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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 “투자자들 신났다?”

김한울 기자 | 기사입력 2010/07/05 [10:51]
1990년대에는 고작 250달러 정도에 머물렀던 금값이 무서운 속도로 지난 1월, 800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현재 넘기지 못할 것 같던 마의 1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증시의 금 관련 테마주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값의 상승 요인은 ‘달러화 약세’가 가장 크다. 금값과 달러화 가치는 반비례 관계에 있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달러 약세 기조가 지속되자 금값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금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 가격은 항상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최근 중국 등 외환보유액이 많은 국가들이 대체자산으로 금을 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인도처럼 전통적으로 금을 선호해 온 나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전체적인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반면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금광개발을 한다며 테마를 형성했던 종목들이 시세를 못 내고 있고, 도사광산업이나 금 재고를 갖고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시장이나 펀드를 기웃거렸던 개미투자자들이 금(金)을 찾고 있다. 이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달러화 약세 등으로 안정 자산인 금값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 역시 과열 우려가 제기된 때문이다.

아울러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가 가져올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방어적 투자 수단으로 금 투자가 늘고 있다. 즉, 금융 불안 심리에 따른 안전한 자산인 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금 투자로 ‘노다지’ 캐볼까

연일 금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골드재테크’를 찾는 고객들의 방문이 늘었다고 은행은 설명한다. 일명 ‘골드뱅킹’이라고도 불리는 골드재테크는 고객이 돈을 맡기면 은행이 고객 대신 매일 시세에 따라 금을 구입해 보관했다가 후에 그것을 돈으로 바꿔서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실물자산인 금에 투자를 하는 것이지만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닌 금융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이는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수익증권을 통해 간접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울러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사실상 피해 위험은 다른 펀드나 재테크보다 안전하다.

금은 본래 부자들의 은밀한 재산 저장 수단으로 예부터 대표적인 부의 상징이었다. 그러다 보니 밀수가 적지 않았던 데다 은밀한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음지의 극소수만이 관심을 갖는 재테크 수단으로 통했다. 금이 음지 투자처라는 오명을 벗고 재테크 시장의 양지로 나온 것은 2003년, 골드뱅킹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통장에 돈을 넣으면 그 돈으로 은행이 금을 매입하기 때문에 적은 돈으로 꾸준히 금액을 투자하고 싶을 때 적합하다. 금 3.75g(1돈쭝)에도 못 미치는 1g 단위로도 매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액을 투자할 때 더 좋다.

특히 다시 돈으로 인출할 때 10%의 부가가치세가 발생치 않고 금융거래 시 항상 신경 써야 하는 이자소득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세금으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운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현금을 납입하면 그날 시세에 해당하는 만큼의 금이 자동적으로 통장에 적립돼 향후 금값이 변하더라도 통장에 찍힌 금의 양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즉 금값이 상승하면 그만큼 현금으로 환산한 평가금액은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인터넷뱅킹을 하듯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굳이 금을 실물로 찾지 않는다면 부가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투자방법이다. 그러나 금 투자는 국제 금 가격과 달러화를 기준으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즉 원화 가치가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할 경우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시중은행이 현재 판매 중인 금 통장은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기업은행의 ‘원 클래스 골드뱅킹’,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 내부 관계자는 “2003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골드리슈’가 출시됐고 현재 계좌 수는 8만4279개다”며 “이는 작년 12월 말에 집계된 계좌 수보다 1만 개가량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좌 수익률은 지난 1년간 23.36%(6월25일 기준)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금값, 어떻게 될 것인가

금값 상승은 투자 수요에도 크게 반응한다. 지금의 금값 상승은 단기적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값이 상승하자 한몫 챙기려고 달려든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들의 수요 때문에 금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지, 투자자들이 한동안 주춤하게 되면 금값은 다시 하락세를 탈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한 경제지 칼럼리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분명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경제 회복의 성격과 지속성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oecd 국가 대부분(일부 신흥시장 포함)의 국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의 화폐화(돈을 찍어 국채를 사들이는 것)와 저금리 정책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다. 중국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불을 지핀 최근의 원자재값 상승은 걱정거리를 더욱 늘려 주었으며,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의 매력은 더욱 돋보이게 됐다.

최근 몇 달간의 금값 상승에 영향을 준 또 다른 요인은 달러화의 상대적인 약세였다. 미국 공공 금융 부문의 걱정스러운 상태는 달러가 계속해서 약세를 유지하고 달러화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 힘을 실어 주었다.

금은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서 달러 약세 시 헤지 수단이 된다. 글로벌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가운데, 금값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한 가지 기능성은 디플레이션의 발발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은 현재 대규모 금융 및 경기 부양책에 의해 유발되고 있는 상태. 이로 인해 빠르게 늘고 있는 예산 적자는 주의를 요하는 수준이다. 일단 공적 자금이 회수되기 시작하면 경제 성장은 타격을 받게 되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더 나아가 디플레이션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달러화의 상대적인 안정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달러의 가치는 지지를 받게 된다. 자연히 금값은 하락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금값이 계속 상승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디플레이션 충격과 새로운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반감이 금값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어느 정도 대항하느냐에 따라 결론을 맞게 될 것이다.

