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여당 압승 독배 박근혜표 사정몰이 실패 예고?

박근혜 대통령 여야 피보기 전방위 사정 강행 시 정국 마비될 수도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5/05/04 [11:08]

1단계 경남기업 사정 마무리 수순…여야 싸잡아 고강도 수사
2단계 전방위 대선자금 수사 대통령만 ‘성역’, 여야 모두 사정권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이란 독배를 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방위 사정몰이도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핵심 측근은 물론 야당까지 싸잡아 고강도 수사를 지시하는 모양새를 연출해왔다. 박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재보선이 마무리되면서 바야흐로 사정 정국이 본격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개혁 차원의 확실한 수사”를 수차례 주문했다. 이완구 총리 사퇴까지 몰고 온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기획 사정’과 그로 인한 ‘부메랑 효과’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객관적 분석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여야의 정치 자금을 전방위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검찰총장의 명예를 걸어라”며 특검 도입까지 불사할 뜻을 내비쳤다. 여권이 강력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권으로선 딜레마다. 검찰의 칼끝이 2012년 대선자금으로 향할 경우, 박 대통령과 김 대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 4·29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이란 독배를 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방위 사정몰이도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 사건의내막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 통화에서 직접 거론한 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은 18대 대선 당시 각각 조직총괄본부장, 직능총괄본부장, 당무조정본부장으로 활동하며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성 전 회장은 대선 직전인 2011~2012년 이들에게 모두 8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공소시효가 넉넉하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3년 넘게 수사할 시간이 남아 있다. 대가성 있는 뇌물로 본다면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늘어난다. 박근혜 정부가 퇴진한 후에도 수사가 계속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성 전 회장이 거론한 인물들 중 누구 하나라도 돈을 받은 사실이 입증되면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야당으로서는 엄청난 호재지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야당이라고 검찰의 사정권 밖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대선자금은 여야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야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화답하듯 문무일 특별수사팀 팀장은 “수사 대상과 범위에 대해 한정을 짓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사정몰이는 지난 2003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16대 대선자금 수사의 궤적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되면 수사 확대는 불가피하고, 당연히 야당 쪽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에는 ‘친박 실세’들의 이름만 거론돼 있다. 목적성을 가지고 써놓은 것이다. 2003년 수사에서 보듯 대선 불법자금은 여야에 공통적으로 전달되는 게 일반적이다. 액수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야당 쪽에 자금을 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검찰이 정치적 부담감 때문에 여당 쪽만 수사를 진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성역 없는 수사를 주문한 것은 결국 야당까지 수사를 하라는 말이 된다. 수사가 시작됐기 때문에 결과는 나와야 한다. 따라서 친박 실세 몇 명과 반드시 야당 의원 몇몇을 함께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 대한 수사 확대도 명확해 보인다. 문제는 이 수사가 재계 어디로까지 확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남기업 외 다른 기업들에 대한 수사도 가능할까. 2003년 대선자금 수사와 이번 수사에는 한 가지 공통적인 의문이 있다. ‘돈을 준 기업이 경남기업 한 곳뿐이었을까’ 하는 점이다.

2003년 대선자금 수사의 단초는 SK그룹의 분식회계 수사였다. 당시 이를 수사하던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최도술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1억원,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측근인 최돈웅 의원에게 100억원의 돈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돈을 준 기업이 SK만이 아닐 것이다’라는 국민적 여론이 형성됐고, 검찰은 대선자금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그 결과 삼성·LG·현대자동차·롯데·대한항공·한화·두산 등 대기업들이 이회창 캠프에 823억여 원, 노무현 캠프에 113억여 원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성 전 회장이 줬다는 금액은 대선자금으로 치면 소액이다. 2003년의 경우처럼 다른 기업들도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성완종 회장처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 핵심에 로비로 회사를 성장시켰다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 등 몇몇 기업인의 이름이 정치권과 재계에 오르내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수사가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되면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대목이다.

12년 만에 다시 ‘대선자금’ 수사를 떠맡은 문무일 팀장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에 참여해 당시 최도술 총무비서관을 구속 기소했다. 그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검찰은 지난해 말 터진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하명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에도 청와대는 성역 없는 수사를 요구했다. 실질적 증거 확보 여부 이전에 문 팀장의 수사 의지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 1단계는 경남기업부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이 여야에 제공한 불법 정치자금과 공무원들에게 준 뇌물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수사 대상은 ‘8명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2단계는 전방위 국면이다. 검찰이 그동안 확보한 범죄 정보를 총동원해 여야의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마구잡이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서 청와대는 물론 여야 고민이 깊어진다. 이번 사정 정국은 청와대든 여야든 피를 보는 실패가 예고된 싸움이다. 역대 정권에서 정치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대통령이 자신을 개혁의 주체로 설정하고 나머지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았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대통령 자신이 조사받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하고 나서야 한다. 불법 정치자금의 수혜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성역으로 남겨놓고 측근이나 여당 정치인들 손을 보고 야당 의원들을 끼워넣는 수사 결과를 검찰이 내놓았을 때 국민들이 납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친이계를 포함해 비박들과 야당 반발은 당연하고 정국은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 무리하게 꺼내들어 마구잡이로 휘둘러대는 사정의 칼날에 대한민국은 한동안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gracelotus0@gmail.com


원본 기사 보기:sagunin_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 한국언론의 세대교체 브레이크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