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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시절 야심차게 추진했던 국제 금융허브 계획의 핵심이었던 서울 국제금융센터. |
얼마 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갖가지 루트를 총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만남을 성사시키지 못해 망신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의 대미 사대주의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평가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원래 외국인 앞에서 약해지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서울시장 취임 직후 있었던 월드컵 기념 행사에서 슬리퍼를 끌고 나타난 아들과 사위가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과 사진을 찍게 해주기 위해 무리한 행사 진행을 한 것을 비롯해 이 후보가 스스로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bbk 사건의 주범 김경준씨도 미국인이고, 여기에 더해 최근 드러나고 있는 시장 재임시절 외국계 기업과의 사업 계약 과정의 문제점들을 보면 이명박 후보가 외국인, 특히 백인에게 약하다는 재미있는 지적이다.
aig와 여의도 알짜 땅 99년 임차 계약 체결
'서울 국제금융센터' 유치…알맹이 빠진 계약
지난 9월19일 저녁 8시 50분경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 신축현장 지반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사현장과 인근 도로를 분리해둔 안전펜스와 함께 왕복 2차선 도로가 붕괴돼 길이 40여m, 깊이 40여m의 대형 구멍이 생겼고, 이 때문에 노상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와 컨테이너 등 차량 5대와 공사현장 가건물이 붕괴된 도로 속으로 가라앉았다.
아직 건물이 올라가기 전에 발생했고, 그로 인한 사망자도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이 사고가 주목을 끄는 이유는 이곳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시절 주요 경제 관련 업적의 하나로 꼽고 있는 서울국제금융센터 건축 현장이기 때문.
서울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부실 사업' 의혹을 사고 있었다. 공사의 부실이 아니라 '서울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 자체가 부실하다는 의혹이 있었다는 말이다.
kbs는 지난 8월9일자 「'국제금융센터' 빈껍데기 될 처지」라는 기사를 시작으로 서울시의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서울국제금융센터 계약이 제2의 론스타 사건(이른바 외국자본의 먹튀)으로 불러도 될 만큼 '허점투성이'로 드러났다고 추적 보도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계약 체결 및 기공식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공언했던 것과 달리 서울국제금융센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aig 아시아 본부 이전은 계약 내용에 담겨 있지도 않았고, aig 본사는 그런 계획 자체가 원래 없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측에서는 "계약 당시 aig 측과 상당한 합의를 하고 구두 약속까지 받았지만 회장이 바뀌면서 모든 게 없었던 얘기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지만, aig는 처음부터 건물 완공(2013년) 직후인 2015년에 건물을 매각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시와 aig 사이에 맺은 계약서에는 aig의 건물에 대한 최소보유기간이 계약시점부터 10년으로 되어있어 aig의 계획을 뒷받침해주고 있고, 'aig가 운영을 책임지는 20년'이라는 조항이 있지만 그나마 'aig가 감독능력을 유지한다'라고만 돼있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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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동dmc 홍보관 |
국제 금융허브 조성에 실질적인 플러스 효과가 없는 것에 더해 계약조건을 비롯해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공사기간 동안 토지 임대료를 공짜로 해준 것은 물론이고, 입주가 시작되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를 '초기 안정화 기간'이라며 임대료의 80%를 유예해주는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와 aig가 맺은 토지 임대계약은 무려 99년에 달한다.
kbs 보도에 따르면 기공식 행사가 2006년 6월5일 개최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시공사도 선정되기 전에 기공식을 가졌고, 날짜가 그렇게 결정되는 과정에 서울시 측에서 압력을 가했다는 증언들이 나온 것. 이에 대해 이명박 캠프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aig가 투자비 1조4000억원을 감안해도 1조원 이상의 수익이 남는 어마어마한 이득을 안겨준 이 사업의 대가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재임 중 기공식 거행과 아들 시형씨의 취직이라는 개인적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 상권 공실 대란 가능성
일방적 퍼주기에 가까운 파격적인 계약조건과 별개로, 이 프로젝트가 어쩌면 경제 전체에 주름살을 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여의도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형 건설사업들의 사업성격이 비슷하게 겹치면서 이 일대에 공실 대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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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활해보이는 상암동디지털미디어시티. 분양되지 않은 땅이 많이 남았지만 가난한 영화인들에게 돌아갈 땅은 없었다. |
대형 건축사업 통한 경기부양…장밋빛 전망
'블루 스카이 이코노믹스'이론 유념할 필요
aig 아시아본부의 입주가 물 건너가면서 그 대안으로 국민은행 본점 입주가 추진되었으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동을 걸어 이 마저도 무산된 상태로, 54층 높이의 오피스빌딩 3개 동, 연면적 총 15만4000여 평(50만㎡)을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가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맞은편에 들어서게 되는 파크원의 경우 그 규모(오피스타원 2개 동 각각 72층 59층, 연면적 19만3000평)는 물론, 완공시기와 프로젝트 성격이 흡사해 치열한 유치 경쟁과 함께 공실 대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주요 방송사와 대기업 일부가 2010년까지 상암동디지털미디어시티(dmc)로 옮겨갈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금융센터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전경련 회관 건물을 비슷한 성격의 비슷한 규모로 지을 계획을 얼마 전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당초 여의도에 서울 국제금융센터가 들어서면 서울의 고용창출과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기간 중에만 약 1조7000억원의 생산효과와 2만2000명의 고용효과가 예상되며 건물 완공 후에도 매년 1800억원의 생산효과와 3000명의 고용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서울 여러 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초고층 빌딩에 대해 정반대의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른바 '블루 스카이 이코노믹스' 이론이라고 해서 초고층 빌딩이 지어지는 시기에 호황이 정점에 달하지만 완공 후에 불황이 오게 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1931년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완공과 1930년대를 휩쓴 전 세계의 대공황,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완공된 1972년 무렵의 극심한 불황, 1998년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타워 완공 직전의 전례 없던 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이런 걱정을 하게 하는 사례들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서울 용산의 150층, 상암동의 130층, 중구의 220층 등 서울에만 5개, 전국적으로는 7개의 세계 최고층급 빌딩 건립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우려를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보인다.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청계천 재건축'(?)이라는 이벤트성 토목 프로젝트로 인기를 끌어 모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5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인지 나라 전체가 토목공사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100층 이상의 세계 최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소위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서울에서만 최소 3건 이상이 구체화되어 추진 중이고, 이른바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집'이라는 뜻의 '마천루'로 분류되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프로젝트를 합치면 거의 40여 개에 달한다.
