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권력이자 당 대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의 한마디에 여당의 ‘부자증세’ 논의가 주춤하는 형국이다.
부자증세는 한나라당이 주도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으나 박 전 대표가 부정입장을 밝혀 제동이 걸리면서 당론채택 가능성이 희박해 졌다. 따라서 복지예산확보를 위한 고소득층 증세논란은 없던 일로 유야무야될 공산이 현재론 커졌다.
집권 후 부자감세에 주력했던 여권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부자증세’란 반전카드를 꺼냈으나 재차 ‘용두사미’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더불어 여당눈치를 살피며 ‘부자증세’에 난색을 표명했던 청와대의 ‘짐(소득세 최고세율구간 신설은 어렵다)’ 역시 덜어지는 형국이다.
당 최대 주주인 박 전 대표 한마디에 여권의 한 딜레마가 해소됐으나 안팎의 반발 및 비판여론도 만만찮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일 언론인터뷰에서 ‘부자증세=누더기 세재’로 비유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그가 부자증세 관련입장을 직접화법화 한건 이번이 첨이다. 박 전 대표 한마디에 당 정책방향이 당장 직 영향을 받아 대 주주로서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이것 한번 해보고 안 되면 또 저거 한번 해보자 그리하지 말고 조세 체계가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가, 실효성이 있는가를 종합적으로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세수확보책으론 주식 양도소득세 강화와 임시투자세액공제 일몰제 시행 등을 통한 철저한 누수세금 관리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부자증세 반대에 당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청와대역시 정치적 부담을 덜었다. 청와대는 “소득세 상위구간신설은 어렵다”는 입장을 당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구간 신설은 어렵다. 이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의 경제가정교사이자 친朴경제통인 이한구 의원도 바통을 이어받은 채 그를 받쳤다. 이 의원은 2일 “소위 부자증세란 게 내용·목표가 헷갈리고 있다. 경제발전·복지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혼란을 일으키고 나라계층을 새로 만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 반대여론도 불거졌다. 친李 박근혜대항마로 박 전 대표와 차기 대척점에 선 정몽준 전 대표는 오히려 ‘부자증세’에 힘을 실으며 반발했다. 그는 2일 “당이 소득세 최고구간신설을 적극 추진해야한다”며 박 전 대표와 청와대의 입장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세제에 대한 종합검토 후 부자증세 검토’란 박 전 대표·친朴계 입장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김종인 전 청와대경제수석 역시 박 전 대표의 ‘부자증세반대’ 행보에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2일 모 종교방송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복지문제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하지 않았나. 그런데 복지를 제대로 할 것 같으면 가장 중요한 게 재원확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세금이란 게 원래 정치적 결단으로 오르내리는 건데 소위 소득세, 고소득자에 대한 구간 하나 더 설치하는 게 정치적이니까 된다, 안 된다 이런 건 납득키 어렵다”며 “재정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증세해야한다고 하는 건 별로 큰 문제없다”고 여당의 부자증세에 찬성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박 전 대표가 복지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시하고 사회조화를 얘기하면서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는 건 잘 이해가지 않는다”며 “(박 전 대표가 금융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신설에 긍정반응 보인 건) 예로 주식에 발생하는 이득에 세금을 부과한다든가 이거는 오히려 증권시장의 전반 상황을 고려할 때 실질적 실행이 가능한지 아닌지 부터 따져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반대로 한나라당의 부자증세 논의가 주춤해졌으나 총선공략으로 재정비돼 내년 총·대선에 즈음해 부활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친朴계가 무조건적 반대보다 세제의 종합적 검토를 전제조건으로 제시중인 탓이다.
지난달 24일 친朴핵심 유승민 최고위원은 “법 개정이 필요한 부자증세와 근로 장려세제 강화는 가다듬어 총선공략으로 내놓을 때가 됐다. 주식양도소득세 등 여럿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