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심사 탈락에 따른 한나라당의 후유증이 커지면서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한나라당 대구경북 시도당의 공천분위기가 본격적인 분열양상으로 접어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22일 한나라당 대구경북시.도당에는 탈락에 따른 불만을 가진 공천신청자들의 방문이 잇따랐다.
특히 경북도당에는 이날 경산 시의원에 출마하는 이 모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이 찾아와 여론경선에 따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사무실 기기와 공심위가 열리고 있는 회의장을 덮쳐 공심위원들이 대피하는 등 한때 공심위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약 1시간 가량 이어진 이들의 난동으로 도당 사무실의 pc와 사무기기, 탁자는 바닥에 나뒹굴었고, 젊은 여성 사무처 직원과 이날 도당을 방문한 방문자들이 대피했으며, 출동한 경찰과 지지자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집단항의를 한 십 여 명의 지지자들은 대부분 이 후보의 지역 주민들로, 이들은 이날 도당 공심위가 공천 확정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두 번씩이나 발표를 번복하는 것에 항의를 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지자들 가운데 한 사람인 김 모(남. 와촌면)씨는 “우리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 그러나 사람을 왜 자꾸 이랬다 저랬다 가지고 노느냐”면서 “왜 어제의 결과와 오늘의 결과가 다르냐”고 따졌다.
이날 사고로 사무처 이 모 과장이 얼굴부위를 집중적으로 구타 당해 코뼈가 부러지면서 병원으로 이송됐고, 취재를 하던 기자들이 카메라와 취재 도구를 빼앗기는가 하면, 출동한 경찰과 지지자들에 의해 취재 방해를 받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들도 경찰과 몸싸움을 하면서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집기와 사무처 직원을 구타하고 공심위 회의자를 급습한 열명에 대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사고는 도당을 방문한 이 후보 측이 결과가 두 번씩이나 번복되는 과정에 대해 항의 하던 도중, 양측의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감정으로 치달으면서 이 후보측이 격분해 발생했다.
이 과정에 대해 이 후보측 지지자들은 “우리는 첫날 우리가 졌다는 공심위의 결정에 패배를 인정했다”면서 “그러나 이튿날 다시 그 결과가 번복됐고, 오늘 아침 일어나니 또다시 다른 소리가 나오더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또 “정말 우리가 졌다면 그렇게 결정하라. 우리는 승복할테니......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공심위 책임이 있지 않느냐. 우리는 무소속으로라도 출마를 할 것이니까, 경선 서약서를 철회해 달라”고 주장했다.
김태환 공심위원장은 “두 개의 여론조사기관 수치를 환산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확정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통보 과정중에 착오가 생긴 것은 분명한 만큼 이들이 요구하는 서약서 반환을 상의해 이를 수용할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또, “여론조사 기관 두곳의 결과치가 환산에 착오를 일으키면서 오늘에야 최종적으로 이번 일에 대한 전후를 알게 됐다”면서 “결과통보도 하기전에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고 밝혔다.
이날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경산당협사무실에서 도당 공심위에 여론경선을 요청해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선 21일에는 이 후보의 경쟁상대인 전 모 후보가 도당의 통보에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 방문한 바 있다.
도당에 이어 대구시당에서는 중남구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에 출마해 공천에 탈락한 이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박일환 남구청장 예비후보, 류규하 중구청장 예비후보, 박판년구의장, 김동철 중구의장 외 중·남구 시, 구의원 11명이 22일 오후 3시30분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 비원칙적이고 부당한 공천 결과에 항의했다. 이들은 지역 국회의원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며 배영식 국회의원의 자진사퇴와 당협위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천탈락에 항의한 기자회견은 북구청장에서 탈락한 김충환 후보와 중구청장 후보에서 탈락한 류규하 후보 등 벌써 여러 차례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날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11명은 “중·남구의 모든 공천은 사전 내락 등 불법적이고 불공정한 공천이었으며 그 배후에 배영식 의원과 부인이 있다”면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해 중·남구 당원협의회가 붕괴직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일환 남구청장 예비후보는 “이미 배영식 국회의원이 당협운영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면서 “즉각 당협위원장에서 사퇴해야 하며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주민들과 당원들이 나서 자격을 박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한 “이번 공천결과 공천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도대체 한나라당의 공천기준이 뭔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며 “대구시당이 나서 빠른 조치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