 당사자들의 입장과 주장이 다를 뿐 아니라 피해자들끼리도 서로 입장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요 당사자중 한 명인 m종합건설 김00 차장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들이 피해액을 구제 받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대출 피해자들이 지금처럼 중구난방으로 소송을 제기해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신속한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이 모여 사건을 취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은행이 법무사와 계약하면서 가입한 삼성화재보험 뿐 아니라 000지점이 자체적으로 가입한 보험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그 보험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약정기준에 맞는 상황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관련자들의 문제제기 방식은 거기서 벗어나 있어서 당사자들 간 조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차장은 "피해자들이 어떤 사람은 신한은행 대출 건만 걸려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돈만 받으면 되는 사람도 있으며 일부는 피해금액이 작은 경우도 있다"며 "이렇게 다들 입장이 다르니 문제해결이 어려운 상태이고, 좀 더 시간이 지나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건의내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