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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33만원에 궁중요리·양주·언니들까지 풀코스로 ‘사라락’ |
직장인 김아무개(31)는 최근 놀라운 경험을 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요정’에 방문, 특별한 추억(?)을 남긴 것. “늙은이같이 무슨 요정이냐?”며 강남 물 좋은 룸살롱에서 놀자던 김씨의 친구들도 꽤나 만족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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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28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씨가 요정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 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풀 요량에서였다. 나름 유흥 마니아인 김씨는 친구들에게 “오늘은 요정에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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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보던 으리으리한 한옥에 넋이 나간 김씨 일행을 반긴 것은 ‘요정’의 사장이었다. 사장이 직접 고객을 맞는다는 것에 약간 부담을 느꼈지만 젠틀하고 깔끔한 인상의 사장은 김씨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서니 방을 휘감은 병풍과 잘 차려진 술상이 김씨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는 하지 말고 오라”던 사장의 말이 그제서야 이해됐다. 임금님 밥상을 옮겨놓은 듯 12가지가 넘는 궁중요리가 마련되어 있었던 것.
온돌식 룸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도우미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한복을 입은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아가씨들은 큰절로 인사를 한 뒤 김씨 일행 옆자리에 하나 둘 착석했다.
‘요정’의 경우 아가씨들 외모 수준이 떨어진다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한복과 어울리는 단아한 외모에 청순함까지 갖춘 아가씨들은 김씨 일행의 눈을 사로잡았다.
신선로, 육회, 생선회 등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음식은 도우미들이 직접 먹여줘 젓가락을 들 필요도 없었다. 편안한 분위기에 먹여주고 닦아주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 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음주가 시작됐다.
‘요정’에서는 손님 인원수대로 양주가 제공되는데 일반적으로 딤플,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 렌슬렛, 불루하우스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손님이 원하는 술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맥주와 음료, 담배는 손님이 원하는 만큼 무료로 무한리필된다.
한국식 서비스에 어색함 제로
옆자리에서 조용히 수발을 들던 아가씨들도 점점 흥이 났는지 술을 마시면서부터는 분위기가 제법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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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술을 마시니 취기가 돌았다. 도우미들과도 제법 가까워지니 게임을 제안했다. 게임을 하기 전 바지를 벗으라며 바지를 벗기더니 한복 속에 입고 있던 고쟁이를 벗어 입혔다.
밝은 조명 탓에 민망했지만 눈치 빠른 도우미 한 명이 벌떡 일어서 조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 벌칙은 옷 벗기. 밥상 시중을 들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술자리 분위기를 주도하는 도우미들 덕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요정’의 또 다른 특징은 노래방 기계 대신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밴드가 있다는 것. 10만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 색다른 맛이 있다. 또 ‘요정’에서만 볼 수 있는 국악밴드도 준비되어 있다. 외국인 바이어 접대나 사업상 접대가 필요해 ‘요정’을 찾는 남성들은 국악밴드를 불러 색다른 흥을 즐기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온 김씨는 국악밴드 대신 밴드를 불러 가무를 겸했다.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간간이 도우미들의 치마 속을 터치하기도 하기도 하는데 거부감 없이 잘 받아주는 것이 또 묘미다.
분위기에 취해 몸을 흔들다 보니 땀이 나는 것은 당연지사. 이 모습을 놓칠 리 없는 도우미들은 금세 달려나가 수건에 물을 적셔와 땀을 닦아주는데 순간 신선도 부럽지 않았다고.
일반적으로 ‘요정’에서는 3~4시간 정도의 긴 시간동안 술자리가 이어진다. 식사를 겸하고 밴드를 불러 놀다 보면 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김씨는 ‘요정’의 또 다른 장점으로 도우미들을 꼽았다.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자리를 옮겨가며 손님을 접대하는 다른 유흥업소와는 달리 ‘요정’의 도우미들은 하루에 한 테이블만 책임지면 된다. 3~4시간 동안 자리가 이어지고 12시면 마감을 하기 때문에 몸 버려가며 속 버려가며 진상 손님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손님들의 만족감도 커진다는 것.
김씨에 따르면 ‘요정’은 마무리에 있어서도 일반 유흥업소와 차이가 있다. 자리가 어느 정도 정리될 무렵 사장이 룸에 들어와 도우미들을 내보내고 마무리에 대해 묻는다는 것.
김씨는 ‘요정’에서 마무리까지 한다는 정보가 없었던지라 잠시 머뭇거렸지만 함께 온 일행들의 “기왕 왔으니 제대로 경험하고 가자”는 말에 혹해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잠시 후 김씨 일행과 함께했던 도우미들은 한복을 벗고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시 룸으로 들어왔다. 김씨는 여기에서 말을 멈췄다. 나머지 부분은 상상에 맞기겠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요정’ 체험에 대해 한마디로 일축했다.
