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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제 잘난 맛에
들판에 피어난 야생화
노랑 하양 파랑
얼굴 작은 꽃잎들이
바람에 하늘하늘 날리네.
달빛 환한 밤에
정주고 싶은 사람과 함께
그 꽃길 걷고 싶네.
꽃잎들이 먼저
인사하고
짙은 향기로
그 사람 맞이하겠지.
내 마음은 이미
꽃들의 미소 속에
빠져 있다네.
***노숙자
오물로 찌든 몸에서 악취가 나고
더러는 이마, 볼 사이사이에 피멍이 들고
버려진 동물처럼 끄억끄억 대는 모습이 애처롭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 했다.
하늘인 사람이, 술에 취한 채 군데군데
서울역 앞 길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잔다.
원래 원시적 사람은 노숙자,
하지만 발달한 세상에서 노숙은 처량한 신세
누가 저들을 노숙자로 내 몰았는가?
세상, 너와 나도 언제든 내몰림 당할 수 있는 존재
성철스님은 한 마리 파리도 부처님처럼 존경하라고 했는데
어찌 스스로를 길바닥에 버려 파리보다 못하게 천시당하고 있을까
어둠이 몰려들면 지독한 냄새와 한 몸이 되어
얼굴은 분간할 수 없어지고, 술기운에 몸을 맡긴 채
행인에게 더러워진 손을 내밀더라도
밤사이 희망찬 꿈이라도 꾸었으면 좋겠다.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비쳐지는 햇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음을, 사람보다 귀한 그 무엇이 없다는 것을
늦가을 말없이 떨어지는 가로수 잎을 보면서라도
불현듯 느꼈으면 좋겠다.
***첫 길을 가는 사람
밤새 나풀나풀 내린, 겨울 눈밭
처음 걸었던 사람의 발자국을 보면 신비롭다.
출렁대는 바다 물결이
잘 다듬어놓은 모래밭 위의 첫 발자국은 아름답다.
누군가 걷고 걸어서 만들어진 숲 속 오솔 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정감이 간다.
억눌린 이들과 함께
목숨 걸고 투쟁한 정치적 투사는 무조건 존경스럽다.
길이 아닌 곳에 첫 걸음을 내디딘
누군가를 위해, 보이지 않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두근두근 떨린 가슴으로
아무도 가보지 않은 첫 길을 가는 사람은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지나
높은 산이 아닌 야산에 다다를 지라도
그 첫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 속에 처음 걸었던 이의 첫 생각이 들어서이다. moonilsuk@korea.com
*필자/문일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