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하느님이 주신 축복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단군할아버지께서 터를 잘 잡았다고나 할까 한 가지 지리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지진의 문제입니다. 일본이 겪어야 할 어려움의 하나가 바로 지진입니다. 물론 그 지진에 대해서 대책도 세우고 지진을 극복하는 기술로 해외 건설에 나서기도 하지만 이거야 말로 일본으로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운명 같은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겪어야 할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할 말이 많습니다. 세계가 모두 어려움을겪고 있으니 별 방법이 없다는 식으로 이 어려움을 피해나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절대로 변명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전쟁에 지고 나서 이런저런 어려움 때문에 할 수 없이 졌다. 이걸로 변명이 되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비겁하게 변명만 하다 보면 어쩌면 지금의 어려움이 오히려 변명거리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발전을 할 때, 다른 나라보다 더 어려운 여건에서 시작했던 것 아닙니까? 그래도 박 대통령이 그 당시의 우리나라 여건을 변명해 본 일이 있습니까? 그리고 이제 재임기간 9개월이 된 시점에서도 변명을 일삼는다면 이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제의 어려움보다 대통령께서 책임져야 할 문제가 바로 남북 간의 문제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면서 무조건 지난 정부의 업적을 부인하는 단순논리에 빠져서 10년 동안 이루어 놓은 남북 간의 그 신뢰를 모두 부정하였던 것이야말로 대통령의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여러 가지로 변명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말이지 한심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입니다.
모든 국가의 위상이 경제력으로 판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남북 간의 관계는 남남간의 국제문제가 아닙니다. 동족 사이의 문제입니다. 회상하기조차 역겹기는 하지만 2차 대전의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치열한 전쟁을 치룬 사이이기도 합니다. 무조건 미워할 수도 없고 무조건 깔볼 수도 없는 것이 바로 북한이며 그만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이 바로 남북문제이기도 합니다.
얻어먹는 떡은 울타리 사이로 주어도 서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못사는 사람일수록 체면을 더욱 따지고 위신을 더욱 세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주는 입장에서도 그러한 입장을 면밀하게 따져서 조금도 마음 상함이 없도록 배려하여야 합니다. 그게 정치이고 그게 바로 동족입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취임하신 이래 남북문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을 마치 국내의 정적(政敵)을 다루는 것처럼 하신 것 같습니다. 국내의 라이벌은 더 이상 라이벌이 아니다. 나의 라이벌은 이제 외국의 정상들이라고 목청을 높일 때 이미 대통령의 교만은 극에 달하였습니다. 그러니 경제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있는 북한이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였을 것인지 우리는 넉넉하게 헤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국내의 정적처럼 일방적으로 몰아세워서 말라죽일 수 있는 존재는 결코 아닙니다.
남북의 문제는 날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다보면 우리끼리 전쟁을 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누구의 책임입니까? 지난 10년을 부정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대통령 때문 아닙니까? 바로 대통령의 교만과 우쭐함 때문이 아닙니까? 교만한 사람은 교만하다고 하면 자기처럼 겸손한 사람이 없다고 변명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진이 없는 만큼 일본보다 유리한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대립은 어쩌면 지진보다 더 무서운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대통령은 교만하면 그만입니다. 국민에게 그리고 일부 골수우익들에게 멋지게 보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신음하는 것은 바로 죄 없는 국민들뿐입니다.
만약 북한에서 사소한 도발이라도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경제는 당장 파멸되고 말 것입니다. 경제를 위해서도 제발이지 교만을 거두십시오. 그리고 북한을 향해 겸손을 베푸십시오. 진정한 강자는 겸손한 법입니다. 강자는 겸손할수록 더욱 강인해 보이는 법입니다.
inbong195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