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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한국타이어 집단사망 원인 은폐”

대책위, 한타노동자 개별 역학조사결과 공개 "행정소송 걸어 공개못해"

정연우 기자 | 기사입력 2008/10/13 [10:18]
▲ 한국타이어의문사대책위가 10월 9일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정연우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10월 13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을 시찰한 후 대전지방노동청장 등에게 한국타이어 산업재해와 관련 국정감사를 벌일 예정이라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대전지방노동청 국감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확인해야 할 노동부 주무부서 산업안전보건국 관련자와 사업주 범죄 수사 권한을 가진 근로기준국 관련자 및 한국타이어 산업안전 관계자와 애초에 참여하기로 했던 증인 등이 빠졌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환노위 의원들의 경우 한국타이어가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관계의 회사라는 점에서 대전청 국감을 앞두고 큰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가 10월 9일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사건의 원인은 유기용제와 유해물질에 의한 사망사건이다”며 “유기용제 등에 의해 질병을 얻었다는 조사결과를 노동부측이 일부로 숨겨왔다”는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한국타이어 사망사건 규명이 원점에서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타대책위, “노말핵산, 벤젠 등 유기용제 및 
유해물질로 6명 중 4명 산재판정” 문건 공개

 
노동계에서 ‘죽음의 공장’이라고 불리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 2006년 5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년 사이에 심장질환 7명, 폐암 2명, 뇌수막종양 1명, 간세포함 1명, 식도암 1명, 자살 1명 등 1년 사이에 총 13명이 사망했던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에따라 대전지방노동청에서는 지난 2007년 10월 1일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으로 역학조사를 요청했고, 2008년 2월 20일 최종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역학조사 최종결과에 따르면 1996~2007년 기간 중 한국타이어 현직자들과 퇴직자들의 전체 사망원인에 대한 표준화 사망비는 일반인구에 비하여 낮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허열성 심질환으로 인한 표준화사망비는 상대적으로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시 역학조사는 3개월간의 짧은 시간동안 위험성이 있는 물질들에 대해 분석이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역학조사 결과는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만이 발표됐을 뿐 유기용제와 관련된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졋다.
 
당시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근로자들의 심장성 돌연사의 유발요인으로는 작업장 내 고열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요인으로는 교대작업 및 연장근무 등으로 인한 과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타이어 돌연사 및 암 사망에 대한 역학조사 최종결과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현재 66여가지의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타이어를 제조하고 있는데 심장성돌연사의 유발요인으로 알려진 염화불화탄화수소, 메틸렌클로라이드, 질산염은 역학조사 당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환노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시찰 전격 결정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10월 13일 대전지방노동청 국감에서 한국타이어 산재관련 의혹들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대전청 국감에서는 한국타이어 허기열 한국타이어 본부장을 비롯해 이호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장, 정성호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장, 김맹룡 전 대전지방노동청장 등이 증인으로 임종한 인하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와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실장이 참고인으로 소환될 예정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10월 1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시찰은 현장감 있는 국감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진행됐다”며 “산재를 당한 노동자의 입장에서 얘기를 듣고자 공장 노동자도 참고인으로 불렀다. 산재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문제를 환기시키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환노위에서 한국타이어 산재문제를 가장 강력히 제기하고 있는 의원으로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을 들 수 있다. 이 중 홍희덕 의원은 9월 29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시찰에 대해 “수십명의 노동자가 집단으로 사망했다면 당연히 국정감사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입장과 민간기업에 대해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 향후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해괴한 한나라당의 논리가 부딪혔다. 그러나 결국 10월 13일에 현장시찰 하기로 결정이 됐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회의원들이 수십명의 노동자가 집단사망하고도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죽음의 공장을 직접 찾아가서 현장조사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10월 13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원인모를 이유로 사망했던 노동자들의 원한이 조금이나마 풀렸으면 한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오는 13일 있게 될 대전청 국정감사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확인해야 할 노동부 주무부서 산업안전국 관련자와 사업주 범죄수사 권한을 가진 근로기준국 관련자와 노동부장관이 결정적으로 빠져있다”며 “오히려 17대 국회보다도 못한 국정감사를 시도라고 있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부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 숨겼다”

▲ 대책위가 국회의원으로부터 입수한 a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결과 보고     © 정연우 기자
특히 ‘한국타이어 유기용제 의문사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응용)는 10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의문사 노동자 중 일부가 유기용제 등에 의해질병을 얻었다는 조사결과를 노동부측이 숨겨왔다”고 충격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박응용 위원장은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사건의 원인은 유기용제와 유해물질에 의한 사망사건이었다”며 “일부 의원 등을 통해 노동부의 2000년, 2005∼2006년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사건 조사결과 보고서와 자문위 회의록 등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유모 씨 등 6명이 노말핵산과 벤젠, 카본블랙 등의 유기용제나 유해물질에 의해 질병을 얻어 4명이 산재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부는 2007년 특별근로감독결과 직업병요관찰자 720명, 일반질병요관찰자 709명, 일반질병유소견자 381명 등 질병 관련 요관찰자가 모두 1천810명에 달한다는 결과를 얻었으면서도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응용 위원장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금산공장은 지금 즉시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하고, 대대적인 특별근로감독과 총 1,810명에 대한 집단역학조사와 과거 발병 시기, 작업환경 유해물질 노출과 사용문제를 역추적 검사해야 한다”며 “위 사실을 근거로 국회와 환노위는 시급히 한국타이어에서 유기용제와 유독물질에 중독된 환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병원 설립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응용 위원장은 한국타이어를 시찰하기로 한 환노위에 대해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 논의 과정을 지켜보며 오히려 17대보다도 못한 국정감사를 시도하고 있다”며 “특히 모당 비례대표 김모 의원의 행보를 보며 한국타이어 집단사망사건을 위한 노력의 의지가 없음을 우리는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환노위 국감증언 증언 거부 선언

