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물산 주가하락 원인이 된 실적부진도 의도됐을 가능성 있다" 판단
삼성물산, "법원 결정문 납득 못해 재항고...실적부진 의도적? 사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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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 거부 주주들에게 제시된 주식매수 청구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특히 법원은 삼성물산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된 ‘실적부진’이 의도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은 5월30일 옛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이 제기한 주식매수청구 가격조정 소송(2심)에서 삼성물산이 제시한 가격(주당 5만7234원)보다 9368원 높은 6만6602원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삼성성물산은 지난해 7월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의했지만 일성신약과 일부 소액주주는 합병에 반대하며 보유 주식을 회사에서 사달라고 요구했고, 삼성물산은 당시 주가를 바탕으로 주당 5만7234원의 매수가격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합병 결의 당시 삼성물산의 시장주가가 회사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합병설 자체가 나오기 전인 2014년 12월18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6만6602원을 기존 보통주 매수가로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오너 일가를 위해 '의도적 실적부진' 과정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그룹 순환출자 및 지배구조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합병 발표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제기했던 합병 비율 산정의 불공정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앞서 일성신약은 지난해 엘리엇과 함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조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하자 올해 2월 홀로 항고에 나섰다. 반면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한 바 있다.
이번 판결은 일성신약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삼성물산 합병 무효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합병 비율 역시 주식매수청구권과 비슷한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주당 합병가액을 1 대 0.35로 산정했던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합병 비율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재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 측은 5월31일 "이번 결정은 1심 및 관련 사건에서의 결정들과 다른 것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결정문을 면밀히 검토해 재항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또한 법원 판결문에서 '삼성물산의 실적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고 삼성가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의도됐을 수 있다는 의심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시한 부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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