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 논란사안이었던 ‘부자감세’ 윤곽이 잡혔으나 한나라당 지도부의 ‘감세철회’ u-턴으로 청와대-여권, 현 권력-미래권력 충돌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주목된다.
이목이 집중됐던 박근혜 전 대표의 ‘부자감세’ 의견은 ‘부분감세철회’로 귀결됐다. 법인세는 인하하고,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을 유지하자는 게 골자다. 박 전 대표는 15일 자신의 국회상임위인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논의되는 건 감세 전체가 아닌 최고 소득구간의 세율에 국한된 문제”라며 “08년 소득세·법인세에 대한 감세법안이 통과된 후 소득세는 4개 과표 중 3개 구간과 법인세도 감세됐다. 우리가 논의하는 건 이미 감세된 걸 철회하자는 게 아닌 유보된 최고구간에 감세 여부”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고 소득구간의 세율 문제로 명확히 해야 한다.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일부 개정안과 소득세 최고세율은 이용섭 의원 안대로 현행 세율을 유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인하가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소득불균형이 급격히 심화됐다. 과표 구간 8천8백만 원 이상 관련 소득세율은 현행대로 유지가 재정건전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인세 인하는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요하다”며 대만, 싱가포르, 독일 등 사례를 예로 든 후 “세계 각국은 치열하게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세 중 성장과 가장 관련 있는 게 법인세”라며 인하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인하하는 게 정부 정책의 일관성 추진 차원에서 필요하다”면서도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간 청-당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던 한나라당 지도부 역시 당내 다수 의견의 손을 들어주며 ‘감세철회’에 합류했다. 안상수 대표는 15일 “법인세는 예정대로 감세하되 소득세 경우 최고세율구간을 하나 더 신설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감세철회의사를 공식화했다. 겉 양태는 ‘절충안 제시’를 취하고 있으나 사실상 감세철회에 합류했다. 그러나 당장 청와대 입장이 곤혹스럽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모 중앙지와의 인터뷰에서 감세철회 논쟁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정책방향은 감세해 세율을 낮추고 세원은 넓히는 쪽으로 가야 경쟁력이 생긴다. 이념적 논쟁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감세철회 논쟁이 여당 내 이념논쟁으로 확산될 우려를 담고 있다. 또 최근 청와대 측은 발끈한 바 있다.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감세와 규제완화는 이명박 정부 경제정책의 두 축이다.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백 실장의 얘기는 ‘감세철회’와 관련한 청와대(mb) 입장을 대변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여권의 ‘감세철회’ 방향타가 마치 현 권력-미래권력 간 충돌로 치닫는 형국이다. 또 청와대와 여권이 서로 엇갈린 ‘카드’를 쥔 채 다른 곳을 바라보는 양태다. 여권이 한동안 시끌벅적해 질 배경이다. 감세철회 논란이 당초 한나라당내 이견 충돌에서 청와대와 여당의 대립 양상으로 번진 것이다. 이에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파장이 걷잡을 수 없는 선 까지 번질 전망이다. 감세철회 논쟁이 다양한 스펙트럼을 거치고 증폭되면서 이젠 ‘현 권력-미래권력 충돌’이란 거대담론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 형국이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15일 “감세 철회 논란과 결론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주요 변곡점 중 하나가 될 것이란 게 상당수 의원들 의견이다. 이제 감세 논쟁은 여권개혁과 변신을 위한 상징이 됐고, 자칫 내부분열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간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당 개혁안 중 하나로 감세철회를 주장해왔다. 당초 기름을 부은 이는 정두언 최고위원이다.
정 최고위원이 지난달 27일 최고위회의에서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했고, 이에 당 지도부가 “당 정책위를 통해 공식 검토 하겠다”고 했으나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등의 개입에 따라 ‘소득세 감세철회 검토, 법인세 감세 유지’로 한발 물러선 바 있다. 그러나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급기야는 지난 4일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감세철회를 위한 의총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당 지도부가 청-당 사이에서 고민 끝에 다수 의견을 손을 들은 셈이다.
특히 현 여권 내 감세철회 갈등과 관련해 주목되는 건 제반 흐름과 역학구도가 미래권력 쪽으로 축이 이동되는 듯 한데 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일각에선 청와대가 현 권력 강화를 통한 레임 덕 방지 및 차기재창출에 주력 중인 반면 당은 당면한 차기 총·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미래권력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동반할 태세를 갖추고 있단 얘기가 흘러나온다. 달리 풀자면 집권중반기를 넘긴 기울어져 가는 권력보단 ‘금배지’를 염두한 의원들의 손익계산표가 앞선다는 얘기다. 다가올 미래권력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올라타려 애쓰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계산이 앞선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여권분열을 접한 민주당 등 야권은 의외의 ‘꽃놀이패’를 거머쥔 형국이다. 안 그래도 휘발성 높은 갖은 이슈와 복잡다단한 정국구도 속에 청와대·여권과 대치중인 야권으로선 ‘횡재수’가 던져진 양태다. 민주당은 여권 내 감세철회 주장에 힘을 실는 동시에 보다 적극적인 감세철회를 요구중이다. 그러나 일견 우려도 존재한다. 여당이 ‘친 서민-부자감세철회’ 등으로 ‘좌향좌’ 행보를 거듭하고 중도·서민층을 파고들면서 자신들 위상을 넘보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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