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결과발표(3/30)를 앞두고 여권 내 기류가 사뭇 심상찮다.
단초는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 간 당청회동에서 감지됐다. 이날 이 대통령의 '정치논리배제' 발언을 재검토론으로 연계하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여권을 휩싸고 있다. 당장 한나라당 내에서 정부가 신공항을 원점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덩달아 대통령 발언을 둘러싼 갖은 해석이 분분하다.
이달 말 결과발표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국책사업이 여야가 아닌 여여(與與) 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채 '입단속'을 우회한 건 이미 '결단카드'를 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던진 메시지는 단호하고 분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슨 유치전 하듯 해선 안된다"며 동남권신공항 유치를 놓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패가 갈린 채 다투는 상황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는 밀양, 가덕도도 아닌 백지화 때 해당지역들 반발을 의식한 사전대비차원이란 풀이다. 여당 내 갈등-분란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익위한 선택'이란 여론유도 차원의 대비책이란 지적이다. 대체적 여론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청와대가 발을 뺀 양태로 보는데다 이 대통령의 07대선공약 파기를 제반갈등의 단초 및 근원 점으로 보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당정' 책임 및 역할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청와대)의 인식과 달리 한나라당내 분위기는 '대통령 결단'이 '해법 키'란 시각으로 팽배해 양측이 '동상이몽'하는 형국이다. 실제 사활을 건 유치혈전을 전개 중인 한나라당 대구·울산·경북·경남(밀양유치) 의원들과 부산(가덕도)의원들은 신공항 문제에선 대통령에 대한 비판마저 서슴지 않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tk(대구·경북)의원들은 18일 모임을 갖고 동남권신공항 백지화에 반대한다는 데에 재차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선 전날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대구 동구 을)은 "갈등을 유발한 사람이 누군데 여당 의원들끼리 싸운다고 비난하느냐. 백지화는 도저히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은 "신공항은 05년부터 정부계획에 들어있고 이 대통령도 동남권선도 프로젝트로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와 경제성 없다하면 납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경북·경남·울산 시민단체는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신공항 밀양유치를 위한 대규모 궐기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반면 부산 지역 한 의원은 "양측 모두 경제성이 없는 걸로 나온다면 김해공항확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부산시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기준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결과에 승복할 수 없고, 가덕도 유치가 무산될 경우 김해공항이전을 독자추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향후 밀양-가덕도 중 하나 또는 양쪽 다 안 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은 필연인 상황에 처했다. 또 현재 대구·울산·경북·경남과 부산이 사생결단 식으로 대치하면서 향배에 따라 영남권 분열은 불가피해졌다. 특히 만약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줬다가는 다른 지역에서 상당한 '부작용'이 일면서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밀어닥칠 '쓰나미급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는 개연성에 처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에 대비 수도권-지방, 당-청, 국회의원-국회의원들 간 이해관계가 상충된 채 복합적으로 깔려 여권으로선 이래저래 '딜레마'다.
이 대통령이 지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후 당 지도부와 한껏 불편해진 상태에서도 4개월 여 만에 당청관계 복원에 나선 배경엔 이 같은 심상찮은 상황에 사전 대비코자 하는 나름의 의중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이 대통령은 이날 "국책사업에서 정치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하면서 새삼 '집안단속'에 나섰다. 또 최근 들어 여권 내 핵심인사들이 '신공항 출구전략'을 부쩍 자주 입에 올리는 것도 결코 무관치 않다.
현 청와대 측 기류도 '밀양-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없을 경우 어쩔 수 없다'는 식 시각이 불거지면서 대통령 발언을 받치고 있다. 때문에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의 핵심은 신공항백지화에 대비 해당지역들 반발이 불가피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앞장 서 지역반발 설득과 함께 '국익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여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달라는 주문이다. 한나라당 주류 측에서도 'b/c(비용 대비 편익비율)' '경제적 타당성' '선거' 등 현실적 요인을 두고 딜레마를 표출중이나 목메는 해당 지역의원들과 달리 '꼭! 필요하나?' 식 인식을 드러낸 채 서로 엇갈린 양태다.
이처럼 동남권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여권 내 기류가 복잡다단하게 얽히면서 심상찮은 가운데 이 대통령이 '자제령'을 내렸으나 해당 지역의원들은 상반된 시각으로 받아들인 채 제대로 추슬러 지지 않는 형국이다. 여권 일각에서 이달 말 동남권신공항 입지결과 발표연기론(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불거지는 가운데 상반기 내 발표되더라도 여권 내 심각한 후폭풍이 예고되는 배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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