금 투자, 여전히 매력적

향후 금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서로 엇갈린다. 쉽게 말해서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문제다. 단기간 엄청 큰 폭으로 금값이 상승했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금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하므로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서로 엉켰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매도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하루에 10만g을 팔아치우기도 한다. 때문에 신한은행 ‘골드리슈’의 금 적립 잔액은 지난 4월 7936kg에서 지난 6월25일, 6153kg으로 크게 감소했다. 신한은행 내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금 투자가 유리하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보기 위해 금에 투자하는 것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펀드애널리스트는 “금 가격이 그간 조정세 없이 상승세를 지속했고 금이 과매수된데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역할이 확대돼 금이 현재 가격수준에서 더 이상 매력이 없다는 주장이 흐르는 것”이라며 “그러나 금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며 아직 유럽 재정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이어 “금값이 앞으로도 온스당 1300~1400달러까지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 또한 “당분간 ‘금이 대세’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꺼번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분산 적립식 투자가 좀더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은 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급등한 뒤 장기적으로 조정세를 보이다 2001년 6월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과거 미국의 나스닥 버블, 일본시장 버블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나 금은 화폐가치가 절하될수록 가치가 더욱 빛이 나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하락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해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가치는 있다.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전문가들의 의견도 정반대다. 상품투자의 귀재라는 별명을 가진 짐 로저스는 “주식시장의 랠리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향후 10년간 금값은 최소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적인 경제 통신매체인 ‘블룸버그’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금 애널리스트들이 6월 중 국제 금 시세가 15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반대쪽 이견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금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금은 워낙 변덕이 심한, 즉 변동성이 큰 상품이기 때문에 한없이 오를 것 같다가도 무섭게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의 신성인 애널리스트는 “향후 6개월~1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볼 때 국제적인 금값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최대 1300달러 선까지 오르고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최근 금값 상승에 따라 생산도 따라서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중국을 비롯해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올해 들어 금 생산량을 늘렸다는 것이 확인됐고, 국제통화기금(imf)이 191.3t의 금을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도 금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 요소”라고 힘주어 말했다.

<머니투데이> 25일자 보도 내용에 따르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미국 국채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흐름상 자연히 금값은 오르고 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안전자산 신드롬

6월24일 이뤄진 7년 만기 미국국채 300억 달러는 3월 이후 최저금리인 2.257%에 전액 낙찰, 이날 입찰에는 예정액의 3배를 약간 웃도는 자금이 몰렸다. 입찰액 대비 신청가격이 3배에 이르기는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금 역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가치가 높아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는 8월물 금 선물가격을 온스당 전날 대비 5.1달러, 0.41% 오른 1245.9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값은 약세로 출발했다가 5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상승세로 반전됐다.

이 밖에도 올해 들어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개인자산관리계좌(cma) 판매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회복치 않아 시중자금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6월25일 현대증권에 따르면 2%대에 금리에도 저축성 예금은 지난달 20조원에 이어 6월에도 12조원이 유입됐고, 단기 금융상품인 mmf·cma에도 각각 3조8000억원, 1조4000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외 주식형 펀드, 실질고객예탁금 등은 이달에만 9000억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동향은 개인 투자자와 법인 등 기관투자자를 가리지 않고 비슷하게 일어난다. 현대증권 유수민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대형 ipo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증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으나 고객 예탁금이 다시 주식시장 외부로 빠져나가고, 코스피가 1700선을 회복하자 주식형 펀드 환매가 시작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6개월 연속 동결 중인 낮은 금리로 채권형 펀드 등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도 가세하고 있다. 유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금리인상 임박으로 채권 투자 매력은 감소하는 중”이라며 “은행이 랩어카운트를 판매하는 하반기 주식시장으로 흘러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치솟는데 한국은 뭐하나

금값이 오르면서 세계 각국은 금 보유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답보상태다. 세계금위원회(wgc)가 최근 각국 정부에 통보한 6월 현재 금 보유량 현황에서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t으로 파악됐다. 이는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56위에 해당된다.

한국은 지난해 6월, 금 보유량이 14.3t에서 불과 0.1t이 늘었으나 이후 전혀 변동이 없는 상태다. 특히 조사 대상 국가들은 외환 보유액의 평균 10%를 금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외환 보유액이 세계 6위인 한국은 0.2%에 불과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는 올 들어서만 31.5t을 매입했다. 필리핀도 올해 금 보유량을 9.6t이나 늘렸다. 카자흐스탄과 베네수엘라는 각각 3.1t씩 추가했다. 인도는 특히 지난해 11월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200t이나 매입한 바 있다.

김화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달러화 등 유로화 외환표시 자산가치가 불안정함이 입증됐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위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수단인 금 확보에 세계 각국이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한국은행이 외화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을 변동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세계 각국의 추세와 비교해 정책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려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han25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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