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비관해 어린 아들과 딸의 목을 졸라 살해한 비정한 아버지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법원이 중형을 선고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전oo(43) 1995년부터 2008년 1월까지 처 명의로 받은 금융권 대출금, 신용카드 돌려막기,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빌린 돈 등으로 경마도박에 빠져 약 1억원을 잃고 처가 파산에 이르는 등 가정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이에 전씨는 경마도박을 끊기 위해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북 울진군으로 이사를 했으나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그때까지 전씨는 신용카드 및 대출 채무가 900만원이 있어 결국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저소득층 내지 빈곤층에 대한 무담보 및 무보증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회연대은행에 창업지원자금 2000만원을 지원받아 재기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탈락 통보를 받자, 전씨는 더 이상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처에게 함께 자살할 것을 제의했다. 하지만 처가 거부하자, 전씨는 자신만 자살하면 처가 아들(12)과 작은딸(8), 큰딸을 데리고 생활하는데 상당한 생활고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전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자살을 거부한 처를 친정집에 보낸 후 자녀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하기로 마음먹은 것. 결국 전씨는 지난해 11월27일 새벽 4시경 울진읍 자신의 집에서 잠을 자던 아들의 목에 개 목줄을 걸어 잡아당겨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케 했다.
또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작은딸을 안고 거실로 나와 눕힌 후 개 목줄을 목에 걸고 잡아 당겨 역시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하게 했다.
이로 인해 전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대구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권순형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대구지법의 9번째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은 전원 유죄의견을 냈고, 양형에 대한 의견에서는 징역 7년부터 15년까지 나왔으나 3명이 10년 의견을 제시해 재판부가 이를 존중해 결정한 것.
살인죄(법정형 최고 사형)는 9명의 배심원이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의 경우 여러 사정에 따라 소송관계인의 동의를 얻어 배심원 7명과 예비배심원 1명을 두는 것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먼저 “피고인이 생활고를 비관한 나머지 자살을 결심하고 두 자녀를 차례로 목 졸라 살해했다”며 “사람의 생명은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야 할 가장 존귀한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아버지인 피고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부담감이나 이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상황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할 어린 나이에 별다른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친아버지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은 범행과정에서도 피해자들은 살기 위해 계속 발버둥을 쳤음에도 피고인이 살해의 범의를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피해자들은 극도의 공포 속에서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차례로 살해한 후 큰딸마저 살해하려고 했으나, 딸이 잠에서 깨어 결국 살해하지는 못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범행은 그 자체가 기본적인 천륜을 저버린 극한적인 행위로서 비난가능성에 있어 다른 어떠한 범죄에 비길 바 없을 정도로 중한 경우에 해당해 엄중한 처벌을 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신용카드와 대출 채무 등으로 인해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사회연대은행의 창업지원자금을 받아 재기하려고 했으나 탈락통보를 받자 더 이상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살을 결심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자녀들의 처지가 걱정돼 순간적인 감정으로 같이 죽어야 한다는 생각에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 후 실제로 아들의 방에서 개 목줄을 걸어 자살하려고 시도했으나 용기가 부족해 결국 자살하지 못한 점, 피고인이 현재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고, 평소 사랑하던 친아들과 친딸을 자신의 손으로 잃게 했다는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 평생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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