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현대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 다음은 필자가 최근에 쓴 시 3편입니다. moonilsu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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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
**편한 사람에게 바치는 시
삶을 살다가
우연하게 만난 사람이
잠시 같이 있어도
편해지는 사람이 있다.
몇 시간 함께 있어도
인생이 다 저물도록
잊고 싶지 않은
아쉬운 사람이 있다.
삶을 살다가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
감동에 젖게 한
그 사람을 생각한다.
사람에게서
만족감을 얻는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오늘 이후, 우연하게, 또
편해지는 사람을 만난다면
고백할 일이 하나 있다.
삐거덕 거리는
시골자갈길 달구지처럼
살아온 내 인생이지만
덜거덩 거리는, 먼지 휘날리는, 말도 많은
나의 인생이 있기에
그대를 만날 수 있었다고.
그래서 무한한 아름다움에
빠져들 수 있었다고.
그대와 더불어 무척이나
행복에 젖어, 눈물 글썽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별, 그리고 나
별은 왜 어두운
밤에만 뜨나요?
훤한 대낮에 뜨지는 못하지만
어두운 밤이면 떠서
밤을 사랑하는 사람의
친구가 되어주잖아요.
무한대 하늘에
보이지 않은 별들도 많겠지요.
그 중에서도
반짝이는 별이 있기에
행복한 사람을 생각한다면
한번 쯤 어둠과 함께해온
속 좁은 사람도
기억이나 해주소.
보잘 것 없는 날 위해
그 멀리 우주에서 찾아온 별처럼.
**너는 나무 나는 사람
리어카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야 하는
비탈 언덕에
수백년 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외람되이 자라고 있었다.
잎이 무성해져 몸무게가 무거워도
찬바람 몰아치는 한 겨울에도
그저 의젓했다.
천둥 번개에도 끄덕 없었다.
무엇이 나이 묵은 은행나무를
저토록 자신 있게
지탱해주고 있을까?
빌딩을 짓기 위해
은행나무가 잘려나갔다.
불도저가 나무 밑둥을 밀어부쳤을 때
으스러져라
바위를 부둥키고 있는
그루터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크기와 거대한 몸무게를
지켜주었던 그루터기.
세상에 자신을
자랑하지 않으면서도
험한 세월을 보냈지.
그날 이후 오래 묵은 나무를 회상하면
얼키설키 치열한 몸짓을 한
나무를, 나무이게 한
본질을 떠 올린다.
나무 너에게서
사람인 나를 배우련다.
보이지 않은 힘이 무섭다는 것을.
*필자/문일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