▲ a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결과 보고 종합결론     © 정연우 기자
 
이에따라 대책위는 이번 국회 환노위에서 증인으로 선정된 유종원 전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증인참석도 불참할 뜻도 밝혔다. 유종원 전 한국타이어 노동자는 현재 발기부전 등으로 인한 유기용제 중독으로 산재를 인정받았다.
 
유종원 노동자는 이날 <브레이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기용제 중독증 최종진단을 받았는데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진단이 아니고 임상적이다 말하고 있다”며 “유기용제로 성불구가 됐고 감사원에서도 이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나 혼자 이 많은 자료를 가지고 얘기할 수 있거니와 과연 환노위에서는 많은 시간을 주겠냐”고 반문했다.
 
유종원 노동자는 “회사는 공장장 이상 5명 정도 오는데 나 혼자 가서 나한테 물어보면 할말이 없을거 아니냐”며 “내 담당의사가 가서 얘기하는데 더 나을 것이다. 아예 국회의사당에서 대책위와 가서 말하고 싶다”고 털어났다.
 
<브레이크뉴스>가 대책위로부터 입수한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4월 30일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사망한 a씨의 경우 종합결론에 “약 14년의 타이어 버핑작업을 수행하는 가운데 비소세포성 폐암이 발생하였는데 가류공정의 고무흄 및 버핑공정의 흡입성 분진 등 각종 유해물질에 장기간 노출이 있었고 위 물질들에 대한 노출력이 폐암발생의 잠복기를 충족하여 국제 암연구소에서는 고무산업에서 발생한 폐암에 대하여 인체 발암가능성이 높은 암으로 규정하고 있고 암 발생연령이 비교적 이르며 흡연력 또한 상대적으로 낮아 근로자 최모씨의 폐암은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술돼 있다.
 
문제는 대책위가 수차례에 걸친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전지방노동청이 이 자료를 정보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응용 위원장은 이에대해 “a씨의 경우 카본블랙으로 인해 비소세포성 폐암이 걸렸다는 내용이 역학조사결과보고서 등에 나와있다”며 “이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한국타이어가 대전지방노동청을 상대로 4명에 대해서는 역학조사완료보고서를 공개하지 말라고 가처분 신청을 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청 “소송진행 중이라 공개못해”

▲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입구     ©정연우 기자
 
이에대해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10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책위가 특별감독결과보고서와 역학조사결과보고서 정보공개청구한 것은 맞다. 특별감독결과보고서는 재판중인 사건인 경우라 비공개처분이 되어 있는데 역학조사결과보고서는 부분공개 청구했다”며 “부분공개청구 이유는 기업의 영업상의 비밀을 유지하라는 부분과 신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공개해야 한다는 두 내용이 충돌되서 정보공개 심의위를 통해 ‘부분공개’라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 5월 1일자로 부분정보공개처분을 했는데 한국타이어에서 ‘부분정보공개 결정도 영업상 비밀이 너무 많이 공개된다’고 해서 행정소송을 걸어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1심 판결이 9월 10일에 났는데 한국타이어가 패소돼서 현재 2차 항소 중이라 공개가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타이어, “직원 신상정보공개,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문제 있어”
 
반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책위가 공개한 것 개개인의 역학조사결과보고서”라며 “개인적인 직원들의 병력 등의 신상이 공개가 되면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책위가 주장하는 유종원씨의 경우 그때 당시 작업환경에서  유기용제를 많이 접하다 보니 복지공단 판정에서 유기용제라고 난 것인데 이를 가지고 마치 집단사망사건의 원인이 유기용제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이미 역학조사 발표에서도 유기용제와 무관하다는 결론이 났지만 과로 등의 부분은 우리도 인정하기 때문에 환경을 많이 개선했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유가족들도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대책위는 조호영 대표는 <사건의내막>과의 통화에서 “이번 국감에서 제대로 다뤄졌으면 좋겠다. 아직 보상도 받지 못하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검토해서 처리해 주길 바란다. 우리는 국회의원 시찰기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집회를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이 되는 회사. 한국타이어의 조현범 (37)부사장이 이시형씨의 셋째 누나 이수연(34)씨의 남편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사돈관계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외아들인 이시형(30)씨가 지난 7월 21일 한국타이어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당시 민주노동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타이어에서 돌연사한 노동자의 유가족들은 '대통령이 한국타이어 경영진을 처벌하지는 못할망정 아들을 취업시켜 면죄부를 준다'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최고 권력자의 사돈이 사장이고 심지어 아들까지 근무하는 회사이니 이제 어떤 조사기관이 한국타이어의 그 비극적인 산업재해 문제를 감히 건드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연우 기자 119@bre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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