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념일인 지난 3.1절. 여수지역 갑.을 국회의원들은 예고 없이 여수시내 한 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시민을 향해 시민 없는 경선방식을 느닷없이 들고 나왔다.
이유인 즉 이른바 시민공천배심원제가 개혁공천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인데, 그 이면에는 사실상 낙하산 공천이나 다름없는 전략공천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국회의원들을 향한 원성과, 이로 인한 민심이반이 하늘을 찌르면서 2년 후에 보자며 벌써부터 낙선운동에 불을 댕기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시.도의원들도 일단 표정관리로 격앙된 모습은 자제하고 있지만, 경선방식이 사실상 체육관 경선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금품선거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여수시민은 물론 각계에서조차 최근 국회의원들의 잇단 행보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지금은 탄핵대상이라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의원이 꺼내든 시민공천배심원제 카드 속셈은?
여수국회의원들이 성난 민심을 뒤로하고 정치모험을 걸면서까지 시민배심원제 카드를 꺼내든 이면에는, 야생마보다는 길들이기 좋은 입맛에 맞는 시장후보를 내세워 리모콘 정치를 하겠다는 속셈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3선의 장기집권이라는 식상함과 피로감, 이에 따른 여론의 부담감을 희석시키면서, 동시에 2년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점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또한 옛 민주당계와 열린 우리당계의 헤게모니 감정싸움이 지금의 사태를 악화시킨 진원지가 됐다는 점에서는, 양 국회의원 모두 여론의 화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미워도 다시한번’식의 민주당에 지금껏 표를 던진 과거와 같은 기대는, 물 건너 같다는 탄식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는 민주당의 뿌리나 다름없는 호남 유권자들이 그동간 민주당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식상함에 넌덜이가 났기 때문으로, 여수유권자들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체육관 경선방식, 금품 타락선거 불 보듯 자폭하자는 것
민주당 여수갑 지역의 경우는 체육관 경선(시민200명,당원200명)40%와 컷오프 40%, 면접 20% 방식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애초 공정 경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다시 말해 표면적으로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여론수렴이 반영됐다는 주장이지만, 한편에선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후보자들 사이에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수갑 현역 초선 시의원은“사실상 체육관 경선인 지금의 경선방식은 금품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되면 여수에서 보궐선거를 다시 치러야할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한 중진 시의원은 “대부분이 반대하는 이 같은 경선방식을 김성곤의원이 굳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밀어붙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여수을 지역은, 갑지역보다는 조금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여수을은, 주승용 의원 자신이 도지사 출마로 같은 후보자 입장이어서 그러는지, 갑 지역에 비해 조금 나은 경선방식으로 꾸려가고 있다는 게 정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의원은“여수을 지역은 3군데 도 후보 선거구 중, 현재 한군데는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확정했고 나머지 2군데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심(주승용 의원)이 반영된 선거구의 경우는 대의원 경선 20%, 당원 여론조사 80%를 고집하는 후보들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도의원 선거구와는 달리 대부분의 시의원 선거구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경선방식에 대체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의원 후보는“여수을 지역은 당원 전수조사를 통해 여론조사 방향으로 선거구 80%정도가 결정을 내린 상태”라며 “주의원도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여수을 지역은 최근 대의원 20%, 당원 80% 등의 체육관 경선방식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금권타락 선거로 전락할 우려를 들어 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전남도당에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고위, 경선 결정 임박
민주당 중앙당 최고위원 회의가 21일 오후 열리는 가운데 각 후보 진영에서는 최종 경선방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여수지역 두 국회의원은 3.1절 기념일에 맞춰 시장후보 경선방식을 시민공천배심원제로 잠정 확정하면서까지 자신감에 찬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20일이 지난 지금까지 경선방식은 결정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었다.
그래서인지 특히 김 의원은 대부분의 정치지망생과 시민이 반대하는 시민배심원제를 끝까지 고수하는 배경에는, 여기에서 밀리면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기약할 수 없고 또 정치적으로 흔들린 입지를 다시 회복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판단한 듯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선방식이 ‘시소게임’을 띠고 지연을 거듭한 만큼, 결과에 따라선 어느 한쪽은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 정도로 자존심과 정치적 위상에 큰 상처를 입을 것 이라는 게 정가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관련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20일 브레이크뉴스와 전화통화를 갖고 “자신은 지금까지 줄곧 국민참여경선을 지지해 왔다”면서 “21일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시민공천배심원제에 대한 부당성을 계속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1일 중앙당 최고위원 회의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경선방식이 결정날 것”이라며 “격론이 예상되는 만큼 월요일인 22일께나 발표가 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여수지역 국회의원들이 애초 중앙당에 건의한 시민공천배심원가 21일 최고의원회의에서 어쩌면 상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는 국회의원 입장도 살리고 또 현 단체장과 예비후보 모두를 살리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 국민참여경선제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김성곤 의원도 이날 브레이크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경선방식이 곧 결정날 것”이라며 “애초 시민공천배심원제 원안에서 한발 후퇴한 국민참여경선을 50% 수용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김현주기자 news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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