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여와 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후보자 개인문제, 가족문제, 금전문제 등과 관련한 내용들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여론은 확연하게 분열됐다. 조국 후보자를 반대하는 자와 찬성하는 이들로 나뉘어 남한 내의 분단선 즉 38선 하나를 더 보탠 형국이 됐다. 이 사건은 우리사회에 길러진 국가의 주요 인재가 한 순간에 무참하게 해부 당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사물을 보는 안목에서 코끼리를 비유하곤 하다. 시각을 잃은 자가 코끼리 부위를 만질 때, 다리를 만지고는 큰 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부위를 만질 때마다 각기 다르게 표현할 것이다. 여기에서 전체를 보는 안목이 중요함을 피력한다. 철학에서는 이를 통섭(統攝=전체를 도맡아 다스림)이라고 한다. 통섭적 시각에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문제를 분석한 철학자가 있다. 이종철 철학박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조국효과’란 글을 올렸다. 철학자가 본 한국의 현실 정치지형 분석이 날카롭다. 국가인재 한 명의 중요성이 피력되고 있는 이 글은 잔잔한 파급효과를 낳고 있는 것.
![]() ▲ 이종철 철학박사. ©브레이크뉴스 |
이 박사는 연세대 정법대학 법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철학연구소의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연세대 등에서 강의를 했고, 몽골의 후레 정보통신 대학의 한국어과 교수를 역임했다. 오래 전 <헤겔의 정신현상학>(J. 이폴리트, 문예출판사) 1권(공역)과 2권을 번역했고, 최근에는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아카넷)2권, 3권, 4권을 공역했다. <삐뚤빼뚤 철학하기>(공저)와 <우리와 헤겔철학>(공저) 등을 썼다. 현재는 대학강의를 그만두고 파주의 한 촌에서 자유롭게 정치, 사회, 철학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푸른아시아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철학자인 이종철 박사는 이 글에서 “지금 냉정하게 따져보자. 만일 조국이 여기서 무너진다고 한다면 그 특수(?)를 누가 누릴까? 우스개 소리로 한국 전쟁이 일본을 살렸다는 이야기 못지않게 조국 특수를 반기는 세력들이 있을 것이다. 진실 이상으로 진실의 영향과 효과도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라고 진단하면서 “조국이 이 시점에서 사퇴할 경우 누가 이익을 볼까? 첫째 이 사건의 주역인 자한당과 그 주변 보수세력들이다. 만일 조국이 법무장관이 될 경우 가장 두려워할 세력들이기도 하다. 수구들의 집결지다. 이곳에 법과 원칙을 공정하게 적용된다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가장 반대하는 이유이고, 이들을 개혁해야 한국 사회가 달라질 것이다. 둘째, 아베를 위시한 일본의 극우 세력들이다. 이미 조국은 민정수석으로 재임 당시 한일 경제 전쟁의 선두에 서서 이데올로기 전쟁을 치룬 바 있다. 이런 조국의 상징적 효과는 적잖이 일본에도 충격을 주었다. 오죽하면 한국을 비판하던 일본의 네티즌들도 클래스(格)가 다른 인물이라고 부러워했을까? 일본 정부도 조국의 향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누구보다 조국의 낙마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셋째, 사법 개혁의 당사자들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보다 무소불위의 검찰 개혁이다. 과거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검찰 개혁을 시도했다고 오히려 독박을 쓴 아픈 경험이 있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개혁은 검찰의 속성을 잘 파악해서 무장해제를 시키면서 민주 정부 하에서 법과 원칙하에 검찰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조국은 민정 수석을 지내면서 누구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왔다. 마침 검찰 총장도 국민의 신망을 받고 있는 윤석열 총장이기 때문에 서로 손발을 맞춰 개혁을 할 수 있는 적기다. 모든 개혁에서는 적절한 시기와 그것을 담당할 수 있는 주체를 요구한다. 만일 조국이 여기서 무너진다면 두 가지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 밖에도 사법 개혁을 반대하고 법과 원칙이 제도적으로 뿌리 내리는 것을 반대하는 조중동의 보수 언론 세력, 그리고 극우를 외곽에서 광범하게 에워싸고 지지하는 세력들이 조국의 사퇴를 쌍수를 들고 반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국이 사퇴할 경우 누가 타격을 입을까?”라는 부분에서는 아래와 같이 서술했다.
“누구보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조국은 문재인 정부에서 개혁의 아이콘 역할을 해왔던 사람이고, 이번 법무부 개혁도 그런 의미에서 과단성 있게 개혁을 추진하라는 의미에서 임명된 것이다. 만일 그가 이 시점에서 낙마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개혁의 중요한 인물을 잃을 뿐더러 개혁의 명분과 동력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쉽게 말하면 거센 극우 반대 세력이라는 쓰나미가 덮치면서 방어하던 수문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그래서 쉽게 조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해서도 안 된다. 지금 상황은 1개 부처 장관 임명 문제를 넘어서 개혁 대 수구의 전면전으로 판이 커졌다.”
이종철 박사는 조국 후보자 문제의 해결책에서 “나는 이 시점에서 예민한 문제들에 대해 공세적으로 방어할 필요는 없다. 이 경우 계속적으로 문제가 부풀려 질 수도 있고, 국민들의 신뢰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불이 타오를 때는 맞불을 놓기 보다는 진화하려는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지금은 정면 승부 보다는 낮은 포복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한국 사회는 지금 안으로나 밖으로나 할 일이 정말 많다. 당장 일본과의 경제 전쟁도 치르고, 북한과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단 문제를 고심해야 한다. 미중 간의 패권 전쟁으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훨씬 커지고 있다. 4차 산업 혁명과 연관된 경제 패턴의 변화도 가속되고 있다. 안개가 잔뜩 끼여 있어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일수록 문재인 정부가 초심과 강한 의지를 잃지 않고 개혁을 하고 미래를 준비해나가야 한다. 조국이 결코 사퇴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평생 대학에서 후학들에게 철학을 가르쳤던 철학자 이종철 박사의 대한민국 현실정치 구조의 분석이 뛰어나다. 그는 정치구조의 문제를 예리하게 철학적 진단을 내리고 있어, 가히 통섭적(統攝的)이다. 철학자의 통섭(統攝)적 시각에서 본 이 글은 국가인재 한 명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본다.
정치인 가운데도 더러 통섭적 안목을 가진 정치인이 있어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0월 11일 전남대에서 ‘한반도의 현실과 4대국’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이때 “한국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민주주의를 일궜다. 한국은 이제 민주주의의 튼튼한 뿌리 위에서 세계의 큰 봉우리가 될 것”이라고 예단하고 “반면 일본은 민주주의를 스스로 일구지 못했다. 그 결과 일본은 군국주의에 사로잡혀 급격히 우경화되고 주변국과 큰 갈등을 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대통령 분석한 일본 우경화의 주된 원인은 ‘민주주의 주체세력’의 부재였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날선 공방(攻防)은 여야 교차집권 경험이 있는 두 정당 간의 치열한 싸움일 수 있다. 보수노선의 야당이 이기면 국가가 우경화로 흐를 것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 장관 임명강행이 뒤따르면 '국정안정'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를 계기로 청문회 정국에서 국가의 주요 인재들이 형편없이 망가지는, 인재소실을 방지하기 위해 인사청문회의 비밀화(祕密化)도 고려해봄직하다. moonilsuk@naver.com
*글/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