높은 건물이 들어서고 여기저기에 공사현장이 벌어져 들썩거리면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지만,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지금의 건설 붐이 부동산 거품붕괴의 전조는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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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국제금융센터 조감도. |
서울시, 상암동 dmc 특혜 의혹
한독단지 잇따른 계약 불이행 묵인‥충무로는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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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기업에 분양하기로 했던 오피스텔은 대부분 국내 일반분양됐다. |
서울시가 추진 중인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와 관련해 이명박 전 시장 재임시절 있었던 특혜성 행정조치에 대해서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업자인 ㈜한독산학협동단지의 계약 불이행을 계속 묵인한데다가 원래 배정됐던 곳보다 수익성이 높은 용지를 배정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독단지는 2002년 6월과 12월 각각 dmc 내 c4 용지(교육연구용지)와 e1 용지(첨단업무용지)의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는데, 당초 서울시는 c4 용지에 한독단지가 독일대학 컨소시엄(kdu)의 투자를 끌어들일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서울시는 한독단지가 독일대학 컨소시엄과의 투자 계약을 완료하지도 않은 2003년 4월15일과 30일 한독단지와 c4, e1 용지에 대한 부지공급 본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6개월 내로 독일대학 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한다는 증빙자료를 제출하라'면서 기한 내 외국 투자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용지공급 계획을 백지화한다는 단서 조항까지 달았다.
하지만 한독단지는 원래 기한을 두 달여 넘긴 2004년 1월30일이 되어서야 증빙자료가 첨부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서울시는 한독단지의 조건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5차례나 한독단지와의 계약을 연기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이 아니었다. 서울시와 한독단지가 2002년 6월 처음 체결한 양해각서에는 한독단지가 dmc 외곽의 학교용지(a1)를 공급받도록 돼 있었는데 같은 해 7월 한독단지는 학교용지를 상업용지인 c4 및 e1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했고 시는 별다른 시비 없이 이를 수용했다.
상암동dmc 한독산학협동단지 특혜 제공 의혹
연구소 및 독일기업 유치 약속 깨고 일반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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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동dmc 홍보관 |
한독단지는 학교용지와 바꾼 e1 용지에 오피스텔 1동을 지어 이미 70% 이상을 일반 분양했는데, 원래 사업계획에는 오피스텔의 50% 이상을 독일 대학컨소시엄 및 독일 기업에 분양하기로 되어있었다.
언론과 정치권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부랴부랴 한독단지 측에 사업계획 및 계약을 이행하라는 최고장을 3차례에 걸쳐 발송하고, 한독단지로부터 오피스텔 분양수익을 학교법인에 출연하겠다는 이행각서도 받아냈지만 일련의 조치가 시작된 것은 2007년 1월 이후부터였다.
한편 한독단지에 대한 특혜 대우와 대조되는 일도 상암동 dmc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영화계는 서울시의 제안으로 2004년 11월 상암dmc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응했는데, 2005년 8월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우선협상대상 제외를 통보한 것이다.
당시 발행된 <씨네21>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문을 통해 "시설물 공간활용 계획·자금조달 계획 등이 시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으며, 영화사의 자기자본비율이 낮고 개별업체의 매출이 1조원 미만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씨네21>은 영화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dmc사업에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영화계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했던 서울시가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는 등 향후 사업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자 태도를 돌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같은 기사에서 mk픽처스 이은 대표는 "서울시의 정책 일관성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국내 영화사의 재무구조나 재력을 뻔히 아는 서울시가 일반적인 규정을 잣대로 영화사들을 탈락시켰다. 이런 식이면 미리 의견을 조율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