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총선정국을 관통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참여정부 때 사찰 연계 등 적극 공세로 전환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야당은 이미 대통령 하야를 거론한데다 여당마저 사과요구와 함께 차별화에 나서면서 압박고삐는 조여지고 있으나 아랑곳 않는 형국이다.
청와대 역시 향후에도 이 대통령의 직접 사과 가능성에 부정적 시각이 팽배한 분위기다. 청와대는 이미 불법사찰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은 데다 최금락 홍보수석과 박정하 대변인까지 나선 상황이어서 이를 받치고 있다. 3일에도 "책임질 일 있으면 지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란 원론적 반응만 나왔다.
다만 지난 2일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일말의 기대가 묻혀 졌으나 이 대통령은 서민금융정책 및 핵안보 정상회의 성과소개로 일관했다. 이어진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사찰관련 발언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3일 국무회의에서 우회적 발언(선거 앞두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정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은 나온 상태다. 이는 최근 청와대를 겨냥한 야권의 거친 공세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함의된 것이란 분석이다.
청와대는 야권이 민간인 불법사찰 관련폭로를 멈추지 않을시 추가 폭로를 통한 맞대응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직접 사과 등 관련 대응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정하 대변인은 "민주당은 불필요한 사실왜곡이나 의혹제기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말고 2600건이 왜 모두 우리 정부 것이라 했는지 의도를 밝히는 게 우선"이라며 "(참여정부 때) 조사심의관실이 한 건 공직 감찰, 현 정부에서 한 건 불법사찰이라 한 건 모순"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또 김제동 씨 등 연예인 불법사찰에 대한 청와대 개입 주장에 대해서도 "연예인 사찰 관련문서를 직접 생산했다거나 보고받았다는 사람이 없다”며 “문서 양식, 용어는 경찰청 것이 아니라 하는데 문서성격을 확실히 파악키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야권 등 정치권 공방은 점점 거세지면서 확산될 조짐이다. 민주통합당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3일 "총선 끝나자마자 국회에서 청문회를 즉각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며 “청문회에 이 대통령과 박근혜위원장도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MB-박 위원장을 동시 겨냥했다.
또 박 위원장 역시 이날 천안 합동유세에서 "작년, 재작년 야당은 현 정권이 저를 사찰했다 공개주장 했는데 이제 갑자기 말 바꿔 제가 불법사찰에 책임있다거나 무슨 약점이 잡혔다거나 하며 비방하고 있다"고 오히려 야권을 비난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이 4.11총선 D-7을 앞두고 선거판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사과 등 관련 대응은 사실상 희박한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면서 판세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위기감을 느낀 보수의 결집 또는 진보의 공세 배가 고리로 이어질지 예측불허인 가운데 '대통령의 침묵'이 중도표심에 일말의 영향은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