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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황태자의 무리수…여기저기 ‘잡음’ 왜?

안재성 기자 | 기사입력 2009/02/09 [13:31]
롯데그룹·신동빈 주변

왜 이리 시끄럽나?

최근 롯데그룹 주변이 여러모로 시끄럽다. 유통업계의 치열한 전쟁, 그룹 후계구도에 보이는 균열 양상, 공격적인 기업사냥, 제2롯데월드 논란, 정치권 특혜 논란 등등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롯데그룹의 주위를 휘도는 갖가지 논란과 설들에 대해 그 진실과 거짓을 알아본다.   
 

롯데그룹 후계구도 이상전선…사실? 낭설? 진실공방 후끈
신영자 사장 돌아온 후 롯데쇼핑 1위 복귀, 사실이 아니다?





 
신격호 회장이 젊은 시절에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감동한 나머지 그 여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만든 기업 롯데는 현재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로 이원화되어서 운영 중이며, 일본롯데는 신동주 부사장이, 한국롯데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계승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된 상태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신격호·신동빈 후계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설이 돌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동빈은 마이너스의 손?

원인은 신동빈 부회장이 그동안 뚜렷한 경영실적을 내지 못한 채, 손 대는 사업마다 연이은 실패를 봐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달갑지 못한 별명마저 얻은 일로부터 비롯된다.

신 부회장은 지난 2004년 해태제과의 인수에 실패한 것을 비롯해 2005년 진로 인수 실패, 2006년 까르푸 인수 실패 등 해마다 중요한 m&a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으며, 2007년 ‘글로벌 롯데’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러시아 모스크바 백화점도 아직까지 투자원금의 회수시기가 명확히 잡히지 않는 등 안정 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모스크바 백화점에 입점했던 한국 브랜드들이 매출 부진을 견디다 못해 속속 철수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신격호 회장의 신동빈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실추된 것이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으며, 작년 하반기에 롯데쇼핑 사장 겸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선 ‘큰누나’ 신영자 사장의 존재와 신격호 회장의 영원한 샤롯데로 불리는 셋째부인 서미경씨의 딸 신유미씨가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는 현상 등이 근거로 나열되고 있다.

롯데측 “소문은 소문일 뿐!”

그러나 정작 롯데그룹은 이런 설들에 비해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롯데를 신 부회장님이 계승하기로 한 기존 구도는 전혀 흔들림 없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신 회장님의 부회장님에 대한 신뢰 역시 확고하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은 모두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확언했다.

이 관계자는 신 부회장의 최근 경영실적과 관련, “m&a의 경우는 단지 ‘인수했느냐, 못 했으냐’만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다. 프로야구의 경우만 봐도 지나친 오버페이를 통해 fa를 영입하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지 않느냐? 우리는 기업자산, 인지도, 기술력, 향후 예상되는 경영성과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여 합리적인 가격을 산출해 m&a에 뛰어든 것이며, 타사가 그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냈을 따름”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 의한 효율적인 인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골칫거리를 만드는 것보다 m&a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다. 결코 실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백화점에 대해서도 “원래 백화점이 안정궤도에 올라서려면, 최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도 그럴진대 해외, 하물며 첫 출점하는 모스크바는 오죽하겠느냐? 진출한 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는 모스크바 백화점에 대해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것은 경영을 모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신영자 사장님과 관련된 이야기도, 신 사장님은 계속 롯데쇼핑의 경영 일선에 있었으며, 신세계와도 계속해서 유통지존 자리를 놓고 경쟁해 왔었다. 여러 가지 요인에 따른 경쟁의 결과로 업계 2위로 밀려났다가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은 것이며, 신 사장님도 그동안의 경력과 공로에 의해 사장으로 승격된 것일 뿐”이라며, 롯데쇼핑의 실적과 신 부회장이나 신 사장의 행적 및 후계구도와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위치 흔들림 없다!”

실제로도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그 핵심에 설 기업으로 여겨지고 있는 롯데쇼핑의 주식보유 현황을 보면, 신동빈 부회장이 14.59%로 최대주주이며, 신동주 부사장이 14.58%로 2위, 신영자 사장의 지분은 0.79%로 아직까지 신 부회장의 위치는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이명박 정권 성립 이후, 지금까지 m&a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신 부회장이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두산주류bg 인수, 대한화재(현재의 롯데손해보험) 인수 등 ‘기업 사냥꾼’이란 별호가 붙을 정도로 전사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롯데그룹의 숙원이었던 제2롯데월드 건립도 성공적인 로비를 통해 정부로부터 공군기지의 활주로 변경에 관한 동의까지 얻어내면서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효율적인 투자’란 것만 검증되면, 얼마든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신 부회장의 면모가 잘 나타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항간에 나돌고 있는 “롯데가 증권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롯데가 ob맥주 인수도 노린다”는 루머에 관해서는 그룹소식에 정통한 롯데 내부 관계자가 “현재 증권업에는 손을 댈 의사가 없으며, ob맥주의 경우 혹여 매물로 나온다면 검토해볼 수도 있지만, 아직은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정권에 줄 대고…특혜논란

