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 쓴 시입니다.
까치집
수석동의 5백년 된 은행나무 가지 끝에는
까치집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지어져 있다.
까치는 나뭇가지를 물어다
높이 자란 나무의 끝이나 전신주 꼭대기에
자기 집을 짓는다.
우거진 숲, 깊고 깊은 곳에 숨어
몸을 보호함이 아니라
세상을 내려다 보면서
혹은 멀리 바라다 볼 수 있도록
둥지를 튼다.
삭풍과 맞부딪치는 곳에
잠잘 수 있는 집을 지었다는 것은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
살애는 겨울 찬바람에도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낮에는 친구들과 무리지어 까악까악대며 살아가지만
밤이되면 홀로 외로운, 고독한 존재
일부러 외따로 높은 곳에
고독을 씹으며 살아가려 지은 까치집을 보면
내 생각의 끄트머리에도, 얼키설키 걸려 있는
위험한 까치집 같은
아슬아슬한 고독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12/25/2008)
고양이 소리
주택가 담벼락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살던
몸집이 큰 길고양이는 밤이면 밤마다
애기가 울 듯 으앙 소리를 내곤했다.
고양이 소리엔 구애의 절박함이 배어 있는 것이었을까.
길고양이는 어슬렁어슬렁 사람들을 피하며
쓰레기봉투를 뜯어 먹이를 취하고, 골목길에서 생존해왔다.
어느 날 아침 주차된 자동차 옆에
시멘트 조형물처럼 굳은 몸집의
고양이가 주검 되어 모습을 드러냈다.
며칠간 버려져 있던 고양이의 주검은
한낱 쓰레기로 치워져 버렸다.
깊어가는 밤이면 밤마다 울어댔던, 비오는 날이면 더 처량했던
달인 탕약을 삼베로 짜듯 습기에 젖은, 어둠을 베듯 들려왔던
고양이 우는 소리는 그날 이후 골목길에서 사라졌다.
누구를 향해 애를 태우는지 갈기갈기 찟듯
처절함이 녹아가던 처마 밑 고드름처럼 뚝뚝 떨어지는
길 고양이 소리를 다시금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애잔함의 울음소리가 멈춘 주검에 대해 훈장을 주는
그 어떤 상여소리도 없었다.
다만, 몸집이 작은 고양이들만이
큰 고양이 주검이 있던, 피 냄새나던 주변을 배회했고
야옹 으앙, 들으면 들을수록 애간장이 녹아지는 울음을 쏟아냈다.
한밤중에, 대를 이은 짙은 고독의 소리와 운명인 듯 마주쳤다.(12/25/2008)
*필자/문일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