“식사에서 음주, 가무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덕에 조선시대 임금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의 ‘요정’과 현재의 ‘요정’
원래 요정은 우리나라 전통 기생집이었다. 한식으로 술상을 차려놓고 가야금이나 북, 장구 등을 연주하며 여성들이 술 시중을 들었다.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 일부 유명한 요정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중대사항이 ‘요정’에서 결정되기도 했다. 때문에 ‘요정 정치’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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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군사정변 전까지만 해도 고급 비밀요정이 서울 도처에 존재했다. 비밀요정은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만 골라 은밀히 운영됐는데, 돈 많은 기업인들이 사업 관계로 교제하기 위해 만나 즐기는 장소 역할을 했다. 당시 운영되던 비밀요정은 주인마담과 통하는 사람들만 사전에 내통해 드나들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현재도 정통 요정들이 비밀스럽게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스타일의 요정이 속속 등장해 현재 종로와 강남에도 몇몇의 비즈니스 요정이 운영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요정에서는 전통주보다는 양주를 제공하며 손님 한 사람당 20만~25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운영되고 있다. 변치 않은 것은 젊은 아가씨들이 한복을 입고 손님을 접대한다는 것.
요즘의 비즈니스 요정에서는 예전처럼 가야금을 뜯고 창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현대식으로 밴드를 준비해 손님들의 흥을 돋운다. 또 고급 술집을 이용할 때는 보통 식사를 거친 후 2차로 장소를 옮기는 경우가 많은데 요정은 식사와 술과 음주 가무를 모두 한자리에서 해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요정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아가씨들의 경우 대부분이 조용하고 다소곳한 편이다. 손님이 말을 걸기 전에는 먼저 말을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분위기가 무르익고 음주가무가 시작되면 색다른 서비스로 손님들을 공략한다.
현대판 요정은 12시에 영업을 종료하는 것이 상례다. 때문에 저녁 6~7시 정도에 식사를 하지 않고 가는 것이 좋다.
또 요정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당일 이용을 원한다면 오후 1~2시 이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님은 대체적으로 교양 있는 남성들이 이용하는 편이다. 요즘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남성들도 요정을 자주 찾는다.
| <미니인터뷰> 대한민국 대표 요정 ‘대원’ 이종섭 대표 “‘요정’ 대목은 매년 11~12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대원요정’은 이미 알 만한 남성들은 다 아는 대한민국 대표 ‘요정’이다.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는 이종섭(50) 대표는 매일 저녁 깔끔한 양장차림으로 손님들을 직접 맞이한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내가 ‘요정’을 운영한 지도 약 10년 정도가 지났다. 현대판 ‘요정’ 중 가장 오래됐고 가장 큰 규모다. 과거에는 ‘요정’이라고 하면 나이 든 사람들이나 가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젊은 층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입소문이 많이 난 것 같다. -‘요정’에서 일하는 도우미 아가씨들의 수준이 높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12시면 마감을 하는 ‘요정’의 특성상 많은 시간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많다. 때문에 다른 유흥업소의 도우미보다 학벌수준이 높고, 외국인 접대가 잦은 기업의 방문이 많다 보니 영어를 비롯해 외국어에 능통한 아가씨들이 많다. -그렇다면 도우미를 뽑을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대표인 내가 면접을 직접 본다. 신원파악이 확실한 사람을 쓰는 편이고 수준 높은 고객이 많이 찾기 때문에 도우미들의 연령이 너무 낮으면 대화 자체가 힘들 수 있다. 때문에 25~26세의 여성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요정’은 도우미들의 외모가 떨어진다는 평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몸매가 드러나는 양장 대신 한복을 입고 접대를 하기 때문에 그런 편견이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아무래도 남성을 상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외모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직접 와서 만나보면 알겠지만 절대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경기불황으로 사회가 많이 힘들다. 유흥업계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요정’은 어떤가. ▲경기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도 손님이 줄어들긴 했다. 상대적으로 접대가 많은 기업의 긴축 경영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하지만 룸살롱이나 주점에 비교했을 때 손님이 많이 줄어든 편은 아니다. 운영에 지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요정’을 찾는 연령대에도 변화가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 어떤가. ▲평균 35세라고 생각하면 정답이다. 과거에는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접대 위주의 손님이 많기 때문에 기업이나 회사의 실무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인 30~40대 손님이 많다. 하루에 한두 테이블 정도는 20대 손님이라고 보면 된다. -‘대원’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지방에서도 올라오는 손님들이 있다. 심지어 제주도나 중국, 미국에서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예약을 하고 찾기도 한다. 아무래도 ‘요정’ 중에 가장 오래 돼서 소문이 많이 퍼진 것 같다. -다른 유흥업소와 비교했을 때 ‘대원 요정’의 인기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단 한자리에서 식사와 음주, 가무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국내 요정 중 최고 규모로 다양한 스타일의 룸이 마련되어 있다. 외국인 손님을 위한 테이블식 룸도 있고 대규모 단체손님을 위한 100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룸도 있다. 여기에 365일 일관된 서비스로 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이보배 기자 bobae383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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