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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당-청 간 1라운드 격인 경제기조에서 청이 밀린데 끝난 게 아닌 대북기조를 둘러싼 2라운드에서 유연한 대처를 요구하는 당에 향후 청이 어찌 대처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유연’을 주장하는 홍준표 대표와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현인택 특보(유연 불가)는 그간 대북기조를 둘러싸고 줄곧 이견대립을 빚어온 탓이다. 이 대통령 복심인 류우익 통일부장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정청은 그간 추가감세철회를 요구하는 당에 타협안을 제시하면서 감세기조만은 유지하려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손 든 양태다. 당초 정청의 타협안은 추가감세 적용시점을 내년 또는 한두 해 더 늦추거나 일부감세 후 나머지는 뒤로 미루자는 것이었다.
임태희 실장은 7일 “복지와 일자리 등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향후 경제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감세철회 배경을 밝혔다. 또 “국회의 새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정치현실을 감안해 절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만 해도 “감세는 국민과 약속한 것이고 외국인 투자를 위해 법인세를 낮게 유지해야한다”며 감세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 바 있다. 이 대통령 역시 감세기조 유지를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입장에선 그만큼 감세의 상징성이 컸다.
한데 이날 당·정·청 협의에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기조인 ‘MB노믹스’는 완전히 꺾였다. 당·정·청은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의 추가감세를 완전히 철회하자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는 법인세에 과표구간을 중간에 하나 더 만들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감세혜택은 일부 유지한다는 것을 그나마 챙겼다. 하지만 임 실장은 애써 의미축소에 나섰다. 그는 “감세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감세속도가 지금보다 줄어든 것으로 감세혜택이 중소기업에 집중되도록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의결과는 청와대의 ‘조기정책레임덕’ 상징성 의미를 띠고 있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한나라당 신주류인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부자감세철회’ 요구가 거세지자 청와대가 제어하지 못한 채 밀린 형국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반여, 민심이반 기류도 가속되는 상황에서 ‘부자정당’ 이미지로 내년 총·대선을 치를 경우 불안한 여당입장에 청와대가 더는 대응논리를 내세울 수 없었던 탓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감세철회는 청와대 스스로 근본 국정기조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나름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정무측면에서의 위축도 더해져 설상가상 격이다. 향후 위축은 더욱 심해져 레임덕으로 자연스레 연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의 기존 대북기조의 수정역시 불가피해질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이 지난 6·2지선 직전 불은 ‘북풍’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면서 참패로 이어진 탓에 한층 ‘유연한 대북기조’를 고수중인 탓이다. 홍 대표는 7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서민정책강화와 대북정책전환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이를 위해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올리고, 가스관사업 등 새로운 경제협력 사업을 통해 고착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 양대 선거를 겨냥한 전략적 함의다. 동시에 정청을 겨냥한 압박 구 함의역시 담긴 것으로 보인다. 바통은 재차 청와대로 넘어간 가운데 류 장관-현 특보 라인이 기존 대북기조를 접고 홍 대표와 같은 스텝을 밟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아직 임기가 1년 반 여나 남은 청와대(MB)가 불가피한 조기레임덕 늪에 점차 빠져드는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