롯데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정권에 의한 특혜 시비’이다. 실제로 정권이 바뀌면서 롯데그룹이 주류업·금융업 등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제2롯데월드 건립을 위해 멀쩡한 성남 공군기지의 활주로 방향까지 바꾼다는 소식은 일반인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롯데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롯데가 정권을 등에 업고 이 참에 생소한 주류업과 금융업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근거 없는 낭설이다”며, “이미 2004년부터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는 금융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었으며, 주류업의 경우도 (주)롯데칠성음료에서 진작부터 위스키를 취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성남 공군기지의 활주로에 관해서도 수많은 루머가 돌고 있는 가운데 일단은 동편 활주로를 3도 변경하는 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공청회 자리에서 "동편활주로를 3도 변경한다고 해도 제2롯데월드와의 이격거리가 최대 1500m밖에 되지 않아 최소 안전 이격거리인 장애물 회피기준(1852m)을 확보할 수 없다"고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주장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남아있어 제2롯데월드 건립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활주로 변경에 드는 비용을 모두 롯데가 부담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며, 아직 명확한 변경안이나 견적조차 나오지 않아서 “활주로 변경에 드는 총 3000억원의 비용 중 롯데는 1000억원만 지원한다고 한다”, “롯데는 변경에 필요한 자재와 기계만 제공하고 인력은 제공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등의 설은 모두 근거 없는 억측인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      © 브레이크뉴스

신격호 회장·신동빈 부회장 신뢰구도 균열은 단순한 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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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현금장사만 한다? 롯데에 관한 잘못된 이미지






“롯데그룹은 짠돌이 이미지?”

아울러 롯데그룹으로서 또 한 가지 반갑지 않은 점은 일반인들, 특히 젊은 층으로부터 롯데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사회환원 차원에서 구도 부산에서 원년부터 계속해서 프로야구팀을 운영해 오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가 처음 출범한 이후, 후원 기업과 이름이 바뀌지 않은 프로야구팀은 삼성라이온즈와 함께 롯데자이언츠가 유이(唯二)하다. 게다가 ‘구도’로 불릴 정도로 야구 열기가 뜨겁기로 유명한 부산·경남 팬들은 롯데가 플레이오프 경쟁권에만 들어가도 3만명 수용의 사직구장을 가득 메우면서 열광적인 응원을 펼친다. 프로야구 경기가 벌어지는 주말이면 언제나 경기장 바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고, “롯데, 롯데”를 합창하는 열화와 같은 분위기에 원정팀뿐만 아니라 롯데 선수들마저 압박감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특히 21세기 들어 내내 성적이 좋지 않았던 롯데자이언츠가 지난해 오랜만에 가을잔치에 진출하면서 프로야구 500만 관중 달성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 덕분에 “역시 롯데가 살아야 프로야구가 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부산·경남 지역에서 엄청난 파급력과 영향력을 지닌 롯데자이언츠지만, 정작 롯데팬들의 롯데그룹에 대한 인식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과거 현대 피닉스와 관련하여 발생한 ‘문동환·전준호 파동’과 21세기 들어와 ‘8888577’이란 자조적인 용어가 나돌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fa(free agent)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아 생긴 소위 ‘짠돌이’ 이미지 때문이다.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실 거액 fa 중에 제대로 몸값을 하는 선수가 몇 명이나 있나? 태반이 ‘먹튀’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신인선수 계약금이나 선수들을 위한 연습장에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단지 효율적이라고 판단되지 않는 fa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을 꺼려할 뿐”이라고 ‘짠돌이’ 이미지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실제로도 롯데는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하여 혁신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지난해 정규시즌 3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으며, 거기에 더해서 올 오프시즌에는 팀내 에이스 손민한을 주저앉히고, 정수근·이상목 이후 오랜만에 외부 fa 홍성흔까지 영입하여 타력을 더욱 강화했다. 앞으로도 롯데가 좋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프로야구 흥행에 공헌하는 것은 물론, ‘짠돌이’ 이미지도 쉽게 벗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는 현금장사를 좋아해~”

한편 젊은 층, 특히 네티즌들 중에 “롯데는 현금이 도는 알짜사업만 골라서 한다”, “롯데는 국가기간산업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사실에 기초한 전형적인 오해이다.

물론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롯데호텔·롯데백화점·롯데월드·롯데슈퍼 등 주로 현금결제가 이루어지는 유통전문 기업으로 일반에 잘 알려져 있고, 그룹 내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인수한 소주 ‘처음처럼’, 롯데손해보험 등도 ‘알짜사업’으로 유명한 부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소위 ‘현금장사’ 외에 국가기간산업에도 분명히 진출하고 있다. 그것도 그룹의 주력사업 중 하나이다.   

롯데는 중화학공업과 건설 등 중공업 분야에 오랫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행해왔으며, 특히 중화학 부문은 현재 약 40조원에 달하는 그룹 총매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의 차세대 주력사로 떠오르고 있는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중동 진출을 선언하고 카타르 국영 카타르 페트롤륨사와 국내 유화업계 최초로 석유화학 복합단지 건설을 위한 합작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일본 미쓰비시레이온과 50:50으로 합작해 mma(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를 생산 및 판매하는 대산mma(주)를 설립하는 등 미래사업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시작되었던 나프타 분해시설(ncc) 증설, 카타르 석유화학공장 합작투자,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 신설,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및 폴리메틸메타크릴레이트(pmma) 사업 등 진행 중인 장기비전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롯데건설은 건설기업으로서의 역동성과 강인함을 강조하기위해 브랜드 개편 작업을 마친데 이어,‘롯데캐슬’브랜드 파워를 중심으로 한 주택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며, 해외 건설 수주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구조로의 체질개선도 도모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는 국가기간산업에도 여러 모로 힘을 쏟고 있다. 기업 이미지에 관해서는 물론 해당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네티즌 등 일반인들도 잘못된 지식에 근거한 비판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취재 / 안재성 기자  seilen7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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