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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쓴 시입니다
멀리 떠나는 길
세상을 살아오면서
큰인연 하나를 만들어준 귀한 분이 세상을 떠났는데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양지바른 산 속에
정성을 다해 묻어 드리는 것 뿐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죽은 분을 대신해서
사람의 몸 크기보다 조금넓고, 허리 높이 만큼의 땅을 파서
조심스레 관을 넣고 흙을 덮어 봉분 하나를 만들어 드렸습니다.
좋은 곳에 영면하라고 찬송도 하고 기도도 해드렸습니다.
삶에서 주검으로 격리되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기계를 잘 다루는 포크레인 기사는
새 묘지 하나를 눈 깜짝할 시간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금방 만들어진 새 묘지는
죽은 자가 그 누구든지 다시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으니
아주 먼 곳으로의 떠남이라는 것을
삶의 끝은 황토 한 줌 속에 섞이는 것이라는
냉엄함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내가
늘 그리워하는 그대에게 부탁합니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여행길을 떠나기 전
지금 이 시간
그대와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결코 잊지 말기를.
다시 무릎꿇어 청합니다.
두 눈을 뜨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볼 수 있음이
아주 뜨겁지는 않아도 그러저럭 서로의 정을 확인할 수 있음이
얼마나 황홀한 일인지를
하루 한때 눈을 깜박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라도 느낄 수 있기를.
나는 나와 다짐합니다.
죽음은 멀리 떠나는 길, 그 길을 떠나기 전까지라도
그대 사랑에 잠깐잠깐 감전되어 깜짝깜짝 놀라며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이른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내눈이
그대 생각에 가끔가끔이라도
눈물로 글썽글썽 젖어 있기를.(1/14/2009)
*필자/문일석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