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 © 한국배구연맹 |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최근 세자르(45)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과 간담회에서 한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여자배구 팬들로부터 '비난 뭇매'를 맞고 있다.
김 감독은 12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6일 세자르-국내 프로팀 감독 '비공개 간담회'에서 본인과 다른 감독들이 한 발언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그는 "프로팀 감독들은 정예멤버 14명을 뽑아 충분한 훈련이 가능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헌데 세자르 감독은 16명을 뽑겠다고 한다. 우리 팀은 14명이면 표승주 1명이고, 16명이면 김하경까지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프로팀 감독들은 세자르 감독에게 각 팀 훈련장에 와서 직접 보고 선수를 선발하라고 의견을 줬다. 하지만 개인일정이 있다고 떠났다. 영상만 보고 이 선수, 저 선수를 뽑고 있다. 대표팀 감독에 선수선발권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정예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강화위원회와 배구계의 어드바이스를 일정부분 흡수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지금까지 7개 구단은 모든 걸 도와줬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대표팀이 좀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 발언이 알려지자, 여자배구 팬 사이트 등에서 배구팬들은 김호철 감독을 향해 하루 종일 비난 글들을 쏟아냈다. 비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배구팬들은 국내 프로팀 감독들이 세자르 감독을 만나 요구했다고 알려진 내용들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었다. 비합리적이고 무리한 요구, 소속팀 선수가 대표팀에 적게 차출되도록 하기 위한 비협조적 태클, 외국인 감독을 길들이려는 꼰대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한 배구팬은 "선수가 대표감인지 아닌지는 대표팀 감독이 판단하는 것이고, 그래서 데려가서 써보고 판단할 권한도 있다"며 "각 팀 훈련장에서 잠깐 보는 것과 대표팀 소집훈련을 함께 하면서 판단하는 것은 비교도 안 되는데, 자꾸 자기 팀 훈련장에 와서 보고 뽑으라고 요구하는 건 외국인 감독 길들이기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일부 팬들은 "국내 감독들의 어깃장 정치질", "대표팀 감독에 대한 존중이 없고 업신여기는 꼰대짓"이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팬은 "직접 보고 뽑네 마네가 본질이 아니다. 14명 최종 엔트리에서 단 1명도 예비 전력을 차출 안해주겠다고 버티는 비협조적 자세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호철, '호로남불' 또 도졌나.. 팬들,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 때 '초대형 악몽' 떠올려
특히 김호철 감독을 향해서는 더욱 비난이 거세다. 김 감독이 지난 2019년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을 수행할 당시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사실상 퇴출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남자배구 대표팀의 전임 감독을 맡고 있던 당시, 도쿄 올림픽 예선전 등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을 중도 포기하고 프로팀으로 가기 위해 국내 프로구단 고위층을 만나 감독직을 요청했다가 들통이 났다.
그 일로 배구계와 팬들의 비난 여론이 폭발했고, 결국 대한민국배구협회와 대한체육회 재심에서 각각 1년과 3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김 감독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대표팀 감독을 자진 사퇴했다.
그는 대한체육회 징계 결정이 난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로팀으로 이적을 추진한 것은 맞고 그것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이미 대표팀 감독을 사퇴했다", "분명 내 잘못이다.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당시 김 감독은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선장이었다. 남자배구가 계속 국제대회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큰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맨 앞에서 대표팀 살리기에 혼신을 다 해야 할 선장이 가장 먼저 탈출을 시도하면서 남자배구 대표팀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오늘날 남자배구가 끝도 없이 추락한 데는 김호철 감독 역시 누구보다 큰 책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전적 때문에 여자배구 팬들 입장에선 김 감독이 세자르 감독의 대표팀 차출 방침에 불만을 표출한 듯한 언행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남자배구 대표팀을 망쳐놓은 사람이 이제 여자배구로 넘어 와서 여자배구 대표팀까지 망치려 든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와 관련, 한 배구팬은 "김호철 감독은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 시절에) 구단별 훈련장을 다 찾아가서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국대 선수를 뽑은 게 아니고, 프로구단 사무실로 가서 본인 면접 보러 다녔다"며 "대표팀을 그렇게 우습게 봐 왔으니 세자르 감독 길들이기 하려고 꼬장 부리는 것 아니냐"며 힐난했다.
이는 김호철 감독 본인이 대표팀 감독일 때 저지른 중대한 과오는 까맣게 잊고, 이제 프로팀 감독 됐다고 대표팀 감독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꼰 것이다. 한 마디로 김호철 감독이 하면 로맨스, 다른 감독이 하면 불륜 식의 '호로남불' 행태라는 뜻이다.
한편, 김호철 감독은 조만간 배구협회가 발표할 세계선수권 대표팀 명단에 IBK기업은행은 표승주, 김하경 2명이 포함됐다고 공개했다.
이 대목에서도 팬들은 김 감독에게 쓴소리를 했다. "다른 팀은 3~5명까지 대표팀에 포함된 경우도 있는데, 김호철 감독의 불만은 너무 이기적이다", "그래놓고 대표팀을 위해 뭘 모든 걸 도와줬다고 말하느냐"며 비난했다.
'구단 이기주의' 앞세우면, 어떤 대표팀도 존립 불가능.. 남는 건 공멸 뿐
한국 여자배구는 오는 9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을 앞두고 8월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에 돌입한다. '김연경 없는 대표팀'의 전력 상승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라 여러 면에서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4일 한국 대표팀이 대회를 마친 '2022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에서 전패로 부진했기 때문에 세계선수권에서는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국제배구연맹 세계랭킹 점수를 높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또한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는 V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열리기 때문에 리그 흥행을 위해서도 선전이 꼭 필요하다.
물론 리그 성적이 중요한 프로팀 감독과 구단 입장에선, 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소집되는 국제대회에 소속팀 선수가 많이 차출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선수 부상, 리그 준비 어려움, 소속팀 사정 등을 앞세워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게 된다. 모든 구단이 '선수 연봉은 구단이 주는데, 대표팀보다 소속팀을 우선시하는 게 당연하다'는 일차원적 생각만 갖고 있다면, 대한민국에 어떤 종목도 대표팀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선수 중에 크든 작든 부상이 없는 경우가 없고, 리그 준비 어려움이나 소속팀 사정이 없는 구단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팀 차출 거부 이유를 제시하라고 하면, 당장 100가지라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바로 '구단 이기주의'다.
그런데도 모든 종목에 대표팀이 존재하는 건, 대표팀 발탁은 선수 개인과 구단에게도 영광스런 일이고, 대표팀이 잘해야 해당 종목이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그것이 곧 선수 인기, 리그 흥행, 구단의 이익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구단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구단의 이기주의는 다른 구단에게 피해를 주는 일기도 하다. 팬들이 대표팀 차출에 비협조적인 감독과 구단을 비난하는 이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